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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고독엔 밧줄이 없다

by 비말 202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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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버거와 수박을 다 먹고난 후

치즈버거 8개들이 5박스 마흔개를 사다 냉동고에 넣고 짝꿍은 치과치료 하느라 먹지도 못 하는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지난 40년 가까운 미국 생활속에서도 딱히 먹고 싶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데 거의 혼자서 다 먹다가 어제는 아침으로 둘이 먹었습니다. 치커리 대신 만다린 오렌지 (Mandarin Orange) 로 후식으로 합니다.

새벽에 찍은 사진이라 치즈버거, 만다린이 별로~

지난 번 겉모양만 찍어 올렸던 앵걸스 치즈버거와 둘째 시누가 코스코 카터에 막 던져넣은 수박 두덩이를 막판에 한번더 속을 보여드립니다. 냉동 치즈버거를 마이크로 오븐에서 녹혀 후라이팬에 살짝만 구우면 겉바속촉 먹을 만한 맛도 나고요. 저 치즈는 제가 안먹기 때문에 짝꿍한테 주기위해 녹히지않아 모양 그대로 입니다.

냉동실 넣기전에 찍어뒀던 사진만 올렸던 치즈버거

맛은 괜찮았는데 새벽에 찍은 사진이라 색도 모양도 맛 없어 보이지만 $5 세일인 줄 알았더니 $8 쯤 세일해서 $19.98 짜리가 $12 정도라니 하나에 2천원도 않되는 가격대로는 꽤 괜찮았습니다. 보기로는 저 것 가지고 양에나 찰까 싶었는데 저는 혼자 다 먹기도 많아 바둑이와 햄버거 패티는 고기라고 나눠 먹었습니다.

씨없는 수박이 그냥 달달한 느낌만으로 다가서고

혼자 남았을 때 (이 생진 시인)

다 떠나고 혼자 남았을 때 사람이기보다 흙이었으면 돌이었으면 먹고 버린 귤껍데기였으면 풀되는 것만도 황송해서 오늘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돌틈에 낀 풀을 잡고 애원하는 꼴이 풀뿌리만도 못한 힘줄로 더듬더듬 밧줄을 찾았지만 고독엔 밧줄이 없다

*이생진 (1929년 2월생) 시인/ 196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1996년 윤동주 문학상 수상/ 2001년 ‘그리운 바다 성산포’ 와의 인연으로 제주도 명예도민이 되셨다고 합니다. 인터넷 위키백과에서 빌려왔습니다.

반 통이 눈 깜빡할 사라졌는데 올 여름 수박은 끝?

수박이 들어 안지도 못할 만큼 큰 거 하나에 $1할 때도 있었는데 이젠 그건 '아, 옌날이여' 추억이 되고 한 손으로도 들 수 있을 만큼 작은 사이즈가 2개에 $7인데 한 통을 갈라 둘이서 후식으로 눈 깜빡할 새 반통을 사라지게 합니다.

다 먹고 사라져도 블방용 사진으로는 남을 치즈버거

빵만 먹고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곁눈질도 않하던 햄버거 치즈버거를 '먹을만 하네?' 해가면서 맛나게도 얌냠~ 그 맛을 탐하면서 남의 나라땅 미국에서 내 나고 자란 고극에서보다 더 오랫토록 질기게도 살아냅니다. 속이 찬 성분으로 만들어진 저는 수박이나 참외를 잘 소화 시키지 못해 한 여름 그 잘난 애들 입에도 못 대보고 살았는데 요즘은 뭐든 잘 소화해 내는 걸 보니 앞으로도 좀더 살아질 것 같습니다.

나이 마흔 불혹의 나이가 되면 아무것도 혹할 것 없다기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흔살.. 교통사고로 지옥문 앞을 몇 번 다녀왔는데 육십보다 더 가까와진 칠십을 바라보며 혼자서 돌도 되고 풀도 되고 흙으로도 잘 살아남을 것같은 예감에 밧줄도 없다는 고독사는 하지않을 것 같아 블방동 우물속으로 돌하나 풍덩 던져봅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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