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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비말네 뜨락의 대환장 파티

by 비말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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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네 뜨락-미니숲
바둑이가 좋아하는 미니숲

비말네 뜨락의 대환장 파티

다육이 종류가 엄청나게 많던데 몇 종류되지도 않는 울집 풀꽃나무 아이들 이름도 모르는 엉터리 쥔장들이 몇 년 전부터 비말네 풀꽃나무 이름표 찾아주기운동을 하다보니 비말네 뜨락은 대환장 파티장이 됐습니다.

자카란다 나무 (Jacaranda Tree) 는 물도 안먹고도 너무 겉자라 하늘을 타고 오를 듯 더러는 겁이 납니다. 암탉과 병아리 (old han'chicks), 레몬 나무 (Lemon Tree), 아이리스 (Iris), 새들의 천국 (paradise), 고흐의 그림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이프러스 나무(cypress tree), 오렌지 나무 (Orange Tree), 뽕나무 (Mulberry), 치커리 (Chicory).. 공부한 만큼 알아진 꽃나무들을 블방 포스팅호에 실어 보기도 합니다.

아이리스-란타나-다육이-쟈스민
엉키고 설켜 대환장 파티 붓꽃이 여왕?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꽃색깔도 마음에 안든다고 죄다 잘라 버리고 뿌리째 뽑아 버리다가 잠깐 블방질로 한 눈 파는 사이 짝꿍이 해보겠다기에 맡겼더니 꽃만 피면 다 꽃이라고 아침 저녁 숨어서까지 물을 주고 가꿔는 바람에 온 집 앞뒤뜰이 꽃밭 아닌 풀밭으로 변하고 토끼풀까지 한 몫을 해 옆집 장닭이 놀러오고 토끼들이 탈출해 울집 담밑에서 진을 칩니다. 초대한 적도 없는데 비말네 뜨락의 대환장 파티의 게스트가 되어 '토끼는 춤추고 여우는 멜로디~'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던 시조가 생각날 정도 입니다. 그래서 마눌 한 소리하면 그러든가 말던가 하다가도 넘편 한 마디 던지면 둘다 시쿤둥해 져서 '너 하곤 안놀고 싶다. 환장하게 속 지러는 건 넘편과 마눌속에서도. 스무 몇 해 전에 미세스 하트 샘이 오래돼 흙이 빠지지도 않는 화분을 들고 오셔서는 알려주신 이름 암탉과 병아리들 (Old han N Chicks) 인터넷 검색에서 다육이로만 표기돼 있어 아직도 그 이름이 알송달송하면서도 한국에서는 링게르까지 꽂아주며 애지중지 키우신다기에 신기해 하며 그냥 빼 버리던 아이들을 다시 품어 안습니다.

푸른하늘-하얀구름-해-극락조-뽕나무
뽕나무는 흥칫뽕 극락조는 비상 태세


24 시간을 부비적대면서 말씨름 없이 그냥 지나가는 날이 드물고 혹여라도 그런 날 있다면 그건 서로 속 긁는 소리로 염장들에 불 지른후의 냉전, 부부가 평생을 함께 하면서 싸움 한번 않하고 '잉꼬 부부로 살다' 그게 가능하기나 한 것 일까요? 상대를 위하는 말들에도 종내에는 쌈박질인데.. 얼마나들 서로한테 관심이 없으면! 암튼 혼자든 둘이던 간에 쌈박질은 24시간 삶의 여정에 빠질 수 없는 비타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가 오다가~ 해가 났다가~ 바람이 불다가.. 짧은 2월의 낮과 밤이 변화무쌍하게 기회를 노릴 때 순간 포착하며 그 찰라속으로 뛰어듭니다. 혼자서 둘이서 좋다가 싫다가 괜찮다가.. 마음에 드는 영화로 속을 트고 기분좋은 음악으로 들떠서 서로 '먹어라' 며 잠시는 천생연분같기도 합니다. 나이들면서 잠시 잠깐씩 정신이 마실을 나가는지 젊을 때 와는 달리 모진소리 한마디씩 사이좋게 (?) 던지다가도 하며 치매 환자들처럼 금방 잊고는 서로를 찾아댑니다.

'나와서 하늘 좀 보셔요' 마눌은 십 수년 못 본 하늘이 한번에 다 보여줄 것처럼 바쁜사람 꼬셔 불러냅니다. 내게 행운은 네게도 좋은 일이니 함께 하자면서요. '나와 봐!' 무슨 큰 일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넘편이 소릴 질러 불러내기도 합니다. '왜 그래, 다쳤어요?' 마눌은 금방 한대 쥐박고 싶던 것도 잊은 체 슬리퍼를 다 꿰지도 못하고 발가락에 걸고 페리오 문을 열고 나섭니다. '조심해, 뼈 다쳐!' 하늘아래 비말네 집 뜨락은 온갖 풀꽃나무들로 대환장 파티를 열고 있습니다. 아직 봄은 아닌데? 남들은 다 알지만 우리 둘만 모르는 울집 아이들을 보면서 배운 만큼 넘편한테 알려줍니다. 돌아서면 금방 잊고 말겠지만요.

자카란다-다육이-레몬0오렌지
접시꽃 당신 닮은 암탉과 병아리, 레몬, 오렌지


접시꽃 당신같은 다육이도 있고 울바둑이 뛰놀기 안성맞춤인 미니숲도 있고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듯 비상 태세 갖춴 새들의 천국, 극락조도 있습니다. 새콤달콤 오렌지를 부러워하는 시디 신 레몬은 매일을 꿈꾸며 마음 다져 먹었던지 어느 날부터 오렌지의 달콤함도 전해 줍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까지는 아니겠지만 비말네 뜨락 아이들은 하나가 되어 넘편과 마눌이 찢어지든가 붙던가~ 지들끼리 해찰들을 떨어댑니다. 비말네 풀꽃나무 이름표 찾아주기 운동에서 찾아낸 지 이름표들을 하나씩 품고서요. 비말네 뜨락의 대환장 파티에 초대받지 못 할 손님은 아마도 없다나 봅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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