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꽃잎이 떨어지는 날
별똥별이 떨어져 노오랑 별꽃을 피우면서
암탉과 병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한국에서는 아주 귀하고 곱게
예쁜 화분에 담겨 보호받으며 키워지던데
비말네에서는 노랑꽃 필 때만 잠시.
햇볕과 물과 온도와 흙 그리고
좋은 비료에 더러는 영양제까지 맞아가며
공주같이 왕자같이 자란다던데.
화분 하나가 업동이로 들어와서
Hen and chicks (암탉과 병아리들) 집안팎
앞뒷뜰을 가득 채우며 난리 부르스.
누가 누가 더 크게 입을 벌리나
저요 저요 앞다퉈어 발뜽밟고 어깨너머로
새치기 하기없기~ 차례를 기다려줘!
보다 못한 쥔장은 오늘도 낫들고
쓰레기통 끌어다 엄포 놓으며 '차례 지켜!'
말없는 손놀림만 '미안타 사랑한다'
꽃도 없는 배롱나무가 벗은 몸
부끄러워할까 앞뒤옆에 병졸되어 지킨다
멀리 연분홍 제라늄은 얼굴만 삐쭉.
커튼 너머로 석류나무 밑에서는
숨죽이며 누가 먼저 꽃을 피울까 침묵으로
비말 정원을 녹색 화원으로 만든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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