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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방동 닷컴

내 블방이 사라졌다

by 비말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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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방에서 어느날

 

어느 날 새벽, 한국 시간으로 자정이 가까울 때 블방에서 혼자 헛 것을 본것처럼 깜놀 했더랬습니다. 늘 하던 것처럼 이른 새벽 눈만 뜨면 달려와 비밀키를 넣고 블방문을 엽니다. 엊저녁 다녀가신 글친구님들께 답글도 드리고 답방도 하면서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3시간도 할애하며 젤로 맑고 초롱한 정신일 때 온 몸과 맘을 올인해 글을 드립니다. 처음 넘편은 '사법고시 보냐?' 혹은 '장편 소설 집필하냐?' 며 놀리기도 했는데 요즘은 얼마큼 비말이가 이 공간에 공을 들이고 마음을 다하는지 알기에 놀리는 말은 않합니다.

문패를 확인하고 비밀번호를 넣고 '열려라 참깨!' 딱 봐도 비말이가 누군지 알겠네? 혼자 자뻑하며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를 만납니다. '뭐야?' 뭔가 공간이 휑허니 이상합니다. 수천의 글들이야 다 빼서 따로 오프라인에서 볼 수 있게 USB에 저장해 뒀지만 그래도 몇 백개의 글 포스팅들은 매일 만나졌는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등록된 글이 없답니다. '누구야?' 헥커가 들어왔나?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해대면서 여기저기 열어봅니다. 내 블방의 글들이 사라졌다!

내 블로그 글들이 사라졌다

'내 블방이 사라졌다' 아직도 이 황당한 사건들에서 깨어나지 못한 블로거님들도 많으시지요? 10년 20년 오랜 세월 낙서같이 내 일기장으로 끄적이며 함께 해 온 시간들의 기록장. 가족 친구 친한 이들과의 한 장의 추억~ 한 소끔 나눤 다시는 돌아갈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색바랜 사연들이 간직된 공간.. 내 블방의 글과 사진들이 사라졌다! 어디가서 하소연을 할 수도 물어내랄 수도 없습니다.

지난번 다음이 티스토리로 이전을 해올 때 수 많은 블로거님들께서 '다음 아아 블로그' 대화칸에서 '물어내!' 글로 소리없는 아우성들 쳐 대셨지만 이미 사라진 것들은 복구가 힘들어진 상태였지요. 그 후로도 이런저런 사건 사연들 많았지요. 오래전 십 수년 동안 비말이가 포스팅으로 댓글 답글로 보여 드리기도 하고 알려도 드렸는데 '이 블로그가 무에 그리 중요하다고..' 하시면서들 시쿤둥들 하시길래 그냥 둡니다. 이젠 비말이도 제 앞가름 하기에 급급해지고 내 머리속 지우개들이 무한 경쟁을 해대며 앞다퉈 지우기놀이를 하다보니 어느 날 꽤 좋다던 아이큐나 이큐가 깡통이 되어 빈 소리를 낼지도 모르겠기에요. 그냥 '나만의 특별한 이 공간이 다시는 상처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만큼의 공부를 하고 남보다 한 발 앞서 내 공간을 지키려 얘를 씁니다.

