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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여행

봄에 대한 예의를

by 비말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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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과 2019년 4월 봄사진

지난 몇 년 동안 해놓고도 잊어버리는 게 '저 산에 한번 올라가 봐야지’ 하는 말 같습니다. 치매가 오는지 딱히 바쁠것도 없는 삶에 해 놓고도 잊고 눈맞춤으로만 짝사랑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굶다가 떡해 먹는다고 체할 것 같이 한번에 자동차안에서 흔들리며 스쳐 지나면서 찍힌 사진들로 포스팅해 올린 지난 몇 년간의 글과 사진들을 보면서 비싼 카메라에 신형 폰들 돈들여 사셔서 블로그 포스팅에 얘써시는 블로거님들께 좀은 죄송해지기도 합니다. 닷새가 멀다하고 산으로 들로 다니시면서 오랜 시간 운전하며 밤낮을 뛰시는데 말입니다. 거기다가 저는 봄에 대한 예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몇 천평은 되는 땅에 황금빛 찬란하게

2023년 4월에는 반성도 합니다. 봄은 늘 아지랭이 같이 와서는 동구밖에서 손만 흔들다가 살가운 인사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못 마땅하기도 해 그냥 싫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이 봄은 조금 더 가깝게 다가서서, 자동차 밖으로 나가서, 만지며 안녕 인사로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겨우내 잊혀진 듯 숨을 멈췄던 언 땅에서 싹튀운 살아있는 행복 시간들을 함께 해주는 게 봄에 대한 예의일 것 같습니다. 햇살 한 줌으로 황금빛을 발하는 들에 핀 풀꽃들을 보면서 잠시 행복해지는 마음처럼 4월 이 봄에게 예의를 갖춰야 겠습니다.

코로나 19를 모르던 2019년 4월 초

전에 어느 블로거님도 그러셨지만, '블로그라는 게 주인이 쓰는 글을 먹고 사는 건데..' 다른 블로그도 방문하고 조금 코드가 안맞더라도 맞춰드리면서 살갑게 해야 하는데~ 혼자만의 고집으로만 너무 일관한 것 같아 '그럴려면 아예 접는 게 어떨까?' 도 생각해 봤지만 종이 노트에 끄적이며 비밀스럽게 써내려가는 일기장은 이미 아니라는 마음에 역시 소리나는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글을 그냥 두기로 합니다. 그럴려면 매일이 그날인 그런 타령도 버려야 겠고 성격도 좀은 달리해야 겠는데 피를 바꿔 A형이 O형 될일 없으니 성격 좋으신 블로그 글친구님들 하시는 거 보면서 다시 블로그하는 걸 배웁니다.

동네 가로수로도 서있는 돌배나무 꽃

하아얀 꽃송이를 달고 파아란 하늘 아래 미니 솜방망이를 달고 선 아이들이 돌배나무 꽃인데 한국의 벚꽃과 똑같아 보일 대도 있는데 정확하지 않은 비말네 작은 사진들은 필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름표도 없이 게으러게 그냥 둡니다. 빛으로 그린 그림~ 빛으로 찍힌 사진~ 풀이지만 꽃이 피었으니 이름도 있을 텐데 폰에서 찾아내어 이름표도 달아주고 암튼 지금보다는 조금더 봄에 대한 예의를 갖춰보려 합니다. 황금빛 찬란하게 안장 높이 채우고~ 언젯적 노래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합창 연습할 때 배웠는데 지금도 가끔은 부르는 노래가 제목도 가사도 다 떨어져 나갔지만 늘 기분좋게 합니다.

디카로 끌어당겼던 2019년 4월 초 봄산

블로그 세상이 나를 얼마큼 변화하게 만들었는데 나도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아 일상의 녹록치않은 만남들에 안달복달할 것도 없이 할 수 있는 것들로 다시 채우려 합니다. 새벽길 마다않고 오신 흰날꽃별님의 '가을보다 더 좋아하는 봄' 이라시는 글에 잠시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봄이 데려오는 색깔들 중에 좋아하는 색이 3개 이상인데 참으로 그 봄들한테 섭섭하게 했던 것 같아 반성하며 다시 봄을 옆에 앉히려 합니다.

2023년 4월 초는 봄눈과 함께

블로그 글방에서 공감으로 댓글 답글 열심히 하는 것 만큼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면 몸도 맘도 고생을 덜 것을 알면서도 그 마음 하나 고쳐먹는 게 무에 그리 어렵다고 혼자 '독불장군, 독야청청' 그러면서 외로운 싸움판입니다. 외롭게 기나긴 겨울을 홀로 살아낸 '봄꽃나무'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장하게 살아남아 온 산과 들을 밝혀주는 4월의 풀꽃나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2023년 4월 초 사진과 2019년 4월 초 사진이 전혀 다른 동네에서 찍힌 건데도 같아 보입니다. 하아얀 돌배나무는 요즘 한국의 벚꽃을 닮아있고요.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춰 듯 봄에 대한 예의도 보여주면서 2023년 이 봄은 하나도 놓치지않고 함께 하려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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