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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바랜 편지를 들고68

암탉과 병아리들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뜨락에서 사계절을 피고지고 또 피우는 다육이, 암탉과 병아리 꽃입니다. 왼쪽위 하얀 나무둥치는 배롱나무 (목백일홍), 어느 해 초봄에 찍힌 사진입니다. 한국의 제주도나 남쪽동네의 유채꽃 대신 보며 마음달래는 꽃이기도 합니다.꽃말이 '보호와 모성애' 라는 Hen N Chicks (암탉과 병아리들) 들이 비말뜨락에서는 별로 이뿜을 못받고 버려진 체 지들만의 리그로 살아내던 악착 (?) 같은 의지의 식물들이었습니다. '암탉과 병아리 (Hen N Chicks핸엔 칡스)' 로 알려진 다육식물 Sempervivum (셈페르비붐) 이라는 식물 그룹에 속한다고 합니다. 장미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으며, 큰 식물 로제트 (암탉) 주변에서 작은 로제트 (병아리) 가 돋아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돌나물과에.. 2025. 4. 10.
모종의 습관사이 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 매일 일기를 써는 숙제가 주어지고 게으름 피우다 한꺼번에 일주일치를 써놓고는 요일과 날짜는 그 때마다 맞췄는데 날씨가 문제라, 손쉬운 그림부터 일단 그려놓고 마무리를 했더랬습니다. 내가 보기엔 완벽한데도 울동네 신내린 선이 고모보다 더 영험한 울담임샘한테는 안 통했던 60년 전쯤을 떠올리기도 합니다.날씨 외울 걱정도 없이 실시간 알려주시는 스맛폰과 블글친구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밤낮을 바꿔가며 소리나는 일기장을 채우기도 하는 시간들. 한글로 시작했던 20여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변함없이 컴퓨터를 열고 들어와 블방동 새벽을 달립니다. 웹로그 (web log)' 의 줄임말이라는 블로그 (blog) 라는 글이 사전에 없었던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블로그.. 2025. 4. 9.
아무도 아닙니다 숙이 조모: 누고?숙이: 아무도 아입미더, 숙입니다.조모: 그으래, 아무도 아이네!숙이: 예에, 맞십니더. 어릴 때 우리 뒷집에 살던 숙이하고 그녀의 할머니가 부엌문과 안방을 사이에 두고 늘 오가던 말이었습니다. 숙이는 전설따라 삼천리 영화나 얘기속의 사연처럼 강보에 쌓인 체 그 집 대문간에서 줏어 길러졌다는.. 온 동네가 다 아는 비밀도 아닌 비밀입니다.나보다 두 살 더 먹은 눈이 크고 까무짭짭하게 생긴 착하고 순하디 순한 아이였습니다. 당연히 언니뻘인데 그냥 이름을 부르며 그 집 누렁이 넘나드는 틈새로 둘이 오가며 온갖 요시락을 떨며 놀았던 비말이 어릴적 동무입니다. 네살 터울의 여동생한테 시종처럼 부림을 당하면서도 늘 해맑게 웃던 그녀.. '숙아, 니는 성 낼줄도 모르나?' 하고 물을라치면 '어데~.. 2025.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