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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연붉은 홍화협죽도

by 비말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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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봄같은 가을속에서

지난 여름 '유도화꽃 버섯요리' 라는 제목으로 티스토리 포스팅글 사진을 올리고 이 가을, 고국은 벌써 첫눈도 내렸다고 하는데~ 다시 그 집 앞을 지나면서 연붉은 홍화협죽도, 유도화를 만났습니다. 여름의 핑크빛 연분홍이 조금더 짙은 진분홍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쿨하게 파아란 하늘아래 '나, 이뻐?' 서로의 어깨를 겨누고 잎과 줄기를 걸친 체 흐뜨러지게 피어들 있었습니다.

유도화 Oleander 연붉은 홍화협죽도

 

혹시 처음이신 블로그님들을 위해 유도화에 관해 조금더 설명글 드리자면~ 꽃말은 '주의, 방심은 금물, 위험, 심각한 우정' 이라고 합니다. '독성으로 보면 무서워 가까이 하기도 싫은데 저리 아름다운 꽃색과 치료제로도 좋다니 살짝 키워보고 싶은 마음도 됩니다.' 라고 저도 그리 글로 써놓고도 그예 몇 달을 잊고 살았습니다. 지난 여름의 연분홍색보다 조금더 붉어진 꽃색이 '연붉은 홍화협죽도' 라는 이름으로 이 가을에 걸맞아 보입니다.

캘리포니아 봄같은 가을속에서, 유도화

 

유도화, 협죽도 Oleander, Seweet Scented Olender, Rodsebay~ 원산지가 인도이며 Indian Oleander 라고도 불린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 자생한다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도로변이나 산길 혹은 집앞에서 많이 만나집니다. 꽃색은 분홍 노랑 하양색이 주를 이뤄고 연붉은 홍화협죽도, 흰협죽도, 노랑협죽도 그리고 겹꽃으로 된 만첩협죽도가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위키백과에서 알아낸 겁니다)

지난 여름 8월의 태양 아래 연분홍 유도화꽃

 

붉은 색도 분홍도 연분홍도 시러라하던 6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이젠 일부러 그 꽃색들에 눈맞춤하며 '이뿌네!' 알아 듣던가 말던가 혼잣말로 칭찬까지 합니다. 지난 여름 8월 초에는 멋도 모르고 가까이서 이뿌다며 만지고 난리굿을 했는데~ 조금 떨어져 옷에도 몸에도 닿지않게 간격을 둡니다. 블로그 포스팅 사진은 색도 안 변하고 참으로 곱기도 합니다. 올가을엔 선물로 받고도 붉은 색이 싫다고 쳐다보지도 않던 분홍 브라우스도 입어볼까 합니다.

파아란 하늘아래 진분홍 유도화 초록 잎줄기

 

올 가을엔 폰카만 살짝 끌어당겨 찍습니다. 혹시라도 독성이 내 여린몸을 건디려 '아파라' 할까봐서요. '나, 진짜로 늙었나보다' 딱히 다른 대답을 기다린 건 아니었는데 눈치없는 넘편은 꼭 한 마디 거듭니다. '할머니야~' 누가 그걸 모르나? 살짝 속이 꼬이긴 했지만 스치는 바람에 흔들리던 꽃잎하나 떨궈는 유도화를 보면서 '아, 어떡해!' 안스런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이미 지붕을 올라서 나무로 자란 유도화꽃대

 

오후 2시가 넘은 시간 비가 온다더니 비 커녕 햇살이 비타민 D 영양제 먹는 대신 자연산으로 만나라고 어찌나 성화를 대는지 점심을 먹고 노곤해지는 몸맘을 끌고 비실거리며 밖으로 나와 봄같은 캘리포니아의 늦가을을 만났습니다. 하늘은 파아랗고 공기는 맑고 병든 달구처럼 졸다가 나가 만난 가을같지도 않은 가을이 참 이뻤습니다. 마음이 온통 연분홍 꽃색이 되어 유도화 그 꽃말도 잠시 잊고 '주의, 방심은 금물, 위험, 심각한 우정' 손톱에 봉숭아 꽃물 들이 듯 마음에 연붉은 유도화 꽃물을 담습니다.

봉숭아꽃처럼 손톱에 물들 것같은 유도화꽃

 

고국의 첫 눈소식에 서울 명동거리의 어느 골목길들을 떠올리며 가뿐하고 따뜻해 좋았던 캐시미어 코트를 추억속에서 꺼내 입어도 봅니다. 지금쯤이라면 저런 이쁜 연분홍 꽃색으로도 입어볼 텐데~ 아쉬운 맘 뒤로 하고 춥지않아 좋다는 생각에 비실거리던 몸맘에 화색이 돕니다. 오늘도 멋진 주말 즐기시면서 좋은 생각으로 미운털 뽑아내시고 고운털로 포근한 시간 가지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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