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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3 월이 가기전에

by 비말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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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News 엘에이 뉴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또 비가 옵니다. 월드 뉴스까지 갈 것도 없이 멀지도 않은 동네 뉴스들에서도 집채만한 고목이 뿌리째 뽑혀 나무밑에 세워둔 자동차를 납짝하게 만들고 시동도 안걸린 자동차들이 둥둥 물위로 떠내려 갑니다. 경치 좋다고 언덕위에 지어져 비싸게 내놨던 집들이 절벽 아래로 무너져 흙더미 돌멩이들과 함께 사망 통지서를 내기도 하는 이 봄, 나무도 자동차도 집도 사람도 또 다시 몸살나게 만듭니다.

이른 아침에 컴퓨터로 잠시 인터넷 월드 뉴스를 보고 식사후 다시 TV를 켭니다. 로컬 뉴스에서 만나지는 이야기들은 종일 같은 것들로 도배되지만 암튼 보고 또 보기도 하면서 눈으로만 귀로만 따로 보고 들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내일 열릴 엘에이 마라톤에 대해 뉴스 앵커와 리포터의 안과 밖에서의 현장을 지난해 것과 현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울한 소식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요.

3월 18일 토요일 아침 뉴스

지난해도 봤는데~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이들이 한 해가 지나 TV화면으로 만나지면서도 반갑습니다, 아는 사람들처럼. 2022년 저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함께 뛰었습니다. 코로나 19와 팬데믹을 열기로 힘으로 다 깨부술 것처럼 죽을 힘을 다해 달립니다. 어느 한 때 한번쯤은 '나도 나가야지' 그러면서 연습도 하고 몸도 만들었는데 그냥 환갑 진갑 다 지나고 칠순을 바라봅니다. 억울해라~

위는 2022년, 아래는 2023년 LA 마라톤

외국에서 오래 살면서, 뉴스 속에서 한국인이 불이익 당하는 것만 봐도 피가 끓어 오르고 부화가 치미는 게 한인 교포분들 마음이실 겁니다. 내 동포들과 딱히 겨룰 일도 없었기에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늘 감사해 합니다. 그저 블로그 글방에서 한국과 미국의 차이로 지구별 끝동네에서 '다름과 틀림' 으로 살짝씩 엇긋나기는 하지만요.

언제나 저와 겨뤄는 이들은 다행스럽게도 외국인들이었고 말이 통하던 안 통하던 어떻게든 싸워 이겼고 눌려 깔아 뭉게버렸습니다. 조막만한 주먹으로 패 준것도 아니고 바람앞에 등잔불처럼 휘청거리는 50Kg의 몸뚱아리로 메치기 엎어치기 한것도 아니었습니다.

햄 색깔이 너무 아닐쎄? 맛은 좋았지만!

남들보다 먼저 깨어 일어나고 한발 앞서 걷고 달리면서 보고 새기고 기억하며 헛투로 그냥 넘기는 것 없이 제대로 다 써 먹었습니다. 누군가들은 '그게 뭐라고..' 콧방귀 뀌는 일들도 남들보다 먼저 앞서서 했습니다. 블로그에서 만나지는 수 많은 블님들은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가 그냥 '공감 하나 댓글 한 줄의 소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십 수년이 지나도 색바랜 편지방을 스치시고 글 한줄 공감하나로 맺어져 몇 번인가는 서로의 글방을 오가신 분들은 거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혹시 기억에서 제외되신다 해도 비말이 깜장 수첩에는 댓답글과 이름표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꽤 오랜 동안 글로 사진으로 함께 해 오신 분들 조차 '비말아, 적당히 해!' 그런 눈치를 주실 때도 있습니다. 한글 인터넷 시작하면서부터 봐왔던 일들이기에 저로서는 무척 조심을 하느라 좀 많이 유난을 떨기도 까탈을 피우기도 합니다만, 답이 없습니다. 모르는 '남' 들이 '님' 으로 편안해 지기까지에는 수 많은 장애물도 넘어서야 합니다.

같은 햄버거, 같은 하늘, 다른 색깔

마치 마라톤을 하고 있는 느낌으로 뛰고 또 뛰면서 42.195Km를 달립니다. 인생에서 삶의 여정은 그 보다 더 길고 먼 여행이지요. 정해진 코스가 아닌 제 각각의 거리로 장님 코끼리 몸통 더듬 듯 그렇게 달리면서요. 내일은 누가 또 선두를 꿰차며 인생 역전을 꿈꿜까? 마음으로 '우리편 이겨라' 응원을 합니다. 우리편이 누구? 물론 한국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만에 짝꿍이 아침을 한다기에 맡겼습니다. 저 쟁반 가득 담긴 걸 저보고 다 먹어라네요. 햄버거 하나만으로도 그득할 텐데 부리또 하나와 야채들까지 쟁반으로 흘러 넘칩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불빛에 사진빨이 여엉 아니지만 오랫만에 먹는 홈메이드 햄버거가 맛이 좋았습니다. 붉은 색으로 나온 사진이 싫다고 없애려하니 '남들은 그런 고기색 없어서 못 먹는데..' 넘편이 혼자서 뭐라고 옹알이를 하길래 그냥 올립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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