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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거북이 구출작전

by 비말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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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거북이 황금배를 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봄이 시작하던 어느 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 길이 따로 있다며 호숫가에서 노닥거리던 사람말 못 하는 아이들 중 일 한번 치뤌 것 같던 거북이가 간 크게도 뭍으로 올라 잔디밭에 까무러져 있습니다. 아직은 여름도 아닌데 갑자기 화씨 80도가 넘는 온도입니다.

처음에는 철딱서니없는 아이 거북이가 뭍으로 올라와 길을 잃었나 했는데 아마도 늦봄이라 알을 낳으려고 땅위로 올라온 건지도 모르겠다며 골프카터에 다칠까봐 짝꿍과 함께 거북이 구출작전에 나섰습니다. 사람들이 젤로 붐비는 곳이 멀지않은데 거북이 걸음으로 호숫가까지 가려면 또 너무 멀었습니다.

https://4mahpk.tistory.com/entry/%EB%A7%88%EC%9D%8C%EC%9D%80-%EC%84%9C%EB%9F%AC%EC%9B%8C%EB%8F%84

 

마음은 서러워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포스팅 글 하나 올리려다 뜬금없이 쌈박질날 뻔 합니다. 노래가사가 그렇다는 거지~ 미련에 울지말고 웃으면서 떠나라.. 너와 나는.. 갈 길이 따로 있구나. 아침부터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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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잔디위에-거북이가-화씨 80도
화씨 80도가 넘는데 골프장 잔디위에 거북이가

 

강쥐 바둑이 보내고 한 동안 넋이야 있고 없던 짝꿍이 갑자기 귀도 눈도 더 밝아졌는지 '왜 밥안줘!' 환청으로 듣는 바둑이 소리에 깜짝깜짝 놀래 자다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3년이 넘게 안고 보듬고 피피 푸푸 대소변 가려주며 입안에서 오물거려 씹은 음식을 잇빨없는 강쥐 살리느라 나눔하며 함께 했으니 저보다 더 힘들 것 같아 그냥 뒀는데 아닌 건 아닌거라~

먹고 자고 하는 짝꿍을 일으켜 '라운딩 갑시다' 밖으로 밀어냅니다. 20여년 짝꿍이 하던 일을 다시 제가 바톤터치로 '응차' 응원을 해야할 차례인가 봅니다. 열 한홀 쯤 돌았을 때 짝꿍이 숨이 넘어가게 불러댑니다. '빨리와 봐, 거북이야!' 호수에서도 꽤 먼곳인데 골프장 잔디에 거북이가 왜?

비말이 그림자로-땡볕도 막아주고
큰 도움이야 될까마는 비말이가 해막이도 돼 주고

우리 좋은 일한 거 맞지요?

토끼한테 간까지 빼았기며 용궁으로 간 그 거북이는 아니겠지만 엄청 커 솥두껑만한 거북이 한 마리가 더운 날씨에 골프장 잔디위에 죽은 듯 납작 엎드러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산란기라 알 낳으러 뭍으로 올라왔다 더위에 길을 잃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언제 또 올지도 모르고 아직은 햇살도 강해 그냥 두면 않될 것 같아서 짝꿍이 준비하는 동안 일단 제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둘이 눈을 마주보고 앉아서 대화도 합니다. 바둑이 보내면서 부터 제가 동물들과 참 많은 대화를 합니다. 지들이야 알아듣던 말든~ 긍데 거북이가 말을 알아듣는 것 같습니다.

겁나서 숨겼던 목을 다시 내놓고 비말이랑 눈도 맞췁니다. 골프장 오리들 먹이줄 때 끼는 장갑을 꺼내 낀 짝꿍이 거북이을 들자 한 캇~ 바닥에 있을 때 한 캇~ 마음이 급해 사진은 몇 캇만 찍습니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보는 거북이입니다. 거북이 배가 황금색이고 눈은 아주 순해 보입니다.

거북이-황금색 배-구출적전
거북이 배가 황금색이네? 눈은 너무 순하고

암컷 거북이의 삶

* 거북이에 대한 공부를 인터넷에서 좀 하고 옵니다. 거북이는 난생으로 수중에서 교미하며 육지에서 산란한다고 합니다. 한 배에 10~20개를 산란하며, 바다거북이는 150~200개로 가장 많다고 하네요. 습도와 온도에 따라 1~3 개월에 부화하묘 수명은 수 십년에서 120년 이상 사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3백년을 사는 거북이 우화도 있지요. 거북이의 알은 암컷의 몸 속에서 수정되며 암컷은 한번의 짝짓기로 몇 년 동안 낳을 모든 알을 수정시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늦봄에서 늦가을 사이에 알을 낳는데, 이 기간에 한 번 이상 알을 낳는 종류도 있다고 합니다. 바다에 사는 종과 민물에 사는 종 모두 땅에서 알을 낳는다는데 산란기가 되면 암컷은 뒷발로 땅에 구덩이를 파 구덩이 속에 알을 낳은 뒤 흙이나 모래, 썩은 나무 등으로 덮은 후 그 곳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태양이 지면을 따뜻하게 데워 알을 부화시키는데, 알이 부화할 때의 온도에 따라 새끼의 성별이 결정되며 태어난 새끼는 스스로 땅을 뚫고 나와 먹이를 찾아야 하고 자신을 지켜가야 한다고 합니다 (인터넷 백과에서 옮겨와 편집했습니다).

골프장 잔디-거북이-호숫가로 이동
골프공 대신 거북이를 구해 낸다면서 난리법썩을

 

누가 거북이를 느린보라 했을까? 발자욱소리에 물로 뛰어든 시간이 영쩜 1초도 안 걸리니.. 사진 한 캇 찍자고 거북이한테 통사정도 했더랬는데 바로 눈앞에서 '니 맘대로 해봐' 하는 거북이를 보고도 많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말이 안 통하니~ 우덜 생각으로 알을 숲속 어딘가에서 낳고 나왔지만 호수로 가는 길을 잃고 그 더위에 잔디위에서 몇 시간을 있었다면 너무 힘들 것 같아 짝꿍도 저도 마음이 급해 졌습니다. 물속돌에 놓아줬는데도 금방 물로 들어가질 않아 제가 물속으로 밀었더니 바로 흙탕물을 튕기며 사라집니다.

평생 또 있을까 싶은 기회였는데.. 사진이 몇 장 없는 게 이제서야 좀 아쉽네요. 잠깐 헤프닝으로 라운딩은 망쳤지만 기분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 거북이도 밑이 황금색이었습니다. 남은 시간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기도~ 장수는 말고 건강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블방 글친구님들께서도 좋은 한 주와 함께 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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