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차창밖 풍경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자동차를 달리면서 오늘 하루에 일어날 수 많은 일들은 일단 저쳐두고 차창 밖을 스치는 풍경에 눈멀고 정신줄놓고 날씨도 안좋고 성능도 안좋은 폰카를 치켜들고 싱글벙글입니다. 3월의 꿈꿔던 봄이 눈앞에서 펼쳐집니다.
유채꽃일까? 혼잣말처럼 하는데 짝꿍 '모르지!' 자기가 모르는 거 나도 알기에 '안 물었는데..' 속으로만 하면서요. 유채나물도 지난 번 먹어 봤으니 이젠 친해진 봄꽃과 봄나물입니다.
생전 처음 가보는 길을 구글 지도로만 공부해 가는 길이면서도 걱정이 없습니다. 뉴스로만 보던 캘리포니아가, 그 길들이 생각보다는 좋아서 였던지 걱정하며 나선 길인데도 느긋하게 일찍 나선 길에서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봄은 꿈나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Spring~
동네에서도 비가 온다더니 몇 방울 떨어지다 말았고 한참을 달려와도 구름만 겁을 주지 아직은 괜찮아 몇 캇 정도만 잘 나와도 내일 포스팅에는 '소용 닿겠네!' 그러면서 '둘다 같은 마음입니다. 넘편이 언제 내편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블로그 사진 얘기에 매일 길 나서시는 글친구님들 얘기에 '그 분들 참으로 대단하시다!' 함께할 수 있는 대화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하늘색이야 뭔들 어때~ 먹구름 흰구름 노래도 이중창으로 불러대며 음정박자 무시하고 따라 부르는 짝꿍한테 눈치도 안주고 창밖으로 창안에서 열일을 해댑니다. 사진 잘 찍히라고 자동차속도 조절해 주는 넘편한테 '괜찮아요, 뒷차들한테 불편줘..' 안 찍히면 버리고 잘 찍히면 사용하고~ 그 옛날 사진관에 가서 맡기던 '현상필림도 아닌데, 뭐!' 해 가면서 창에서 눈을 못 뗍니다.
따뜻하게 온도 맞춴 쇼파도 좋고 등받이도 편하고 밤새 뒤척이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기분도 멀쩡허니 차창도 열었다 닫았다 새벽부터 우산 찾다가 보온병 찾다가 우비 코트 찾다가 아무 것도 못 찾고 그냥 나온 찝찝함도 다 날려 보내고 무거운 하늘색과는 달리 말끔하게 차창밖을 스치며 지나가는 것들이 콧노래를 절로 불로 냅니다. 계속 쏟아지던 비 덕분에 아스팔트는 먼지 한톨 잡아내기도 힘들 성 싶습니다. 추월하는 자동차도 큰 대형 추럭들도 없어 평화 그 자체입니다.
나중에 시간되면 저 길로 한번 가 보자며 카메라 당겨 찍은 사진속 길을 보며 둘이는 지금 어디에 뭔 볼일로 가는지도 잊고 바깥 풍경에 푸욱 빠져 놓친 사진들을 아쉬워 합니다.
40년 이쪽 저쪽 캘리포니아 안에서 살면서도 못 가본 곳들이 참으로 많다는 걸 길 한번 나설 때마다 느끼는 요즘입니다. 아프지말고 험한 일 하지도 당하지도 말며 남은 생은 조금더 일직선으로만 가고 싶은 안전위주로 마음을 정합니다.
비말 飛沫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