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sen County Fair 축제의 장에서
여행을 떠난 건 아니었는데 지나고 나면 기억들이 추억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짝씩 눈가리고 아옹을 하게도 합니다. 생각지도 않게 한 마을의 축제장에서.. 어른 2명 표값 6 불을 요구해서 ‘시니어 공짜’ 라고 써 있는데 그러냐고 했더니 놀래서 아이디를 보자고 합니다. '당신들이 너무 젊어보여 전혀 생각도 못했다며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유쾌하고 즐거운 분이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Lassen County Fair 작은 마을에서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자기들만의 축제를 즐기는 날이었던가 봅니다. 살아오면서 한꺼번에 그리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건 저희에게도 행운이었고 영원히 잊지못 할 하루였던 것 같았습니다.
펌킨패치 Pumpkin Patch (호박농장 파티) 비말네 천둥호박, 단호박, 땅콩호박들도 저 머신이 필요할까 모르겠지만 매일 100 도를 오르내리니 혹시 중간에 녹아 사라지지않게 애호박일 때 따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던 2019년 7월 마지막 주말에 다녀왔던 Lassen County Fair 축제의 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동식물들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20년만의 외출을 하던 그 날의 두려움과 두근거림을 느껴봅니다.
호박 농사를 많이 지었던지 많은 농기구나 진열된 1800년대의 쇠스랑들이 호박을 자르거나 껍질을 깍거나 농사를 짓는 거에 관한 게 많았습니다. 책 영화에서나 보던 농기구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농사일에 사용되던 쟁기들을 기억해 내기도 했지만 전혀 다른 모양들이었습니다.
느긋하게 싸간 샌드위치를 먹고 물도 마시고 쉬다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오랜만에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눈인사도 하면서 즐기기도 했습니다. 어린 송아지에서 뿔을 뽑아낸 쌈꾼 소까지 꽤 많은 종류들이 있었는데 더운 날씨에 조금 지친 듯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니 동물들은 움직일 기세도 없이 도리어 구경꾼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대여섯 살쯤의 소녀였는데 겁없이 타는 모습에 넋을 잃고 구경하다 내려 오길래 엄마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자고 하니 배에 꽉 동여멘 자욱과 숨을 헐떡이면서도 포즈를 취해줍니다.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있는데도 미소를 지어주는 소녀가 너무 고마와 쵸콜렛 큰봉지를 사서 안겨주기도 했네요.
염소와 양들이 만화영화에서 봄직한 동물들이 많았는데 지들끼리 노는 모습이 사람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동물과 아이들은 역시 서로 통하는 게 있는 듯 철망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눠고 있는 듯 했습니다.
실물이 훨씬 아름다운 20 대 초반쯤의 연인? ‘캔 아이?’ 사진하나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바로 즉석에서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는데 자기들은 그냥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했지만 결혼할 것 같은 연인들 모습이었습니다. 우리앞의 동물 우리에서 2살 쯤 된 아가가 갑자기 빈 우리속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포즈를 취합니다. 오빠는 멋지게 폼을 잡고 부모님들께 허락받고 찍은 사진들인데 아마도 블방 인물 사진을 최고로 많이 찍은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Lassen County 작은 축제에서 만나진 많은 분들의 친절과 소박한 느낌들 언젠가 우리도 이런 곳에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잠시 들기도 했는데 때묻지않은 느낌의 친절한 동네 남녀노소 모두가 정말 감사했습니다. 벌써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 날의 떨림은 기분좋은 울림으로 '이담에 여행으로 가보자!' 그러면서 기회를 봅니다.
오븐구이 딸기잼빵과 감자 양파 당근 치커리 실파 민들레까지 냉장고 안팎에서 소환해 지맘대로 내 맘대로 요리조리 쿡한 비말네 맛집 공짜 음식쟁반입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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