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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함께

개같은 날의 오후

by 비말 202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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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다시 사용하겠지 싶어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여러번을 바뀌는 동안에도
보물 단지같이 감싸안고 있었는데.




남들은 돈 들여 꽃구경을 간다는데
풀꽃나무들과 쌈박질 하느라 정신줄 놓고 산다.
블방놀이 않하면 쟈들 조차 안 보겠지.




탈 많고 비도 잦아 겉자란 풀꽃나무들과의
전쟁에 ‘코로나가 뭔데?’ 그러면서도 봄날은 간다.
정원사 요리사 미용사 블방놀이까지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묵직해지는 아기블새는
저 줄이 황금 동아줄인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와 쉬고
탁 틔인 시야들은 잠시 나래를 펴게도 한다.




L.A. 공항길이 이리 뻥 뚫린적이 있었나?
빨라 좋기는 하면서도 한편 느린 걸음일 때가 그립다.
사람 마음 참으로 얄굽고 지랄 맞기도 하다.




잔디밭에 잡풀들이 많아져도 잠시 냅뒀다가
디카 들고 나서서 새로운 아이들과 눈인사로 알은 체.
민들레를 씹어 바둑이를 줬더니 눈이 띠웅 ~




민들레 초고추장 무침에 짝꿍은 ‘맛나다’
개와 사람 머스마 둘은 먹는 거에 걸신들 들었나 보다.
뭐가 저리들 맛나고 좋을까 열식이들 같으니.




더위에 뽕잎이 말라 죽으면 뽕나물도 없다.
조금 지치고 힘은 들지만 한번더 기운내서 ‘으럇차차’
열등생들 끼리 모여서 우등생이 된 아이들.




속이야 뒤집어지고 살아내는 것도 지치지만
사진으로 남는 추억앨범은 훗날을 위하여 정성으로.
‘덥다 붙지마’ 그러면서도 서로 끌어 안는다.





유튜브에서 빌린 동영상

개같은 날의 오후 (1995 년)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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