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순이 애련에 물들지않고
고구마순이 석류나무들 사이에서 '나도 좀 낑가줘~' 그러면서 자리를 잡더니 울타리를 넘어서고 아예 다른 나무들을 휘감고 올라섭니다.
어디 고구마순만 그렇겠습니까? '여전 하시네요. 인연이면 어디에서든 만나게 될 거라는 것에 희망 하나..' 그렇게 달랑 댓글 한 줄 남기고 떠나면 잊혀진 듯 사라지고 끊어지는 블방 인연들.. 스치고 지나다가 다른 이름으로 다시 만나기도 합니다.
블로그 댓글 한 줄 답글 한 줄에 울고 웃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고구마줄기 뻗은 사이로 하트모양 고구마순이 '알랴뷰 유' 가끔은 뜨겁고 더러는 차갑습니다.
어느 봄날 석류순 자라는 곳에 고구마 씻다가 조금 두껍게 깍인 껍질을 땅속에 묻었더니 싹이나고 잎을 내고 줄기가 무성하게 자라 온 뜨락을 점령합니다.
이른 아침 마눌 몰래 수도 호스들고 물주던 짝꿍 '나팔꽃이 피었다!' 나팔꽃이 왜 석류밭에서 피어날까? 의아해 하면서 나가봤더니 글쎄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 보랏빛 고운 꽃이.
바위 (유 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이틀이 멀다않고 고구마와 감자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제대로 된 사진 한장 남기지않을 때도 있어 지난 사진 잠시 빌려다 사용합니다. 요즘은 둘다 입맛이 뚝이라 아주 간단식으로 목숨만 연명합니다. 여전히 부지런한 바둑이 할메는 요리쿡 조리쿡 해대지만 간을 못 맞춰 눈으로만 먹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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