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일상입니다. 70 (종심: 縱深, Depth) 은 '세로로 깊다' 라는 뜻을 가진 나이 일흔살을 일컽는 거라는데, 한국어도 한자어도 영어도 아직은 제 것으로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것도 같습니다. 물릴 수 있다면 다 물리고 새로 쓰고 싶은 나이입니다. 뭐 다시 젊어지고 싶다는 건 아니고요.

일흔개의 숫자가 눈앞에서 깨방정을 떨어대는 지금쯤은 뭐든 '척척' 다 해내고 준비돼 있어야 하는 게 맞는데.. 매분 매초가 고민이고 무겁습니다. '점심 뭘로 하지?' 하면 넘편 얼릉 '아무거나 먹지 뭐!' 자동답이 나오는데 그게 그리 쉽지많은 않습니다. 아바타도 아닌데 넣으라는 대로 자꾸 넣다보니 김치찌개가 "종가김치 스팸두부파" 라는 무시무시한 행님포스를 냅니다.

지난번 종가김치 많이 사왔잖냐면서, 연두부도 딱딱한 두부도 많고, 스팸과 햄도 많은데 뭔 걱정이냐는 넘편 말을 다 듣고 있노라면 '비말맛집' 에 직원 두어명은 더 뽑아야 할 것도 같습니다. 찹쌀도 10 푸대나 사다놓고 고구마도 많고.. 진짜 먹을 게 많습니다. 근데 문제는 하다보면 2 식구 먹을 걸 대 식구껄로 한다는.. 손큰 마눌.

지난 블로그 포스팅들을 열다보면 '내가 저런 것도 했네?' 하는 글.사진도 만나지고 더 오래전 젊은 날들에 쓴 글들에서 '내가 저런 걸 하고자 했구나!' 하면서 신기해 하기도 합니다.

'하루를 쌓아가는 것에 집착한다고 할 만큼 무섭게 실행하는 인간형에 속한다' 는 비말이, 조금 느슨해지려 얘도 써고 '낄끼빠빠 (Know when to join in and when to step back)' 라는 걸 실천하려고도 하지만 쉽진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하루를 기록하면서 24시를 아주 망치진않는 것도 같습니다. 하루 또 다른 하루를 이어가고 뒤돌아보면서 블방동 소리나는 일기장으로 남겨진 이야기들이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늘근소녀 비말이의 살아온 역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100%' 라고 오해하시면 않되시고요.

세일로 산 한국 종가김치로 스팸과 두부, 파 듬뿍넣고 국적 불분명의 "종가김치 스팸두부파" 라는 무시무시한 파벌을 만들어 속깊은 왁에 가득 만들어냅니다. 얌 (Yam: 서양 고구마) 과 한국마켓에서 사온 찹쌀로 '고구마 찹쌀밥을 쿠쿠한테 부탁도 하면서요.
2025.10.26 - [색바랜 편지를 들고/비말맛집 퓨전식] - 햄김치 완두콩밥
햄김치 완두콩밥
시월의 마지막 주말이 시작되어도 주말인지 주중인지 도대체가 아리까리하고 모호합니다. 안개속을 헤메다 갑자기 햇살 쏟아지는 곳으로 등 떠밀려 나온 듯 눈부시기도 하고요. 새 집으로 이사
4mahpk.tistory.com

"아무거나 먹지 뭐!" 그게 아무거나가 아닐 때가 참 많은데, 음식만이 아니고 참으로 많은 게 그 '아무거나' 에 소용 닿는데 제 자신 누구한테 그냥 지나치는 '아무나' 는 아니었으면 하는 맘도. 비말뜨락 란타나를 다걷어 내다시피 했더니 뽕나무가 뽕잎을 흔들어대면서 난리굿입니다.
일곱살 저를 꿈에 만나면서 칠십을 올라다보는 지금, 저는 방관자로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미운 7살과 종심 (縱深) 이라는 70, 어쩌다보니 열곱의 세월을 살아냈는데 아직도 아직입니다. 지난 번 오랜 글친구 프시케님의 글을 읽고 숫자로는 조금더 빠른 제가 늦게사 헤아려봅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