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엔 난 뭘로 태어날까?
유월도 중순을 향하는데~ 아, 구찮아 '왜 불러?' 호박꽃 첨보나? 쓰잘떼기없는 짓 했다고 쫑알쫑알 마눌 잔소리 각오하고 땅에 숨긴 호박씨~ 그 '호박꽃이 피었다' 고 세상이라도 구한 양 불러댑니다.
호박꽃도 꽃이냐? 당연 꽃이지요? 애호박에서 늙은 호박까지 버릴 것 하나없는 사랑받는 아이들, 순호순이들 입니다. 사랑받을 만한 아이들과 눈맞춤하며 짝꿍한테도 '이뿌다 그치?' 뻘쭘해진 넘편은 늙은 지지배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게 웃기는지 피식 웃고 맙니다.
6월 (六月) 엔 내가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드려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이해인 (민들레의 영토)/ 6월엔 내가 (27-28 쪽)
걸어서 하늘까지 가는 길이 있다면서 유카나무는 삐쭉삐쭉 하늘을 향하고 석류나무 석류는 볼 빠알게 질 날을 기다립니다. 레몬은 노오랗게 질리고 뽕나무는 흥칫뽕~ 근데 이 유월엔 나는 뭘로 태어나면 좋을까?
흠뻑 취하는 뻐꾸기되어 빠꾹 뻐꾹 울다 지칠 즈음이면 세상의 꽃잎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피고지고 또 피면서 그 동안 제가 모르고 지나친 것들을 보여주겠지요? 아이리스 하얀꽃이 쌍으로 피어나 겹겹이 둘러 쌓인 꽃잎들로 '나는 어때?' 잘난 척을 하는데.. 이 6월엔 내가..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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