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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는 여자20

아무도 아닙니다 The World As I See It 아무도 아닙니다 The World As I See It 거기 누고?/ 아무도 아입미더, 숙입니다./ 그으래 맞네, 아무도 아이네!/ 예에, 맞십니더. 어릴 때 우리 뒷집에 살던 숙이하고 그녀의 조모가 삐꺽거리는 부엌문과 안방문을 사이에 두고 늘 오가던 말 이었습니다. 숙이는 전설따라 삼천리 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그런 사연처럼 강보에 쌓인 체 그집 대문간에 버려져 줏어 길러졌다는 건 온 동네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뜬금없이 뇌리를 빛의 속도로 스치는 뭔가들이 자주도 일어나는 요즘 '나 혹시 미.쳐가는 건 아닐까? 짝꿍한테 그러면 '너, 천재라서 그래!' 웃지도 않으면서 놀립니다. 나보다 두살 더 먹은 눈이 크고 까무짭짭하게 생긴 착하고 순하디 순한 아이였는데 당연히 언니뻘인데도 그냥 이름을 부르며 두 집 .. 2023. 2. 3.
애증의 사랑빤쓰, 사론파스 (Salonpas) 애증의 사랑빤쓰, 사론파스 (Salonpas) 어린 날에는 늘 아버지 심부름으로 동네 안에 딱 하나뿐인 구멍가게 순이네에서 사론파스를 사다드리는 게 저의 또 다른 용돈구입처 였는데 그게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일이라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습니다. 아직은 미취학 아동이라 한글을 떼지 못해 지 이름 석자도 까막눈인데 이상 야릇한 이름 '사랑빤쓰' 를 외워가서 문만 열어놓고 어디론가 가서는 수다를 떨고 있을 순이엄마 기다리는 것도 참 못할 일이었습니다. 보이소오! 순이 즈그옴마~ 보이소~ 보이소오! 순이 즈그옴마~ 스물까지도 세보고.. 세다가 또 다시 소리내어 하나 둘 셋 넷.. 세고 또 세어봐도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대문 앞으로도 가보고 가게 앞으로 또 다시 와 봐도 순이 즈그옴마는 가게문만 열어놓고 .. 2023. 2. 2.
블로그 접을까? 나야 나 비말이 블로그 접을까? 나야 나 비말이 이민 초창기 돈도 좋지만 입다물고 귀막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걸 깨우친 어느 날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억력 좋은 거 하나로 대충 넘어가 주는 날들이 많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쉽지 않았던 80년대 미국생활. 대학교에서 목소리도 작은 데 영어도 콩글리쉬인데~ 남들 앞에 서는 거 무쟈게 힘든데 미국 교수님들은 강의료 꼬박꼬박 챙기면서도 매시간 매과목들마다 학생들을 교탁앞으로 소환해 내고는 대신 강의를 시키십니다. 혼자서 혹은 팀으로 일주일 정도 걸려서 만들어낸 과제를 들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라시는데 않하면 낙제, 한 학기 올백 (A) 학점을 다 받아도 한번 잘못하면 50점 감점 (F 학점) 을 주는 교수님들도 있었습니다. 혼자 만들어내는 숙제는 백점, 얼마든지 자신이 있었는..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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