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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파랑새 크레용파스

by 비말 2023. 3. 10.

물방울 가족들이 Splash

 

비말이가 뭐야? 스플라쉬~

Who is Splash? Grandma! (스플라쉬가 누구야? 할머니!)

아직은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3세들을 데리고 놀고 있는 할매를 보면서 1.5세 애들 엄마 아빠는 '왜들 저래?' 하는 느낌으로 부끄러움은 '우리 몫!' 그러는데 이젠 웬 만큼 몸에도 맘에도 익숙해진 애들 할베, 넘편은 오늘만은 '내 편' 눈은 웃으면서 놀고들 있는 주위를 바쁘게 오갑니다.

아이들 가방에서 꺼낸 잡동사니들

미취학 아동들 둘, 여식애와 사내애와 삼십 중후반 엄마 아빠 그리고 이순 넘긴 할매와 육십 중반 금을 밟은 할베가 정신줄 놓고 함께 모여 몸맘들이 뒹굴고 있습니다.

'언제나 하나인 물방울로 물결치고/ 잔잔하고 스미기도 합니다.

물입니다./ 김 철수 (소리 하나 중에서)'

파랑새 크레용파스 물방울 가족들이 먹을 햄

지난 주 입었던 옷을 다벗어 던진 석류나무가 추위에 떨고 있나 봅니다. 알로에는 지 키의 몇 배나 되는 꽃대를 앞세우고 쥔장이야 알던 모르던 지들 할 일에 밤낮을 헌납합니다. 얼마전에 다 뜯어 먹었는데 치커리는 이번 비에 더 연한 잎들을 앞세우고 나와서는 새초롬을 떨어댑니다. '나야 나, 치커리!' 소쿠리 칼 챙겨 페리오문을 열고 나가고 싶던 날들을 그리워합니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울 동네에서 함박눈도 만나고 겨울 비 추적거리며 내리다 말다 개이고 나니 하늘은 더 높고 더 푸르고 구름은 더욱 하얗고 이뻐들 보입니다. 봄은 이미 우리들 곁에 와 앉은 것 같은데 그래도 두꺼운 겨울옷들 벗어 던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문 밖만 나서면 도로 들어와 벗어 던지고 싶긴한데.. 그래도 혹 감기라도 걸리면 큰 일이라 만반의 준비에 늘 후회 막심이긴 합니다만. '괜찮겠어?' 나중 후회할 거라며 은근 언질을 주는 넘편한테 '응, 괜찮아!' 지난 번 골프웨어 대신 입고 나섰던 겉옷을 만지작 거립니다.

아이들 고사리 손으로, 오렌지 레몬 치커리

며칠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아기들 성화에 뚝뚝 따져서 집안으로 들어 온 오렌지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갸우뚱 갑자기 바뀐 기온에 정신들을 잃고 궁굴던 사진을 찾아 올립니다. 양파는 지를 잊어버린 쥔이 야속했던지 한번 더 아는 체 하느라 싹을 틔우며 '저도 여기 있어요!' 풋풋한 속내를 내 보입니다.

뭘 할지는 생각도 않하고 준비도 없이 이젠 부엌에만 가면 그냥 지지고 볶습니다. 척하면 척이요 시작만 하면 삼천리를 달립니다. '나, 요리사 자격증 도전해 볼까?' 언감생심 욕심내는 마눌이 웃기기도 할 텐데 '그래 해봐, 인터넷으로 보는 거!' 진즉에 좀 그래 주지~ 젊을 때 돈벌 기회가 깔렸을 때는 도시락 싸들고 따라다니며 말리더니 이제와서 무신 '응원은 응원!~' 마눌은 혼자 궁시렁 거립니다. '뭐라고?' 넘편이 묻자 '아무것도 아니야!' 쌩까고 맙니다.

사진색이 여엉 아니지만 맛은 좋았던 소갈비

말없는 남의 아들 사위는 어릴 때 엄마가 가끔 해주시던 거라며 미역무침과 나물들에 자꾸 손이 갑니다. 딸뇬은 늘 남의 편.. '그게 맛있어?' 자기가 해주는 건 젓가락도 안 가면서 잘 먹는 넘편이 좀은 못 마땅한가 봅니다. 맛은 괜찮았는데 사진은 '여엉 아니올시다' 백선생 레시피를 보고 대충 대강 소갈비 찜이라며 했는데.. 사진은 좀 미흡하지만 일단 마무리합니다. 꼬마들도 엄청 많은 양을 먹었습니다. 지들 몸무게 만큼씩은? 세 종류 소고기와 갈비를 섞어서 만들었는데 야채들은 다 녹아 국물과 고기가 함께 버무러져 국적불명의 음식이 되고 제 이름들은 찾을 길이 없었지만 소명은 다 한 것같아 저도 처음해 본 것 치고는 맛 느낌이 왔더랍니다.

지난 글들과 사진 그리고 오늘 글.사진들이 함께 버물어져 조금은 정신 사나우실 것 같습니다. 우리들 살아내는 일상 자체가 그렇지 않습니까? 그냥 눈으로 마음으로 대충 함께 해주시면 되십니다. 묻고 따지시면 비말이 정신줄 놓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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