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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짓는 여자

추억장을 넘기면서

by 비말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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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오늘도 추억장이야!

2019년 10월 24일 블로그 포스팅으로 올린 글이 보여 들춰내면서 '그 어느 해보다 바쁘게 살아낸다, 2019 년' 그런 글을 만납니다. 아직은 코로나 19가 '설마 니 까짓게' 그러면서 뉴스로만 귓가로 흘러서 듣고 디도스가 사부작거리는 것처럼 하던 때입니다. 추억장을 넘기면서 '내일이면 오늘도 추억장이야!' 혼자 옹알이를 합니다.

대추 좀 파세요~ 2019년 가을 대추차가 그리운 날

몇 년전에 그 맛을 알고 부터 그 집앞을 서성거리며 부럽기만 하던 대추나무가 있는 집, 담밖으로 떨어진 대추하나를 줏어 손으로 닦아 입에 넣는 걸 짝꿍이 미처 말리기도 전에 오물거리니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대추 좀 파세요' 하고 싶을 만큼~ 달고 부드럽고 향긋했습니다.

창과 방패처럼 살아내는 오늘은 내일의 과거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벨을 누르고 뜨락의 호박과 석류를 드렸더니 백인 부부의 넉넉한 마음씨가 한 소쿠리의 대추로 보내져 왔습니다. 대추를 씻어 생강과 함께 끓여 계피스틱 대신 계피가루를 넣고 마십니다.

2019년 폴더를 열고 추억장을 스쳐 지납니다

드라마속에서나 만나지던 이야기~ 나이 들어가는 아내들 장농속 외출복과의 씨름은 에전이나 지금이나 끝이 없고 기다림에 지친 남편들의 짜증 한사발은 종내에는 쌈박질로 변하고~ 헌데 비말네 집은 별로 그런 일은 없습니다. 똥머리 틀어올려 화장기없이 아무거나 걸치고 나서는 마눌보다 넘편이 조금더 시간이 걸립니다.

배추 한 박스 13포기 들은 게 $4.99 도 했는데~

동네에 라티노 (멕시코인) 이웃들이 늘어나면서 매운 맛 김치를 자꾸 눈독들이며 자기들이 해먹기라도 할 듯 ‘김치 언제 담아?’ 대놓고 묻는데 ‘아, 부담돼’ 그러면서도 넉넉히 담아 한포기씩 돌리기도 했던 몇 년전 김치입니다.

요즘 1 갤론짜리 배추김치가 $20 도 넘네요

김치를 자주 담다보니 실력이 늘어 시간은 반으로 줄고 재료도 특별할 것 없이 배추 무우 파 양파 당근 젓국 새우젓 고춧가루 찹쌀풀 소금만으로도 땟깔 고운 배추김치, 무우김치들을 만들어 냅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추억 선물 희망으로..

며칠 전 담은 배추김치도 맛이 좋은데 사진이 여엉 아니라 못 올리고 오이김치들 세 가지는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으려니 시커멓게만 나와서 그만둡니다. 엊그제 사온 펌킨 (호박) 파이와 함께 오늘은 커피를 마십니다. 대추차가 그리운 계절, 2023년 10월 가을이 점점 내게로 다가오며 말을 겁니다. '내일이면 오늘도 추억장이야!' 살아있는 오늘 그 삶의 여정길에서 만나질 미지의 분들께 손인사를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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