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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가지에서 가지로

by 비말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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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서 꽃으로 가는 길목 아이들

우리 모두는 기쁨을 꿈꿥니다. 슬픔도 고통도 내 것이 아니었기를 바라면서 번뇌와 아픔을 덜어내게 해 줄 그 무언가를 찾아 헤메기도 합니다. 숲이 있고 나무가 있고 꽃이 있고 열매도 있습니다. 석류나무 우거진 숲에 고구마줄기도 맘껏 뿌리를 내려 줄기를 뻗어봅니다.

꽃에서 꽃으로 가는 길목 아이들, 석류나무

어느 해 5월, 비말네 석류너무가 이리도 아름다왔습니다. 비 맛을 보고 난 아이들은 정신줄 놓고 꽃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연한 줄기틈으로 가시도 드러내며 스스로 산지기가 되어 네게도 내게도 필요한 존재가 되려 얘를 써댑니다.

계란이 칠에서 팔로 가는 길목은 험난했습니다.

칠과 이분의 일, 계란 반쪽은 누가 먹었을까요? 곱게 잘 까진 계란 일곱개가 럭키 세븐에서 끝났으면 반쪽은 없었을까요? 비말이 행운의 숫자가 8 (팔) 이라기에 욕심 좀 내보다가 팔자가 팔이 되기도 전에 팔자를 망쳤습니다. 계란의 반은 얼릉 먹어 치웠습니다.

햄과 치즈와 딸기잼으로 다시 구워진 빵맛은?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했다~ 햄과 치즈와 딸기잼들이 한데 어우러져 빵과 함께 구워졌습니다. 봉굿이 솟아오른 그 느낌에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산지기가 되어 너와 나 우리를 지켜줍니다.

가지에서 가지로 이어지는 끝에는 꽃이 핍니다.

남남 27 (조병화)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지닌 슬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번뇌라든지, 일상의 그 아픔을 맑게 닦아낼 수 있는 네 그 음악이었으면 했다. 산지기가 산을 지키듯이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그 산지기였으면 했다.

가지에서 가지로 새에서 새에로 꽃에서 꽃에로 샘에서 샘에로 덤불에서 덤불로 숲에서 숲에로 네 가슴의 오솔길에 익숙턴 충실한 네 산지기였으면 했다. 그리고 네 마음이 미치지 않는 곳에 동우릴 만들어 내 눈물을 키웠으면 했다. 그리고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했다. 네게 필요한, 그 마지막이었으면 했다.

5월의 첫날은 비요일 세상을 마알갛게~

비요일, 오월 첫날이 모모우로 대지를 채우며 가라 앉습니다. 계란같이 둥근 세상에서 비 개인 오후 스치 듯 만난 무지개처럼 해찰을 떨어대는 암탉과 병아리, 꽃에서 꽃으로 가는 길목 아이들이 기쁨이었습니다. 네가 나에게 오기까지 가지에서 가지로 스쳐 지나온 숲을 봅니다. 마알갛게 닦여진 하늘가에 드리운 무지개를 만납니다. 일곱개의 색깔들에 너를 지키는 산지기로 우뚝 섭니다. 나를 지키는 기쁨으로 함께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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