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겨진 책장의 먼지들을 털어내고
책들을 챙기면서 또 다른 생각에 잠긴다.

이 책들을 다시 읽을 수나 있으려나!
한국 방문길에 다시 싸들고 오는.
남의 나라에 오면서 옷도 화장품도 아닌 저
무거운 책들은 왜 싸짊어지고 왔을까?

운동권으로 분리돼 오랜 동안 쫓기던
둘째조카의 책들도~ 느낌에 언니의 원망스런 눈
'너 때문이야' 그랬던 날들이 스치기도.

미국와서 공부로 그리움으로 다시
찾아 읽었던 이런저런 책들이 주름이 펴져
바보가 돼 버린 머리속을 콩콩 때린다.

벤허, 해는 다시 떠오른다, 대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십계명, 에버그린
미국 200여년 세월의 단편소설 모음.

대학 첫날 전공으로 택한 회계학
교실을 잘못 들어가 전공이 돼 버린 컴퓨터
이 책들이 블로그 블방생활 길잡이로.

언.어프라인의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의 글사진들로 채워진 USB들

CD에 저장된 파일들은 새 컴퓨터에
옮길수도 없고 지금은 아직 꺼낼 수도 없다.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세상은 바뀌고.
눈 수술을 하나, 그냥 이대로 사나?
매일같이 성화대는 짝꿍한테 꽥 소릴 지른다.
아직은 '괜찮다고, 코로나 19' 전시라고
그러면서도 색바랜 종이책이 그립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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