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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소리낸 일기장

by 비말 2022. 6. 19.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블방문을 열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독백이 아니라 블로그를 살리느냐 죽이느냐 공개.비공개.친구공개로 하나 그냥 열어두나 아니면 닫아야 하나~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돈이 나오는 것도 밥이 나오는 것도 누군가 목에 총을 대고 윽박지르며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암튼 장하다는 생각에 혼자 기를 써댔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들 줏어다 놓은 것도 아니고 남의 힘 빌어 도배한 것들도 아닌 툭 하면 탁 받을 수있게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소리나는 일기장에 옮겨놓고, 입바른 칭찬으로 도배되는 댓글보다는 함께 추억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놀고 싶었습니다.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새로운 쾌미를 찾아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나시는 이들 배웅하고 마중하고 보여주고 구경하며 '아, 이런 풍경은 내 블로그 포스팅으로 딱인데'  그 어느 날이 문득 그리워지면 다시 돌아와 새글 하나 올리고 ‘누군가는 와 주시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슴 설레며 또 다른 만남도 아픈사연 하나도 다시 챙겨 넣기도 하면서요.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얼마 않되는 시간 묶어진 단 한 분의 글친구도 없이 '댓글 수 상위 1 % 넘사벽' 그냥 카피성 멘트가 아닌 제 진심으로 어떤 글을 들고 오셔도 감사한 마음으로 댓답글을 드렸습니다. 물론 제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었지요 색바랜 편지방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글친구님들께 많이 감사드립니다.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 매일 일기를 써는 숙제가 주어지고 게으름 피우다 한꺼번에 써놓고는 요일과 날짜는 맞췄는데 날씨가 문제라, 요즘이야 인터넷 스맛폰으로 열흘후까지도 다 검색해보면 되지만요.

엉터리로 비구름우산들을 그려넣고 신 내림받은 선이 고모보다 더 영험한 울 담임샘한테 혼도 나고 손들고 벌서고 변소청소까지 했는데 이젠 그런 검사도 없고 날씨 외울 걱정도 없이 실시간 알려주시는 블칭구님들과 함께 밤낮을 바꿔가며 소리나는 일기장을 채우기도 합니다.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워낙에 댓글이 많이 달리니 주눅이 들어서 그냥 도망갈까 하다가 들키면 어쩌나 싶어서 쓰고 가기로 했습니다. 블로그, 어느 누구는 마약같은 존재라고까지 했다는데 일면 일리가 있다는  각도 듭니다. 자기의 감정조절과 모종의 습관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긍정적인 게 훨씬 많다' 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그래, 이건 내 일기야 일기..라고 희망의 드라이브를 겁니다. 적어도 안녕이라는 말 한 마디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블로거는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오랫만에 색바랜 편지방을 찾아주신 수필가 블친님의 댓글 중에서

 

소리낸 일기장 2017년 초여름

 

컴퓨터로 밥 빌어먹고 살 때도 않한 블로깅, 채팅같은 글주고 받기를 정신줄 놓고 많이도 하면서 미지의 세상으로 부터
전해받는 기운들이 피가되고 살이되고 에너지가 되기도요.

색바랜 편지방에서 답글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셔서 글주신 칭구님들 꽁지잡고 따라가 새글에 댓글 공감 드리고. 울부모님께 이랬더라면 어쩜 효녀상도 받았을 텐데요. 그랬던가 말던가 오늘도 열심히 블방을 달립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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