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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23 유월이 저문다

by 비말 202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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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고국의 달력은 그리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하고도 캘리포니아는 6월 29일 목요일이지만요. 남들보다 하루를 더 살고 16시간 일찍 달리다보니 정신줄 놓고 살아지는 시간들입니다.

비말네 뜨락의 쟈스민, 콩꽃, 민들레, 치커리, 석류꽃

오래전 아이적 칼라풀한 생각들로 만나지던 수 많은 것들이 이젠 흑백으로 재조명 되면서 더욱 뚜렷해지는 것도 같습니다. 새벽잠에서 무슨 노래를 흥얼거린 것 같은데 기억은 흐릿하고 잠이 깨자 이미자 노래 '아씨' 가 생각났습니다.

하양쟈스민, 분홍콩꽃, 노랑민들레, 보라치커리, 빨강석류

여자의 일생, '시집살이' 가 대한민국의 눈물샘을 자극하던 소설들이 라디오극으로 영화로 드라마로 만들어지던 시대를 넘어 케이블에서 빛의 속도로 달리는 '며느리살이' 가 되고 마눌 눈치보며 사는 넘편들이 더 많다는 요즘인 것 같긴 합니다만. 지난번 Woodbin Jay님과의 댓답글 대화에서 서울에 영어 표기가 너무 많다는 제 댓글에 주신 답글 '시골 사시는 시어머니가 바로 찾아오지 못하게..' 가슴이 꽉 막힐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억지로라도 남한테 친절을 베푸는 이들께 감사한 마음이 되기도 하고요.

비말네 뜨락을 넝쿨째 기어 다니던 호박꽃과 애기호박

일일연속극 '아씨 253회로 막을 내렸다' 는 기사들은 지난 50여년 참으로 많이도 보고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40년 가까이 사는 제게는 먼 듯 가까운 엊그제의 일처럼 다가서기도 하고요. 1970년 3월 초에 시작해서 1971년 1월에 끝났다는 군요. 비말이는 아직 어릴 때라 보다말다 한 드라마지만요. 이미자 노래, 임희재 극본, 김희준 (여주인공), 김세윤 (남주인공)

진홍색 석류가 그 꽃이 이젠 비말이를 잊었겠지요?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탄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옛날에 이 길은 새색시 적에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어디선가 저 만치서 뻐꾹새 구슬피 울어대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아씨 주제가/ 이미자 노래

자카란다나무 보라꽃이 쓰레기통을 장식했던 날

간혹 '비말이 너 글은 이해를 못하겠다' 시는 블님들께는 죄송하긴 합니다만. 앞으로는 혼자 너무 많은 인터넷검색 공부로 앞서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기본에는 좀 충실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도 있네요. 여자의 일생을 흑백으로 돌아보는 시간은 아니지만 6월의 마지막 날 한 해의 절반을 뚝떼어 먹히는 시간 갑자기 새벽 잠결에 다시 떠오른 생각들을 짜집기 해봅니다.

인동초 금화, 비말네 뜨락아이도 아닌데 찬조 출연

정신병동 색바랜 편지방도 아닌데 조각난 기억들과 색바래 흐릿해진 많은 것들이 마음에서 눈빛으로~ 생각에서 손가락 사이로~ 소속도 불분명하게 뜬금없이 튕겨져 나오기도 합니다. '남과 여, 흑과 백, 밤과 낮, 내 창작품' 딱 부러지게 금긋고 묻고 따지고 가릴 수도 없이 이젠 두리뭉실 '우리껏' 그러면서 24시를 달리며 살아냅니다. 블로그 글친구님들, 아프지만 않아도 복권탄 기분되는, 맘 맞으셔서 땡 잡으시는 2023년 6월 30일 끄트머리날 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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