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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바랜 편지를 들고

우리 오다가다 만나다

by 비말 2026. 1. 28.

공식적인 마지막 날도 공표된 새 날들도 다 떠나 보냈습니다. 망년회, 서울 종로통, 종각, 파고다 공원, 을지로, 명동 성당밑 2층 학사촌주점.. 오다가다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우리. 바쁘고 분주했던 그 이십대를 등 떠밀리면서.

만났던 곳을 떠나 스무살 중반을 혹은 끝마무리를 남의 나라땅에서 다시 시작했고, 불혹의 나이에 조금빨리 조금늦게 감당도 못해 낼 새로운 도전을 하더니만 이순 (60) 의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바라보면서 뭔 희망을 이리도 꿈꾸고 노래하는지.

란타나 꽃말-엄숙함-강한 인내심-변화
란타나 꽃말-엄숙함-강한 인내심-변화

 

불행이라면 불행이었고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던 곁을 스쳐간 날들, 그대도 그들의 삶도 나의 지난 한 세월 발자취들도, 이런저런 하나씩 더해져간 수 많은 사연들이 적힌 탁상 달력도.

란타나 (Lantana) 꽃말은 '엄숙함, 강한 인내심, 변화' 칠변화라 했는데, 왜 비말뜨락 연하늘색 란타나 꽃은 변하지도 않는지.. 기여이 가지째 뿌리째 잘려 쓰레기통으로 달려나갑니다.

보라 Lantana-쓰레기통으로 뽑혀나갑니다
보라 Lantana-쓰레기통으로 뽑혀나갑니다

 

누구에게는 작은 위로의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의 메세지로~ 누군가를 살리자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죽이자는 말로.. 이렇게 저렇게 전해질 너무도 뻔한 말, 그러나 언젠가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에 담길 그 것들.

분홍 제라늄뒤에 숨어본들-같이 사라질 걸
분홍 제라늄뒤에 숨어본들-같이 사라질 걸

 

담는 자루가 좀 낡았으면 어떻고 구멍 났으면 또 어떠리~ 아직은 부지런한 손도 남는 시간도 있으니 '꿰어써면 되지, 뭐!' 올곧은 마음 하나, 섬섬옥수 고운 손, 고른치아가 아니더래도 이쁜 글 정겨운 말 쏟아내어 그대 맘도 내 맘도 족하면 됐지.

비말뜨락 란타나-왜 색이 안 변하지-석류꽃
비말뜨락 란타나-왜 색이 안 변하지-석류꽃

 

남이 버린 잡동사니 줏어다 씻고 닦고 기름칠해 다시 쓴다고, '니 거지니?' 하진 않을진대.. 쓰레기 봉투 잘 골라 사용하고 분리수거 잘하고, 내 아까운 시간나눠 누이좋고 매부좋고 도랑치고 가재도 잡는 꽃동네 새동네 블방동에 둘러앉아.

좋은 글 맘에 와닿는 말 같이 나눠고자 펌질해온 것들~ 느낌표(!) 물음표 (?) 쥔장맘도 담아 놀다가, 물고 뜯고 씹고 찢어도 맘의 분이 풀리지않을 것 같은 일 만나지거든 '에이, 더러버라' 문걸어 잠그고 손수건 흔들며 혼자 등 돌려 떠나도 늦진 않으리.

쟈스민-하늘색 란타나-2012년 1월-비말뜨락
쟈스민-하늘색 란타나-2012년 1월-비말뜨락

 

대자보 화들짝 박음질 볶음질 쌈질 욕질로 쌍무지개 띄워 글방 도배지로 이방저방.. 문지방닿게 퍼다 바르지들만 마시고, 둘러앉아 사람 냄새나고 훈기있는 글들로 함께 풀어보심이 어떠 하실지. 오다가다 만나지는 언젠가의 그 날에도 부끄럽지않을 우덜을 위해.

새해 벽두에 금주, 금연, 금식으로 몸살앓을 일 없는 비말이는 이렇게 시작해 봅니다. 웹세상 블방 글친구님들! 내게도 환갑이라는 또 다른 생일을 맞을 기회가 있을까? 이순 (60) 의 벽이 너무도 높게만 생각되던 그런 날들도 있었습니다.  (1-3-2012 飛沫)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