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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여행

소풍가는 길처럼

by 비말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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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후

집밖을 나서 길 떠나는 일들에 익숙될 만도 한데 지난 몇 년간의 코로나 19 팬데믹들이 이미 온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도 남아 겁이 나서 집 밖을 나가기가 싫기도 했지만 다가서는 많은 것들이 별로 몸맘에 기분좋게 친절한 것 같지도 않아 짝꿍이 암만 꼬시고 겁박을 해도 꿋꿋하게 앉아 블로깅만 하고 놀았습니다. 그 조차도 너무 오랜 세월 해서인지 심쿵 대신 심란할 때도 있지만요.

오일 장터처럼 생선도 팔면 좋을 텐데요

블방의 많은 글친구님들처럼~ 비도 그쳤는데 봄볕도 좋은데 잠시 잠깐이라도 간단한 먹꺼리 싸들고 길을 나섭니다. 개스값이 비싸다고 자동차 체인으로 묶어두고 살 수는 없잖습니까? 등허리를 혼자 일으킬 수도 없을 것 같은 날에도 압축붕대 둘둘 싸메고 사닥다리 타고 올라서서 천정 페인트 칠도 다 했는데.. 골프채도 휘둘러 대고 잔디밭에서 공 찾으러 사방팔방 헤메기도 하면서 집밖 나서기를 싫어라 했습니다. 주말이면 그라지 세일이나 멀리 산에도 다녀오고 했는데 그 동안 너무 게으럼 피우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두어 시간만 넘게 달려도 전혀 다른 세상

미국과 한국의 삶이 생활 습관도 살아내는 방법도 같은 듯 다르지만 사람들의 마음들은 하늘과 땅 차이처럼 멀게만 느껴질 때도 있더랍니다. 타국에 산다고 한국인이라고 한글을 함께 사용한다고 해서 보고 듣는 것들이 다 똑같지도 않고 남녀노소 나이 때문만은 아닌데도 참으로 많은 느낌의 장애를 넘어서야 하는 일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너무 오랜세월 이방인들로 살아서 일까요? 오늘 아침에도 짝꿍은 '우린 이제 한국가서 못 살겠다' 그러면서 40여년 비운 내 나고 자란 그 땅을 마음에서 들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나이들어 가서 살다가 묻히고 싶은 땅이었는데..

몇 시간후 다시 돌아올 때는 이미 파장?

몇 년 전까지도 미국은 주말이면 자기네 집 차고문을 올리고 그라지 (차고) 세일을 하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헌 물건들도 있지만 새 것들도 많았고 가격은 거의 공짜다시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게 코로나 19 때문에 중단을 했는데 요즘 다시 여기 저기서 시작을 하나봅니다. 작은 마을을 지나다보면 아예 공터에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나 싶게 온갖 것들 다 모아놓고 물건들을 팝니다.

미국 방문 때, 동네 골목길을 지나 혼자 산보 나가셨던 큰오라버니께서 입던 속옷들까지 파는 걸 보고 기겁을 하셔서 많이 웃기도 했더랬는데.. 가끔 그런 사람들도 있고 그걸 또 사가는 이들도 있고 세상은 요지경이지요. 한국에는 삼일장 오일장 그런 것들이 있어 참 좋았는데요. 이젠 블로그 안에서만 만나지는 풍경화들 같습니다. 블로그에도 코코 이불점 사장님, 비단장수 왕서방님 (비단왕) 댁에 가면 팔딱 팔딱 뛰는 생선들은 기본으로 장터 구경을 시켜 주시지요.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오렌지꽃

내 집 내 방안 컴앞같이 안정되고 아는 이 많은 곳은 세상 천지 아무 곳에도 없으니요. '누구님, 누구님' 닉만 불려져도 반가운 미소로 글과 공감으로 다가서 주시는 분들이 지구별 끝에서라도 달려와 주시잖습니까~ 평생 그렇게 살아낼 수만 있다면 나쁠 것도 없지만 그건 아니지요? 아직은 억지로 머리 끄댕이 잡혀 끌려나가는 마음으로 길을 나서긴 하지만 한 발짝씩 다시 컴앞을 떠나 자동차에 몸을 싣고 앉아 세상 구경을 나섭니다. 창안에서 창밖에서 만나지는 수 많은 이야기들이 컴화면 속에서 만나지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들 입니다.

몇 시간만에 다시 돌아오는 길들에 만나지는 하늘과 땅은 또 다른 느낌들입니다. 해 길이도 해 그림자도 조금더 친절하고 친근해져 '또 만나자' 절친처럼 마음을 들뜨게도 하고 자주 나와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집 동네로 들어서는 길은 한 동안 떠났다 돌아온 것처럼 더 반갑습니다. 복숭아꽃 오렌지 꽃들이 '나야 나!' 카메라 한번 눌려 보라며 성화들 댑니다. 그러자, '하늘아 너도 함께 서봐' 몇 칵 찍어내고 이젠 익숙해 진 골목길을 들어 섭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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