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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1989년 JCPenney 백화점

by 비말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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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JCPenney 백화점

미국에서도 꽤 유명한 백화점 JCPenney에서 1989년 남성복 정장 매장에서 일을 할 때를 문득 꺼집어 냅니다. 모두들 금.토.일요일 주말 근무를 피하고 않하려할 때 남의 시간까지 바꿔줘 가며 일을 했고 학교 수업이 ;비는 시간은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했는데 그 때는 초과 수당이라는 게 있어서 제 시간 이외의 시간에 일을 하게 되면 시간 수당이 배가 되기도 하고 보나스도 푸짐하고 상사들 눈에도 들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아니지만 비요일이니

미국의 공휴일, 특히 방학때 모두들 휴가를 떠나고 고향으로 다니러가고 혹은 집에서 가족과 쉴 때면 손님도 없는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던 JCPenney 매장에서 옷 정리하고 있으면 멀리서 잠시 짬을 내 보러왔던 짝꿍한테 들켜 '그만둬' 성가스런 독촉 (?) 까지 받으면서도 사다준 불고기 백반을 아껴 먹으며 일을 하곤 했던 때를 잠시 떠올려도 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드셔요, 어차피 눈찜?

마음이 모질지 못하고 친절하고 빠릿 빠릿한 (?) 비말이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두 줄이 되는 날에도 화장실도 못 가고 동동거리면서도 단 한 사람도 놓치지않고 친절 봉사하며 나중엔 '땡큐 카드' 까지 메니저님을 통해 받았던 그런 날들을 문득 떠올리면서 '내가 늙었나?' 아니면 "게을러 졌나?' 반성 아닌 반성으로 묻고 따져도 봅니다. 남성복 매장인데도 주로 여성분들이 손님이셨는데 가끔 한국분도 계셔 제 직원 할인 쿠폰 (30%) 으로 도움을 드리기도 했던 날들이 그립기도 하나 봅니다.

 

어느 비오는 날 비말네 뜨락 석류들은

창밖에 보이는 계절은 봄이 올 것 같은데 하아얀 뭉게구름 두둥실 코발트빛 하늘은 가을 날 같은데 옷깃을 파고드는 삶의 감각은 살을 꼬집고 뼈를 두드리 듯 아프게 느껴 지는 건 겨울이 맞나봅니다. 엊저녁부터 내린 비로 몸맘이 '아파라' 하는데 아직은 젊은 날 남의 나라 땅에서 공부하면서 남의 돈 받으며 눈치껏 일 해내던 날들을 떠올리며 깔딱울음이 별로 서럽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게 다 지금의 비말이를 꼼질거리게 하는 힘의 원천일 테니요.

일터에서 부엌에서 혹은 컴퓨터 앞에서 각자의 일에 정성을 쏟고 계실 블방안을 소리도 없이 조용히 그림자 되어 떠돌아 다니면서 깊고 푸른밤을 지나 블방나들이 나설 준비중이신 블님들을 떠올리면서 동네 사랑방에 모여앉아 수다 떨 듯이 함께 글동무 해주시는 불친님들을 머리속에서 한분 또 한분 떠올리면서 '감사합니다, 숨쉬게 해주셔서요' 혼자의 마음으로 인사도 여쭙니다.

 

한 때는 이 정도는 마셨는데, 막걸리를 찻잔에

JCPenney 백화점에 근무할 때는 아직은 야들야들한 꽃띠였는데 더러 '너 일, 언제 끝나니? 라며 은근 관심주는 철없는 머스마들 때문에 '나, 여전사야!' 그러면서 소머저로 분했던 린제이 와그너 흉내를 많이 냈던 그런 날들을 생각하면서 조금더 힘내고 '부지런해져야 겠다' 며 혼잣말로 옹알이를 해댑니다.

암탉처럼 꼭꼭꼭 찝기만해 '아파라' 하실 글친구분들께는 비말이도 한 때는 '여전사' 아니고 '꽃순이 였습니다' 그러면서 '잘 좀 봐주시어요' 안부도 놓치지 않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아니지만 눈찜도 하시면서 마음에 드시는 날 만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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