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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싫다, 좋다, 사랑한다

by 비말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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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 (Hate), 좋다 (Like), 사랑 (Love) 한다

 

미국와서 첨 영어 배울 때, 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클라스에서 버릇처럼 무쟈게 '싫다' 는 말을 'I hate' 영어로 늘 그리 표현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리 배웠고 아는 단어가 별로 없으니 외국인들도 바로 알아듣고 제 입에도 딱붙는 'I hate that!' 그 말을 좀 과하게 유용했던가 봅니다. 둥실 해님처럼 생기신 푸근하고 따뜻하고 늘 자상하시던 Ms. Doris (도리스 부인) 우리 영어샘께서는 ‘Hate? Oh, No! 지아’ 고개는 살래살래 옆으로 도리도리 짧고 통통한 검지 손가락은 쭈욱펴서 입술 근처에 가져다 대시고는 고개와 손가락이 반대로 엇갈리어 도리질을 해 대셨습니다. 얼굴 표정은 한 없이 부드럽고 온화하기만 한데 초록색을 담은 그린 눈빛은 신비하게 반짝이는데 입술로 부터 흘러나오는 그녀의 갈라지는 목소리는 단호하다 못해 얼음짱 같았습니다. 깜짝 놀라 간이 오그라들고 이름 불러진 순간 제 마음이 길 길을 잃고 허공을 헤맵니다. 너무 챙피해서 교실 바닥으로 꺼져 버리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영어에서도 싫다는 말, 'hate' 은 아무데서고 함부로 사용하면 않된다는 것을 배운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한국말에도 '나, 저 사람 싫어!' 이런 말은 듣는 본인만이 아니라 옆에서 듣는 이들까지도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영어든 한국어이던 '싫다' 이 말만은 않하려고 얘를 써며 조심을 하고 사는 편입니다. '싫다 (Hate), 좋다 (Like), 사랑 (Love) 한다' 대놓고 별로 써먹어보지는 못 했지만요.

초록색을 담은 그린 눈빛은 신비하게 반짝

오랫 동안 블로그 글방에서 글을 쓰고 놀면서 농담인 듯 진담으로 할 말 않할 말 더러는 구분이 모호해질 만큼 내글 남의 글들이 대화칸 포스팅 글판에 도배가 됩니다. 부모 형제보다 어쩌면 더 오랜 세월 글로 매일의 안부인사를 묻고 사는 블로그 세상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 손편지로 친구와 글주고 받고 난 이후 얼마큼이나 우리는 글로 마음을 주고 받으면서 살았을까요? 아직은 어릴 때, 글자 한자, 한자에 값을 치뤄주던 원고지 메꿔던 날들을 떠올립니다. 글 잘 봤다며~ 팬이라며~ 보내온 사연들을. 우체부 아저씨가 어깨에 메고 오신 가죽가방을 가뜩 채운 손편지들을 쏟아 놓으시면서 '반 이상이 줄었네!' 시며 전해 주시던 손편지안에서 만나지던 글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사랑 (Love) 이나 좋다 (Like)' 였습니다. 단 한장의 편지에도 '싫다 (Hate)' 그런 글이 없었습니다.

헌데 나이 들어서 내 나라 아닌 남의 나라에 살면서 잊혀질 뻔한 내 모국어로 노는 블로그를 하면서 '싫다' 는 글을 자주 만납니다. 어쩌면 제 자신 조차도 모르게 매일의 댓글 답글들에도 죄의식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난, 그게 싫어! 그런 사람 싫어!' 그러면서요. 오래전 울영어 선생님, 도리스 부인의 빛나던 초록색 눈빛을 다시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싫다 (Hate), 좋다 (Like), 사랑 (Love) 한다

