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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인동넝쿨을 보다

by 비말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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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꽃치즈 오렌지치킨

캘리포니아의 봄은 더딘 듯 모퉁이를 돌아 곁에서 알은 체를 합니다. 봄바람인가 싶으면 목감기를 유발하고 스카프로 목을 두르면 땀이 베여납니다. 요며칠 바둑이 할배의 성화에 뜨락에서 자리잡은 인동넝쿨 보느라 갈 길 바쁜 바둑이 할매 몸맘이 더욱 분주해지고 블방 '포스팅을 해? 말어!' 저울질을 해댑니다.

어제 가뿐하게 9홀 돌고 온 라운딩이 조금 힘들었던지 세상 모르게 자고 일어났더니 '뭐 먹어?' 묻습니다. '뭐 해줘요?' 하자 짝꿍은 자기가 하겠답니다. 이젠 저보다 잘하는 게 많으니 믿고 맡길만 한데도 '조금 기다리면 내가~' 못 믿는 체 하자 '알아서 볼일 봐!' 하며 키친으로 나가 냉장.냉동고를 여닫으며 주섬주섬 들어냅니다. 살짝 내다보니 치즈도 있고 치킨 가슴살도 있는데 플라워 또디아도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치킨 카사딜리아를 할 것 같습니다.

https://4mahpk.tistory.com/entry/%EA%B8%88%ED%99%94%EC%9D%80%ED%99%94-%EC%9D%B8%EB%8F%99%EC%B4%88%EA%BD%83

 

금화은화 인동초꽃

유월에도 쌍둥이 자매 금은화는 지난 5월초에 만나 신기해 하던 인동초, 금화은화를 다시 만나고 왔습니다. 6월 중순을 넘어서니 이뿌게 다닥다닥 붙어서 피던 금은화들이 시들고 조경사 작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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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넝쿨 금화꽃-치즈-오렌지-치킨-카사딜리아
인동넝쿨 금화꽃, 치즈 오렌지 치킨 카사딜리아

작년 2024년 6월 중순 정원사들의 무식한 가위질에 잘려 가지치기 당하는 인동초 꽃과 넝쿨들을 보다가 버려지는 줄기 4개를 줏어다 심었는데 하나남은 것까지 시들어 죽는 것 같아 잊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짝꿍의 손길로 마음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드뎌 2024년 3월 누렇게 죽은 것 같던 줄기에서 잎이 나와 가슴을 뛰게 합니다. 금화와 은화가 황금빛 찬란한 이 봄을 준비하고 있나봅니다.

인동넝쿨을 보다-비말네 뜨락-인동 넝쿨
인동넝쿨을 보다~ 비말네 뜨락에도 인동 넝쿨이

작년 한 해는 인동초에 꽂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쌍둥이 자매 금은화가 피고지고 또 피다가 하나씩 시들어가는 게 안타깝기도 했고 5월 부터 7월까지 꽃이 피고 9월과 10월이면 열매를 맺는다 했는데 억센 머신에 의해 꽃모가지째 넝쿨들이 죄다 잘려 나가기도 했고요. 허니써클이라고도 불리는 인동초가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글에 그 의리있는 뚝심이 맘에 들어서 그 가을과 봄을 잘 지켜 보겠다고도 했는데 이 봄 드뎌 그 봄을 만났습니다.

금화 은화-금은화-인동초 넝쿨-푸른하늘 흰구름
금화 은화 금은화 인동초 넝쿨과 푸른하늘 흰구름



데레사^^ 2023.05.04 06:55

오영수의 소설을 읽으면 인동초가 많이 등장합니다. 기억으로는 위장 나쁜 사람이 달여서 마시는 그런 묘사가 있었어요. 제목이 박학도 였지 싶어요. 오영수 선생님 본인도 위장이 안좋아 인동초를 마시는것 같기도 했어요. 향기 좋은 인동초가 주변에도 있나 찾아 봐야겠습니다.

비말 2023.05.04 12:51

데레사님의 팁에 잠시 유튜브 '책읽어주는 책방' 에서 오영수님의 소설 '박학도' 귀로 듣고 옵니다. 1955년 현대 문학에 발표한 단편소설, 6.25 전쟁이후 소시만의 생활상을 그린.. 쨔안하고 찡한 울림이 있을 것 같은.. 책으로 직접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인동초를 조만간 한번 키워보기로 하고 공부를 하려합니다. 그 동네 어딘가에도 많으실 것 같으니 놀이삼아 다니시면서 찾아 보시어요. 맛있는 점심 식사도 하시고요.

치킨 카사딜리아-오렌지-치킨-치즈-또띠아
치킨 카사딜리아, 오렌지, 치킨과 치즈, 또띠아

지난 해 오월의 '인동덩쿨꽃 금은화' 포스팅에서 데레사님과의 댓글 답글입니다. '색바랜 편지들 들고' 선 비말이글방 대화란에서는 또 다른 귀한 팁을 얻어가실 수도 있다는 걸 아시는 블님들은 다들 아시지요?

짝꿍이 만들어 낸 치킨 카사딜리아입니다. 플라워 또디아에 치즈를 얹고 구워낸 후 치킨은 후란이팬에서 앞뒤로 구워낸 겁니다. 오렌지는 나무에서 끝무리를 하는 애를 업어와 함께 합니다. 캘리포니아의 봄은 다시 인동초 넝쿨의 금화 은화 설화와 함께 이어질 것 같습니다. 고국은 토요일이시네요, 멋진 주말 즐기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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