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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짓는 여자

오란씨 파인 스무살

by 비말 202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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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꽃띠같은 마음되는 가을

새 글을 만들다가 갑자기 구찮다는 마음에 던져 버리고 티스토리로 들어와 지난 일 여년 매일같이 올렸던 포스팅들을 들여다 보다가 생각을 바꿥니다. 이왕 시작한 거 하는 날까지 해보자며.. 몇 시간 후면 변심할 마음을 다금질 합니다. 색바랜 편지방에서 이미 올려졌던 사진들도~ 벌써 먹고 사라진 음식들도~ 포스팅 사진으로 새콤달콤 황금빛 찬란하게 맞아주는 수 많은 '내 것들' 이 있어 손놓고 맘놓고 싶은 것들에 다시 힘을 내게도 되나 봅니다.

오란씨 파인 스무살 꽃띠 마음된 가을날

 

노랑노랑 잘 구워진 햄버거빵에 옐로우 치즈를 얹고 빨강 딸기잼과 오렌지잼을 발랐습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과 바삭한 느낌이 달달하고 고소하게 향을 퍼뜨립니다. 핫도그는 케찹과 바베큐 소스로 살짝 묻혀 한 입 깨물고~ 당근과 치커리는 건강식이라며 비타민 한알먹는 느낌으로 '싫으면 말고!' 비말네 앞뜰에서 봄부터 달려온 오렌지나무에서 오렌지 하나를 따서 씻어 썰ㄹ어놓으면 달콤새콤 '오란씨 파인' 7080년 서울에서의 광고 CM쏭이 갑자기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거울만 안보면 나도 스무살 꽃띠같은 마음이 되어.

불꺼진 키친에서 밤에 만든 비말이 김밥

 

어느 날 인플란트가 말썽이었던 짝꿍을 위해 만들었던 김밥사진을 찾아내고 웃습니다. 삶아둔 당근과 단무지를 마이크로 크기로 잘게 썰어서 김을 살짝 구으려니 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생김으로 아직은 따뜻한 밥에 소금 깨소금 참기름을 한 소끔씩 넣고 김밥이라고 말았는데 비쥬얼은 아닌데 맛이 있다며 짝꿍 오물거리며 맛있게 먹던 생각이 났습니다.

만두부인 속 터지는 사정을 누군들 알랴마는

 

만두부인 속터진 날~ 만두속을 만들어둔 걸 보더니 짝꿍이 잘 할수 있다며 쪼물딱거리며 만두를 빚었는데 어찌나 크게 만들었던지 죄다 속이 터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맛은 좋았습니다. 비록 숫가락으로 퍼서먹긴 했지만요.

해마다 가을 느낌주던 비말네 뜨락 석류나무

 

가끔 만나시던 비말네 뜨락 가을 풍경~ 석류가 혼자서 둘이서 속이 터져 입을 앙 벌리고 한 밤중에는 두두둑~ 알맹이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들도 날 정도 였습니다. 많고 많은 가을들과 함께 하면서 숫하게 쌓인 추억들이 내 것 남의 것 할 것 없이 'Yesterday is history' 어제는 추억이라면서 방긋 웃어줍니다.

이웃 96세 할머니를 위해 만들었던 비말이 쟁반

 

이사와 처음으로 사귄 96세의 이웃 백인할머니를 위해 만들었던 또 다른 비말이 쟁반을 보면서 요즘 '내가 마이 게을러졌네?' 혼잣말로 반성을 합니다. 보청기와 워킹 체어가 없으면 전혀 말을 듣지도 걸어시지도 못 하시지만 비말이 말만은 다 알아 들으시던 할머니~

뜨건물에 한 스푼 두 스푼 생강가루 푹푹 떠서

 

짝꿍 왈, '한국말로 24시간을 함께 하는 나보다 더 잘 알아듣고 둘이 잘 통하는 것 같다?' 자기가 할머니는 먼저 챙기면서도 살짝 심통이 났던가 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글 어느 계열회사에서 일 한다던 '손주가 모셔 간다' 고 집도 팔았는데.. 할머니는 요양 보호시설로 옮겨 가셨고 기다림에 좀 지친 것 같기는 하셨지만 그곳에서도 같은 분들이 많아 '행복하다' 고 하시네요. 96세 할머니의 '오란씨 파인' 그런 느낌의 스무살 시절은 참 미인이셨을 것 같다던 생각도 들던..

생강을 사다놓고 잊고 있었더니 비닐속에서 녹색으로 곰팡이가 피어 땅속에 묻어줬습니다. 요즘은 생강값도 예전같진 않은데 블방질 하느라고~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물끓여 생강가루 넣고 생강차를 마시기로 합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요즘 건강 잘 보듬으셨으면 합니다. 아, 옌날이여~ 그런 서글픈 마음말고 '지금도 괜찮아!' 그러시는 하루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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