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복날을 부르고, 초복이 눈앞에서 홰를 칩니다. 닭날개 13개가 들어있는 1팩에 $5도 않되게 사와서는, 일단 날개끝을 가위로 잘라내고 속깊고 넓은 대형솥에서 끓여 물을 버리고 건재냅니다. 그러는 동안 팬츄리부터 냉장고, 냉동고의 온갖 야채와 넣을만한 것들을 줄 세워봅니다. 뭐가 돼도 되겠지 하면서요. 제목으로는 "닭날개뽕 초복삼계탕" 으로 해놓고 시작합니다. 남들 지갑들고 맛집가서 광고 때리고 열 일 하실텐데.. 너무 소소해서 낮간지럽지만 비말 (Splash) 이라 합니다.

한약재로 먹다남은 녹용, 도라지, 감초, 생강, 계피들도 어디 있을 텐데 필요할 땐 꼭 숨박꼭질이라 찾다가 시간 다갈 것 같아 눈에 보이고 있는 것들로 주섬주섬 준비를 합니다. 좀 웃기는 재료긴 하지만, 양배추, 양파, 마늘, 당근, 파뿌리, 감자, 대추, 뽕잎, 뽕나무대들로 먼저 시작합니다.

먹기는 좀 껄끄럽지만 건강식이라니 7곡찹쌀밥에 1곡 더 보탠 브라운 찹쌀로 8곡 찹쌀밥을 쿠쿠밥솥한테 맡깁니다. 짝꿍은 고소하고 달달한 게 맛이 좋다는데~ 아무나 좋으면 되지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뽕잎과 굵어진 뽕나무대를 씻어 냉동고에 둔 걸 꺼내 맑은 물로 다시 헹궈 채에 받치고, 초벌 삶아낸 닭은 한번더 헹궈 따로 그릇에 담아두고는, 아침 산첵길 호숫가로 나섭니다. 지난번 알하나 달랑낳고 힘들어하던 백점이는 혼자 물밑을 꺼꾸로 서서 놀고, 새 친구 거북이와 놀던 백돌이는 던져준 먹꺼리로 달려듭니다.


속깊은 대형솥 바닥에 통감자를 껍질째 (건강에 좋다니) 놓고, 이런저런 야채들로 채웁니다. 냉동고에 썰어서 얼려둔 양파랑 깐마늘도 한 줌씩 넣고 양배추도 채썰고 당근은 큼직하게 썰어, 뽕잎과 뽕나무대를 놓으니 대형솥 반은 가득찹니다. 예전 뽕나무로 닭고기찜은 많이 해봤지만 "닭날개뽕 초복삼계탕" 은 처음이라 살짝 긴장합니다.
그 위에 초벌 삶아 건져둔 닭날개들을 줄 세우면서 '똑바로 줄서!' 명령도 합니다. 대답은 엄한 곳에서 나오네요. 짝꿍이 "뭘 똑바로 줄서?' 하면서요. 삼계탕 백숙봉지를 뜯어 한쪽에 올려놓습니다.



그리고는 대추도 넣고 시간도 재지않고 끓이다가 시간을 보니 너무 오래 해서 국물이 절반쯤 없어졌는데, 살짝 아깝기도 하고 너무 찐한 것 같아 다시 물을 좀더 붓고 끓입니다. 닭날개 몇개는 튀겨먹으려고 따로 내놨다가 그냥 도로 투하~ 비말맛집 퓨전식은 엉터리 쉐퍼의 지맘대로 요리 조리쿡이라 이름도 맛도 늘 미상이고 미지수입니다.
2025.07.18 - [색바랜 편지를 들고/비말맛집 퓨전식] - 초복 닭날개 떡국
초복 닭날개 떡국
닭날개 (Chicken wings) 가 세일해 사왔는데 한글달력에 7월 20일이 초복이라고.. 미리 복날 음식이라며 해먹습니다. 복날에는 무더위로 지친 기력을 회복하기 위한 보양식을 먹어야 된다기에 한국에
4mahpk.tistory.com


늘 그러하 듯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니~' 비말맛집 퓨전식은 레시피도 없고 준비과정도 없고 블로그 포스팅으로 준비도 않된 상태에서 한번에 시작되고 진행되면서 이뤄지고 끝이 납니다. 이쁜 그릇에 담지도않고 식탁위에 꽃도 없이.. 누군가들은 '참 쉽게도 한다' 시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그 시간이 얼마큼 힘들고, 가슴 졸이는지 아시는 분들은 또 아시겠지요.
어쩌둔 둥 미국 캘리포니아 (7월 14일) 는 내일이지만 미리 "닭날개뽕 초복삼계탕" 이라며 억지 이름 하나 붙여놓고 맛나게 먹고 있습니다. 닭날개 13개에 $5, 있던 걸로 총동원 시켜 만든 삼계탕이라 따로이 지갑을 털리지는 않았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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