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늘근소녀 일탈기

양푼속 사라다밥

by 비말 2024. 4. 19.
320x100

캘리포니아 샐러드볼

미국식도 한국식도 아닌 비말이 짝꿍이 원하는 식으로 샐러드를 만들어 봅니다. 딱히 맛을 내 줄만한 과일도 채소도 없이 '옛날식 사라다~' 하는 말에 생각나서 시작은 했는데 아무 생각도 없어 우선 멈춤을 합니다.

엊저녁 산책길에서 만나졌던 하늘도 구름도 해도 나무도 예전 집 뜨락의 꽃말이 '순수함과 겸손' 이라던 하얀 카라꽃도 동쪽에서 만나지던 먼동도 24시 안에서 빙그르르 맴을 도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4월의 또 다른 하루입니다.

캘리포니아 4월-하늘-사라다밥-카라꽃
미국 캘리포니아 4월 하늘~ 사라다밥과 카라꽃

빛어스름 해그늘에

4월 다른 하루가 저무는 서산너머 조금남은 기운으로 온 몸맘을 쥐어짜는 해가 해무리를 만들어내며 '나도 좀 봐줘' 합니다. 오래전 캡쳐해 둔 정호승님의 詩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를 눈으로 읽다가 오늘의 블방 우물가에 올려봅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정 호승 詩)

하늘색 도화지가 이름없는 화가의 붓터치로 스쳐간 것처럼 빛 어스름 해 그늘에 투닥이고 사그라지면서 상채기낸 것 마냥 할퀸 자국 투성입니다. 캘리포니아 늦봄이 상처입은 꽃잎처럼 시들어 가면서 저들만의 향기를 품어내는 것 같습니다.

무명 화가의 붓터치로-하늘-빛 어스름 해 그늘에
무명 화가의 붓터치로 빚어낸 빛 어스름 해 그늘에

* 다양한 치즈를 블렌딩하여 만든 제품 '멕시칸 스타일 블랜드 치즈' 는 보슬보슬한 텍스처와 풍부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몬테레이 잭 치즈, 체다 치즈, 케소 케사디야 치즈, 아사다로 치즈를 섞어 만들어진 건데 피자, 스파게티, 그라탕 등에 사용한다는데 저는 별로라지만 짝꿍은 치즈맛이 좋다고 합니다.

* 캘리포니아 주변에서는 치폴레 (Chipotle) 와 같은 미식가들이 사랑하는 음식점도 많은데 비말네는 밖에서 줄서서 기다리며 내 돈내고 눈치밥먹는 걸 별로라해서 그냥 집밥으로 주로 합니다. 치폴레는 간단하고 저렴한 메뉴로 유명하며, 부리토, 볼, 타코, 샐러드 등 치즈 듬뿍넣고 만들어진 입맛 돋궈는 다양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양푼속 사라다-캘리포니아 샐러드 볼
양푼속 사라다~ 캘리포니아 다문화 생활권처럼

양푼속 사라다밥

젤로 작은 스테인레스 볼에 싹뚝깍뚝 모양도 정성도 없이 힘없는 칼질로 지 맘대로 지 뜻대로 잘라져 들어가 앉은 사과, 배, 바나나, 당근, 오이, 꿀, 케찹, 마요네즈, 치즈.. 샐러드 볼안에서 '다음은 뭘로?' 차례를 기다립니다. 전 세계인이 모여사는 캘리포니아 '샐러드 볼'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다문화' 딱 그 느낌입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적으로 작황이 좋기로 유명한 농산물 생산지로, 샌프란시스코 주변 지역은 '전 세계의 샐러드 볼 (The World’s Salad Bowl)'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지요. 양푼속 사라다에 찹쌀밥까지 옮겨 앉히고 엎치락 뒤치락 짝꿍 입맛에는 딱이라는데 저는 따뜻한 계란국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맛나게 먹었습니다.

사라다에 밥을 넣고-꿀맛으로
사라다에 밥을 넣으니 꿀맛? 맛평가도 하면서

코스코에서 사온 커클랜드 시그니춰 멕시칸 스타일 치즈~ 전엔 황금색으로 된 치즈를 매번 사다 사용했는데 요즘은 가격 때문인지 아예 나오지도 않더라고요. 멕시칸 스타일 치즈는 지퍼백에 나눠 냉동실에 보관 해두고 먹을 만큼만 냉장고에 두면 다양한 요리를 만들 때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치즈를 좀 많이 넣어 제 입맛은 못 잡았지만 짝꿍은 먹을만 했다고 하니 반은 성공입니다. 담번엔 야채도 넣고 새콤달콤 비말이 입맛까지 잡는 캘리포니아 샐러드볼을 만들어 볼까합니다. 양푼속 사라다밥이 조금 단맛이 더 나서 신김치를 먹겠다니까 짝꿍이 '먹을만 하니 먹어봐!' 말리기에 그냥 먹었습니다. 40년 넘게 가깝게 산 타국살이 그 세월도 한국식 우리 입맛은 바꿔지를 못 하나봅니다.

비말 飛沫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