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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캘리포니아 뉴스와 닭요리

by 비말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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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뉴스와 닭요리

 

닭장단지 살들이 하얗게 드러난 걸 보면서 요동치 듯 끓어대며 살살 야채들을 숨기는 솥안을 들여다 봅니다. 캘리포니아 여기저기서 비로 눈으로 신문 방송 인터넷이 떠들썩해도 제 머리속의 지우개로는 오늘도 쓱쓱 잘도 지워져 나갑니다. 바람이 페리오 지붕을 흔들어대고 비가 쏟아져 내리는데 머릿속이 왜 더 시끄러운지 이 겨울, 초봄의 향기와 함께 모나고 까칠한 내 성격 조금더 가다듬고 한발 더 당신들께로 다가 설수있는 나의 반란은 '부화뇌동 하는 거'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인터넷 컴속 블로그에서 시간 낭비해가며 호미질도 아닌 블방질로 속앓이하는 마눌이 신기해서 그냥 냅둬고 보던 넘편도 어느 날부터는 눈부라리며 말리기도 하면서 쌈박질도 많이 했습니다.

밖에 나가서도 실시간으로 전화하면서 '또 거기 들어가 있지?' 요즘은 금방 알 수 있는데.. 아직 그 때의 짝꿍 컴 검색실력이나 컴퓨터장비 수준은 미달이어서 '아닌데?' 그러면 그만이었습니다. 요즘은 웬만한 한국 영화 드라마 다 검색해서 챙겨내 놓습니다. 50인치 큰 화면 TV 꺼놓고 27인치 컴 모니터앞에 앉아 함께 보는 영화가 재미있다며 블방 댓답글에 덧글까지 주며 엉덩이 깔고 있는 마눌 기다려주면서.. 비말이는 병든 치킨처럼 꾸뻑거리고 넘편은 한 시간넘는 영화, 드라마 혼자 다 보고 끝냅니다.

2023년 봄이오는 길목 캘리포니아는

박 완서/ 올여름에는

시간은 아예 무시해 버리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텔레비젼도 안보고 신문은 문간에서 집어들이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으리라. 전화 건 사람은 온 집안이 바캉스 떠났나 보군 하면서 끊을 것이다. 완전한 고립. 그게 내가 꿈꾸는 올 여름 휴가 계획이다. 여행은 가을이나 겨울에 떠나도 늦을 게 없다. 완전히 고립된 시간엔 지도를 꺼내놓고 어느 외진 해변에다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 올여름에는 (267~268 쪽) 마지막 부분/ 박 완서 신작에세이 (출판등록 1974년 4월, 중판 발행일 1990년 6월)/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

따로이 여름 휴가, 겨울 휴가 그런 거 없이 사는 삶이 별 다를거야 있겠습니까마는 이미 운명을 달리 하신 박 완서 작가님의 글에서 다시 힌트를 얻습니다.

 

캘리포니아 겨울 뉴스와 닭요리

한국 블로거님들과 함께 한글 블로그가 남의 땅 남의 언어로 갈증나고 지쳐가던 제 삶에 다시 빛이돼 준 황금기 같았는데 그 동안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속에서 몇 개의 글쓰는 곳들을 배회하고 경유하면서 만나고 헤어지고 다른 이름으로 바꿔서 알게 모르게 숨어들어 속알맹이 빼먹히기도 하는 일상이 거듭되면서 다시 속빈 강정처럼 달콤함에만 안주하는 나날들입니다. 혼자하던 놀이에 몸맘을 바쳐 안간힘 써댈까 살짝 겁이나기도 해 '내 나이가 몇인데?' 미국애들 잘하는 손가락 열개 펼쳐놓고 하나 두울 셋.. 숫자를 세어 나갑니다.

2018년에는 닭다리는 이리도 쌌었는데

물 위에 뜬 기름처럼 스며들어 하나가 되지도 못하고 뚝 떨어져 나와 물 위를 유유히 흘러 가버리지도 못 하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누군가 그리 물어 준다면 ‘독야 청청 하리라’ 라고 기세 좋게 말 할 자신도 없으면서 팩하는 마음에 쾅하고 철심을 박아 끝장을 내버리면서요. 혼자 놀 때보다 사람들 사이에 낑가져 있을 때가 외롭고, 시간이 없어 밤낮 구별을 못하고 일에 치여 아둥바둥댈 때보다 시간이 남아 멍한 때가 몸도 마음도 더 힘에 부치기도 하더랍니다. 어쩌면 군중속의 내 고독이 아직은 빛을 발하고 있음이 아닐까? 엉뚱한 지 잘난 맛에 피식 웃기도 합니다. 진리는 진리라고 느껴지는 딱 그쯤이 '진리' 일 거라고 말도 글도 아닌 이상한 옹알이로 결론도 아닌 미결 상태로 일단 마음을 물립니다.

닭다리찜, 닭다리튀김, 캘리포니아 롱비치

바람이 너무 불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인터넷 뉴스들은 또 다른 아귀다툼입니다. 머리끝이 쭈삣거리면서 스쿠루지 영감님의 크리스마스 캐럴같은 머리속입니다. 비말이한테 또 뭔 일이? 위로 하시려는 글친구님들.. '아니요!' 블방속을 달리다보니 '만수산 드렁칡' 들이 너무 엉켜 있어서.. 혼자 하는 독백이었습니다. Google Ads 광고에는 1원 하나 도움도 않될 글이지만 하고자 하는 걸 하기 위한 것이 공짜로 사용하는 블로그, 블로거의 사명이기도 하잖습니까!

뭐, 딱히 도움돼 줄 것도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몇 년전 닭고기값과 이번 짝꿍이 사온 가격이 3배는 더 뛴 것 같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비말이 요리실력은 캘리포니아 뉴스 만큼이나 오락가락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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