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말네 맛집 점심차림 황태국
매일 하루 세 끼니를 찾아먹는 내 편인 듯 넘편인 짝꿍과 강쥐 바둑이는 근육살인지 비계살인지 남들 보기에는 좋아보이는데 똑같은 음식을 함께 먹는 비말이는 평생을 죽 한그릇 못 얻어먹은 비루한 모습으로 까칠해 보입니다. 5성급 호텔도 그 호텔 쉐퍼가 만들어주는 음식도 싫다는 게 아마도 답일 것 같습니다.
비말이네 맛집은 여전히 흥행하고 빈지갑 맨입으로 드나드는 손님은 딱 세 명이지만 마르지않는 샘처럼 물방울 불꽃 튕기면서 24시가 시끌벅쩍 합니다.
콩나물 황태국
어제는 지난번 사온 팩으로 된 황태와 콩나물을 넣고 콩나물 황태국을 끓여 점심으로 숨 고르기도 힘들 만큼 잔뜩 먹었습니다. 말이 황태지 냄새만 풀풀 온 집안에 진동시켰지 실상은 이미 국물을 다 빼고 만든 것처럼 진한 맛은 없었습니다. 짝꿍이 '담번엔 한 마리 통째로 된거 사야 겠네?' 할 만큼 끓인 정성을 못 따라줬지만 시원하게 찹쌀섞은 쌀밥 한 그릇씩 말아 잘 먹었습니다.
배추 겉절이 생김치
지난번 담은 배추김치도 잘 익었고 무우채, 석박김치, 파김치도 제대로 잘 익어 요즘 밥도둑이 따로 없을 만큼 점심 한끼는 포식을 하고 있지만 매일이 같은 반찬인 것 같아 김치담고 남겨둔 배추속을 뜯어 한 줌 정도 생김치로 주물럭 거렸습니다. 비록 배추 반포기도 않되는 한 줌이지만 찹쌀풀도 끓이고 새우젓과 액젓을 넣고 고춧가루와 파프리카가루까지 넣어 정성을 들입니다. '뭘 그렇게 까지' 옆에서 도우미라도 해 주겠다며 대기하고 섰던 짝꿍이 한 마디 합니다.
대추 생강차
해가 바꿔도 여전히 비말이네 메인 한방차는 역시 대추와 생강을 넣고 끓인 차 입니다. 사진은 예전걸 갖다 사용하고 느낌만 전해 드립니다. 이미 황태국으로 속은 다 풀렸지만 뜨건 생강 대추차가 생김치 느낌까지 깔끔하게 씻겨줘 속이 싸악 갈아앉으며 편해 졌습니다.
뭐든 잘 먹는 짝꿍과 함께 하다보니 못 먹는 것 없이 다 잘 먹는 편인데도 성격탓인지 살이 포동하게 올라본 적은 없어 어릴 때는 '뭐 좀 챙겨 먹여라' 친구들 집에 놀러가면 친구 어머님들께서도 걱정을 하셨는데 요즘은 그나마 '늘씬하다, 보기좋다' 그런 말로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세상 오래살고 볼일 이라더니 '말랐다' 고 비난받던 게 '늘씬하다' 라는 말로 바꿔집니다.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마음이 그리 바꿘 거겠지요?
비말네 맛집 점심차림
블방 글친구님들 장거리 단거리 여행길에 만나지는 맛집보면서 많이도 침 삼키고 부러워했는데 요즘은 둘이 맘맞춰고 손맞춰 뚝딱 삼씨 세끼를 돈 얼마 않들이고도 냉동.냉장고 털이해서 잘 해 먹습니다. 사진이 명확하지 않아 설명글이 필요함에도 대충 넘어갑니다.
맨위 왼쪽부터 콩나물 황태국, 배추로 겉절이 생김치, 왼쪽 아래는 파무침과 황태국, 수육 먹다남은 걸 고추장과 바베큐 소스를 넣고 볶은 겁니다. 그리고 옆은 찹쌀밥, 콩나물 황태국에 파도 몇 뿌리넣고 보글보글 끓이는 중입니다. 파김치를 위한 파데침에 먹다남은 이런저런 전들을 데운 겁니다. 그 외에도 김치 종류들 몇 가지 더 있었지만 사진속에서는 뺍니다. '그냥 간단하게 먹어도 다 맛있는데..' 부산떨어대는 마눌한테 쬐금 미안한지 배고프다고 할 때는 언제고 제 국그릇속 콩나물가지 들어다 먹는 짝꿍을 보며 힘은 들지만 밥상에 좀더 신경 써야 겠다고 맘을 먹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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