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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는 여자

구슬하나 마음하나

by 비말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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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치기도 못할 돌들이 모여서

일 없는 여자처럼~ 아무할 일이 없는 여자처럼 일을 찾아 헤멥니다. 세상에서 젤로 시간이 많고 한가해서 가만 있으면 좀이 쑤셔 못 견뎌는 여자처럼 쭈그리고 앉아 돌을 붙입니다. 그래도 요즘처럼 읽어주지도 않는 답글 댓글로 소일꺼리 삼는 날들보다는 나았던 것 같은 시간들입니다.

구슬치기도 못할 돌들이 모여서

벽난로 벽에도 콩크리트 바닥에도 붙여지는 돌이란 돌은 다 붙였던 어느 한 때를 생각해 냅니다. 몸에 쥐가 나고 오그라져서 펼 수도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서 하던 날들도 이젠 '아, 옌날이여' 그런 날이 됩니다. 몸 상태는 좋아졌는데 참을성이 없어진 요즘은 할 수도 없는 돌붙이기 작업입니다.

돌하나 집어 돌하나 붙이고~ 열정적이던 날들

몇 백불짜리 유리 테이블이 유리가 깨져 버려진 듯 구석에 놓여있는 걸 $3.99에 흥정합니다. 비싼 자동차에 싣고 오느라 가죽시트까지 위험했지만 무사히 가져와 차고에서 오랜동안 잠을 재웠습니다. 어느 날 둘은 눈이 맞아 작업이 시작됩니다.

그저 열심만으로도 즐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널판지를 잘라 맞춰서 붙이고~ 싸게 사뒀으나 그냥 그라지에서 잠자고 있던 유리 구슬들을 꺼내 먼지를 씻어 말리고 $1에 샀던 대리석 체스판을 붙이고 하나가 금이가서 쓸모가 없어진 벽걸이용 타일을 말짱한 것까지 세일로 그저 얻다시피 가져와서는 지퍼백에 넣고 망치로 살짝만 어루만지 듯 깨고.. 일단 기본은 차려졌습니다.

구슬하나 마음하나 돌탑을 쌓는 마음으로

색색의 Gem들 중 황금색을 찾아 수를 놓듯 구슬놀이를 합니다.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것 같아 한 봉지에 $1 세일을 하길래 박스채로 다 들고 와서는 몇 년째 구석에서 짐짝처럼 눈흘김만 당하다가 드뎌 세상구경을 합니다.

쇠도 돌들도 무거워서 혼자서는 움쩍도 못하는데

아무할 일이 없는 여자처럼 일을 찾아헤메던 여자는 언젠가 부터 일이 무서워 해놘 것들 사진만 찾아놓고 감상적이 됩니다. '다시 일을 해야 하는데..' 마음만 쿵더쿵 떡방아를 찧어대면서 몰딩은 다른 색깔을 칠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차는 몇 번이나 마셨나?

지지배 버리라고 할 때 버리고 왔으면 '억울할 뻔 했네!' 딸넴이 무겁게 그건 '왜 가져가냐?' 할 때 살짝 섭섭했는데 짝꿍이 '돈 주고 사려해도 살 수도 없는 거야!' 한 마디로 제압하며 싣고 온 테이블에 다시 눈길을 주면서 '블방 댓글답글 놀이 그만하고..' 일을 해야 겠다는 마음이 됩니다. 포스팅 글 하나 올리고 나면 변심할 마음이지만.. 멋진 한 주 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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