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수육을 생각하다
고기를 잘 않먹는다는 비말이네서 돼지고기를 사다가 수육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게 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인터넷에서 보고 들은 것들로 블로그 글친구님들께서 포스팅으로 올려 주시는 것들로 입맛을 돌게 해 평생 꿈도 안꿔보던 일들을 하면서 녕감 할매가 사고를 저지르는 24시 입니다.
한국마켓에 가면 배추와 무우 사다가 김치 담으면서 수육 한번 해 먹자고 노래를 부르다가 크리스마스 전에 코스코에 수육을 한 팩 사와서는 인터넷 동영상 훔쳐보며 젤로 하기 쉬울 것 같은 거 골라 뚝딱 해먹었습니다. 울강쥐 이빨도 없는 바둑이도 노구를 이끌고 얌냠거린 걸 보면 먹을만 했던가 봅니다.
특별한 재료도 없이 있는 야채들로 아직 김치도 담기전에 수육부터 만들어 먹고 정작 김치가 다 만들어 졌을 때는 없어서 다음에 한번더 해 먹기로 합니다. 노오란 배추속이 없어 별로 였지만 단맛나는 배추에 생전 쳐다보지도 않던 케일까지 곁들여 보쌈하 듯 쌈을 싸먹었는데 '이런 맛이네?' 둘이서 살 찌울 준비를 하는 사람들처럼 우걱거리며 입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엄두도 못 내던 수육 만드는 과정이 어찌나 쉬운지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속깊고 옆넓은 솥에 간장과 물. 양파, 파, 돼지고기 2 덩어리를 넣고 쎈불에 5분쯤 끓이고 난 후 서서히 쿡을 하라고 했는데 우린 양배추도 넣고 고구마와 사과도 넣었습니다. 그리고 10분쯤 쎈불에 끓이다가 35분쯤 끓이라는 걸 40분으로 했습니다. 남의 말 꽤나 않듣는 이미 늘거진 머스마와 지지배입니다.
혹시 망치면 아까우니까 돼지고기는 젤로 양이 적고 가격대도 착한 걸로 골라 했는데 넘편은 담번엔 최고 큰 팩으로 비계가 많은 걸로 하자며 욕심을 냅니다. 마눌이 이미 비말네 맛집 주방장이라도 된 것처럼 둘째 여동생한테 수육 만들어 가져다 주겠다고 큰소리까지 칩니다.
순대에 조금씩 담겨져 있던 수육도 죄다 가려내며 안먹던 둘이가 솥단지를 휘어잡으며 난리법썩을 한바탕 떨어댔습니다. 사진색보다는 훨씬 맛이 좋았던 수육을 '그런 것도 만들 줄 알고..' 며칠 동안 놀리는 짝꿍말 속에 칭찬도 있어 저 역시도 흐뭇해 합니다.
김치 대신 배추속으로 겉절이를 만들고 찹쌀섞은 밥으로 간단한 듯 거하게 먹었습니다. 앞으로는 비말이네 맛집 식탁위에 돼지고기 수육도 자주 등장할 것 같아 어깨가 살짝 무겁습니다. 비말이 글친구님들 고국의 새해 다음날도 안녕하시지요? 미국 캘리포니아는 오늘이 2024년 1월 1일 입니다. 올 한해도 건강사랑으로 대화란의 댓글 답글로 남에서 점 하나를 뺀 님들과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