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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뿌리내린 노랑나무

by 비말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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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아래 뿌리내린 나무들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네 동네, 기다리던 가을은 온 몸으로 겨울을 느끼면서 시작되고 끝을 내려합니다. 오매불망 가을색을 만나고자 몇 달을 고대하던 가을이 단풍색도 없이 노오랗게 내려앉으면서 파란하늘 아래 금줄을 늘입니다.

노랑나무
어릴 때 달고나 해먹던 생각이 나게 하는 노랑나무

황금빛 찬란하게 파란 하늘아래 노랑, 옐로우, 황금색, 금빛.. 빛바래가는 글감으로 표현하기엔 좀 미안한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냥 노랑나무로 불리는 커다란 나무입니다. '미안타, 담엔 이름 공부해서 다시 불러줄께!'

나무야 노랑나무야
사열대처럼 늘어선 노랑나무- 드러난 뿌리를 낙엽으로

실상은 멋진 나무들 십 수 그루가 사열대처럼 가로수로 서 있었는데 사진으로는 별 볼일이 없어 잘라서 느낌만 올립니다. '오래된 폰카로는~' 혼자 투덜대는 걸 언제 또 들었는지 '신형 핸드폰 새 거 사라니까?' 한 마디하는데 못 들은 체 합니다.

나무 방향선
파란하늘- 노랑이파리- 낙엽덮은 노랑나무 뿌리

하늘은 파랗고 구름 한 점 없이 멍멍 멍텅구리였지만 노랑나무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멋져보입니다. '황금빛 찬란하게 안장 높이 채우고 달려라 황금마차~' 비말이가 즐겨 부르는 노래가 절로 새어 나오게도 했습니다. 뿌리깊은 나무여야 안정돼 보일텐데 주위에는 밟아 줄 흙도 없이 앙상한 뿌리들이 땅위로 드러나 갈잎들이라도 발로 끌어다 덮어줍니다.

목련나무는
황금빛 찬란하게 쭈욱 나가다가 목련나무 한 그루

노랑나무 한 그루 그 옆엔 진초록의 목련나무가 누렇게 색바랜 목련꽃을 아직도 달고 서 있습니다. '얘야, 겨울이야!' 알아 듣든가 말던가 한 마디하니 좀 떨어진 곳에서 이젠 혼자서는 제대로 서지도 못 하는 바둑이한테 운동시키던 짝꿍이 '뭐라고? 잘 안들려!' 자기한테 한 말인 줄 알고 지나가던 자동차들이 멈춰 설 만큼 큰소리로 되묻습니다. 사람도 짐승도 나무도 나이테를 세면서 늙어가고 자연으로 되돌아갑니다.

왕새우 튀김
베트남 왕새우를 코스코에서 에어프라이어에 쿡

베트남 왕새우가 코스코에 많이 나와 가끔 사다 먹는데 가격은 싼건 아니지만 다른 것에 비하며 맛도 좋고 괜찮았습니다. 노랑나무를 닮은 튀김옷 입힌 노랑왕새우가 동네어귀에서 만난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것들처럼 색들이 같아보입니다. 동네 한바퀴로 늦게사 돌아온 가을을 만나고 살짝 고파지는 배 속에 풍덩풍덩 왕새우를 밀어넣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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