키친 창밖의 바둑이는 오늘도 뜨락 지키미

저렇게만 열어놓고 '아무 것도 없다' 고 합니다. 뭔 말이야? 어저께도 인기글 최근 글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줄을 서 있었는데~ 색바랜 편지방 글 제로 (0)! 내 블방의 글들이 사라졌다! 클릭하고 또 하고.. 그냥 문을 도로 닫고 로그아웃을 합니다. 숨을 몰아쉬고 들숨날숨으로 가다듬고 다시 로그인을 합니다. '에쿵, 다행이다' 헌데 블로그 소개란 내 방안으로 들어가는 블방문이 또 안보입니다. '도대체 뭐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님의 책 제목도 아니고~ 엊저녁 먹어치운 무화과는 당연 비말이가 먹었으니 사라진 거 맞겠지만.. 더는 열리지도 않은 문 밖에서 손가락만 동동거리며 안간힘 써댑니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없소? 어둠은 늘 그렇게 벌써 깔려있어 창문을 두드리는 달빛에 대답하 듯 검어진 골목길에 그냥 한번 불러봤어 날 기억 하는 사람들은 지금 모두 오늘밤도 편안히들 주무시고 계시는지 밤이 너무 긴 것같은 생각에 아침을 보려 아침을 보려하네 나와 같이 누구 아침을 볼 사람 거기 없소? 누군가 깨었다면 내게 대답해주~' 한영애씨의 '누구 없소?' 를 코를 골며 단잠에 빠진 넘편한테 안 들릴만큼 나지막히 불러댑니다.

상처받기 싫으면 상처도 주지말기

속은 바글바글 죽끓 듯 끓어대는데! 등록된 글이 없는 건 아직 내가 글 등록을 않했을 때 일이고.. '아, 또 뭐야~' 진즉에 내 공간 하나 만들어둘 껄!' 늦은 후회는 해도 안해도 후회로 남는 거고~ 한 두번 겪는 일 아니면서 '웬 호들갑! 이영애씨와 함께 한 미니 리싸이틀이 위로가 됐던지 조금 정신이 들자 이성을 챙깁니다. 어차피 언라인 내 방 포스팅 글사진들이 다 사라진다 해도 어프라인 창고에 다 옮겨져 있는데 조금더 수고하면 되지 뭐.

요즘 구글 광고를 받다보니 기분 좀 더티 (Dirty 더러운) 해지는 일들도 생기는데 추적기만 달아놓고 아직 챙겨보지는 않하지만 혹시 누군가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한테 헷꼬지라도 할 마음 있다시면 이쯤에서 그만둬 주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아, 구글 광고 안받으시는 글친구님들은 상관없는 얘기니 신경 안써셔도 되십니다. 광고료 몇 푼 들어온다고 그 조차도 쥐새이처럼 갉아 먹으려는 이들도 더러 있거든요.

블로그 글방에서 어느날

비말이 블방이 사라지는 날은 비말이도 사라지겠지요? 티스토리가 유료가 되니 어쩌니 그런 글들도 더러 보이던데 누가 압니까? 조선블로그 닷컴이 사라지고 미주 J블로그가 없어지고 다음 블로그도 사라졌는데 티스토리라고 영원할 수 있겠습니까! '있을 때 잘해!' 그런 말처럼 공짜로 놀게 해줄 때 이상한 짓 (?) 들 마시고 좋은 글 이뿐 맘으로 즐겁게 노시면서 관계도 맺고 추억도 쌓고 남은 삶의 질들도 좀더 향상 시키시며 '다 늙어서 뭘~' 그러지들 마시고 남의 글 사진들로만 놀지 마시고 내글 사진들로 내공간 잘 꾸미셔서 나중 부모님 기억하고픈 자녀나 손주들한테 추억장으로 남겨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제 시작하신 젊은 블로거님들도 아직은 먼 이야기 같겠지만 너무 눈앞의 이익만 묻고 따지지 마시고 '잘 보고 가요, 공감 드렸습니다' 그것보다는 좀더 성의를 보이시는 게 본인 포스팅에도 밝은 미래가 약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잠깐 먹기 곶감이 달다고 쏙쏙 빼먹기만 하지들 마시고.. 누군가 내게 진심으로 다가서 줬으면 그 만큼은 아니더라도 손가락 한번더 써셔서 공감도 댓글 답글도 돌려드리시고요. 블로그가 사라지고 나면 말짱다 도루묵이 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바빠도 '내 글방엔 못 들어와도' 새벽을 달리는 비말이는 몇 몇 블로그 글방들을 그림자 되어 돌면서 공감으로 시작을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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