'비말님 제게 매번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예의상 저 때문에 뭐 언짢으시다고 하셔서 사과를 드린 것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를 아시나요? 저는 갑자기 제게 나타나셔서 비말님께서 말씀하셔서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생각했지만 저는 솔직히 당신이 누구신지 모르지만 무슨 이유가 있겠다 싶어서 소홀히 했던 점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었는데, 제가 무엇을 또 더 비말님께 빚이라도 졌나요? 저와 블친도 아니신데 제가 그정도 댓글을 달아 드렸으면 저도 성의는 했던것 같은데 무엇이 또 잘못되셨나요?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피차 차차 알아가는 사이시라면 시간을 두고 기다리시던가 잊어버리십시요. 저 때문에 화가 나신 이유도 모르겠어요. 저는 O님 하고 블친 관계이고 제가 이분이 나이도 저보다 어리시지만 참 마음이 올곧고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블로거님도 비말이가 저렇게 싫으셨던가 봅니다. 그런데 꽤 오랜동안을 글친구가 아닌 상태로 서로의 포스팅글과 사진들을 보면서 남의 나라 땅, 미국에서 몇 십년을 살아낸 사람들인데 생각의 차이인지 생활의 차이인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16 번 이상의 댓글답글덧글을 써대며 서로의 글방을 오갔는데 비말이가 그리도 싫었을까요? 그 중 딱 한번 저런 글을 주셨는데 (그것도 다른 글친구님 글방 대화칸에서) 지금도 알 수가 없으니 제가 좀 모자라는 반편인가 봅니다. 어디 저 분만 그러시겠습니까마는 비말이가 좀더 조심하고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블님들 포스팅으로 만나질 때면 글도 사진도 일뜽 블로그의 블로거님들이시니 '본인 글도 친구들 글도' 이해하고 노시는 줄 알았습니다. 유명글 사진들 베껴다 놓고 '알겄냐? 이게 바로 내 맘이야!' 그러시는 건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갈 길 바쁜 시간, 포스팅글과 사진들 읽고 보고 댓글을 드려도 '무답' 들이시니 속으로 곪아 터지는 속사정을 어찌 알겠습니까. 저 분께서 저리 믿으라 하시는 O님께서는 저 분이 저런 글을 주시는 그 시간에도 비밀글로 비말이한테 '저 분 죄심하셔요, 함께 노시던 분들도 다 불편해 합니다' 그런 글을 주고 있으셨는데.. 물론 그 O님도 끝내는 비말이 다른 글친구님댁에 가셔서 '비말님 등에 업혀 놀러 왔습니다' 그런 글로 시작 하시더니 종내에는 색바랜 편지방에는 이름표만 걸쳐 놓으시고 글이나 공감은 없었습니다만.

어느 신문 기사에서 빌려와 편집한 건데

'아무 집에고 '뿅' 나타나서는 툭 던지고 나가는 글이 이쁘지도 다정하지도 않으면 어쩌랴 그저 못된 글이나 아니었으면 참 고맙겠다. 블방에 방 한칸 공짜로 얻어 앉고부터 치뤄야 하는 방값 치고는 과하다 싶다. 그런 블로거가 서로의 글방을 매일 오가는 친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주공간을 흐르던 별똥별 부스러기에서 무심히 생겨진 그냥 누런 똥덩어리였으면 하는 바램만..' 오래전 비말이도 블로그에서 누군가들로 부터 참 많은 시달림을 받으면서 저런 무지한 글로 포스팅을 한 적도 있었네요. 말이란 게 글이란 게 나 자신한테 뿐만이 아니라 듣는 상대에게도 평생에 남을 아픔을 남기기도 하는 건데 말입니다. 말이 씨가 되고 글이 노래가 되어 이뿌고 아름답게만 사용된다 해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귀다툼이 덜할 텐데요. '싫다 (Hate)' 는 말은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사랑 (Love)' 이라는 말도 너무 남용하지말고 '좋다 (Like)' 는 말로 바꿔볼까 생각합니다.

오래전 Ms. Doris (도리스 부인), 우리 영어샘의 초록색 눈빛이 싸늘하게 변하던 그 날을 떠올리면서~ 'Hate? Oh, No! 비말!' 40년이 다 돼가는 날들이지만 이젠 흔적 조차 없어진 수 많은 달력들에 기록된 나날들.. 공놀이하고 피크닉 하기좋은 초록의 잔디처럼 훈훈하고 다정하게 다가서는 순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수 많은 가수들이 불러댔던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Green Green Grass of Home~

한국인은, 밥 힘으로~ 세종대왕님의 한글로~

요즘도 그 분은 다른 글방, 새 친구를 만날 때면 똑같은 글 맨트로 자신을 소개하고 계시던데.. 그 분 닉이 만나질 때마다 제가 피해 다녔는데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맞는가 봅니다. 참 힘든 고행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던 그런 날들이 차분히 글로 뒷담화하는 비말이가 돼 있으니 마이 컸나봅니다. 아니 늙어서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진 걸까요? 너, 나 할 것 없이 그냥 좀들 '편해 졌으면' 하는 마음에 '싫다 (Hate), 좋다 (Like), 사랑 (Love) 한다' 과격한 글 몇 개 올려봅니다. 듣기 싫고 듣고 싶고 누군가에게 꼭 듣고 싶기도 한 염원의 단어들이지만 아무한테나 함부로 남용하면 아픔이 되고 죄가 되는 말이고 글들 입니다.

어느 해 포스팅으로 올렸던 글을 들춰내면서 '그런 일도 있었네?' 그 땐 어떤 아픔이었던가 본데 이젠 그저 덤덤함으로 만날 수 있는 글들이 감사함으로 다가서는 새벽입니다. 백치 아다다처럼 말도 못 하고 무통환자처럼 아픔을 깊이 느끼지도 않는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는 당도 못 했지만 조금더 성숙된 블방인 비말이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헌글 찾아 새글 만들어내며 블방놀이에 온 몸과 맘을 헌납합니다. 글 친구님들, 위로가 필요한 글은 아닙니다. 그냥 그런 일들도 있었다고요.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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