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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여자

굿샷 먼동파 석양파

by 비말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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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파 골프공은 흐른다

새벽녁 아침해가 눈도 뜨기 전부터 일어나 블방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님따라 글따라 이방 저방 징검다리 건너뛰 듯 이슬 묻히지않고 바람처럼 스쳐 지나기도 하면서 손가락으로 톡톡 그림자로 빛으로 스플라쉬하는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는 오늘도 열일 혼자 다합니다. 굿샷 먼동파 석양파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용하면서 태평양을 건너 한강 선착장에 배를 띄웁니다.

어제 올만에 공치고 와서 좀 힘들었던지 초저녁부터 자고 일어나 아침먹고 나서 다시 점심 준비하면서 새 글 하나 올리면서 컴앞에서 키친으로 날아다니면서 손바닥만한 닭 두마리 요리하느라 바쁜 마음이 멍 때리는 대신 손가락을 칼날로 쳐서 좀 많은 피도 흘립니다.

 

홀안에 공 넣는 것보다 폰카들고

먼동인 듯 석양녁, 지는 해 바라보며 공을 칠 때도~ 석양인 듯 먼동, 뜨는 해 보며 치는 공도 기분좋게 제 자리에 가 꽂히는데 해맑은 하늘 연분홍 아이새도우 바른 고운 눈빛의 태양은 하얗게 눈흘기며 내 눈을 가리고 공을 자꾸 숨깁니다. 태양의 파장을 타고 흐르는 꼬꼬댁 비말이 골프공은 어디로 갔을까요?

 

카뮈의 이방인처럼 '저 태양 때문에'

블로그를 하면서 늘 '지존파' 라며 농담으로 웃끼기는 해도 못난 자존심 하나 지키고자 혹은 지켜 주고자 (누가 됐든~) 알게 모르게 얘를 써대지만 별로 눈에 띄진않고 깝치고 넘치는 기운만 보이는지 좋게 안보는 이들도 많이 계실 것이네요. 어젠 뜬금없이 먼저 '공치러 갑시다!' 했더니 '으응? 그러자면 그래야지!' 하면서 얼릉 준비를 하길래 따로이 마음의 준비없이 가뿐하게 나섰습니다.

 

어른 주먹만한 닭이 장닭같이 커 보이네?

먼동과 인사하고 다시 햇살과 마주했더니 태양열 기운을 받았던지 어찌나 힘있게 공이 뻗쳐 나가는지~ 굿샷이었느냐고요? 설마요! 공 찾아 헤메면서 뻘쭘해진 마음에 한 마디합니다. '역시 난 먼동파 석양파인가봐, 태양파는 아닌 것 같네!' 했더니 넘편 앞서 걸어가며 웃는 게 그림자로 느껴집니다.

 

홀에 공 넣기전에 그림자찍는 게 오늘의 미션

뭔 일인지 기운좋게 날아 올라 쭉쭉 뻗는 공에 곁을 스치는 이들은 '굿샷! 나이스 샷!' 난리들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몸도 가누기 힘든데 맞바람 맞으면서도 높이 떠 오르니 두 배는 돼 보이는 체격좋은 젊은 여성이 자기보다 어린 줄 아는지 '나도 젊을 때는..' 어쩌고 합니다. 마스크에 선그라스까지 걸쳤으니 동양인 나이 고무줄 나이라.. 딸넴 또래밖엔 않됐을 그녀를 그냥 봐 주기로 합니다. 딱 거기까지만.

 

누가 보면 공 잘 들어가라고 기도하는 줄?

올만에 나와서 흐뜨러짐없이 치는 건 좋았는데 왜 홀은 거부하는지.. 먼동파 석양파 태양파~ 파3, 파4 라도 해야지 보기로 끝내고 맙니다. 넘편 놀리면서 '지존파 자존심 꾸겨지게~' 하면서 큭큭 웃습니다. 별로 승부욕도 없는 경기라 힘껏 공을 쳐 놓고는 멍 때리며 그림자 놀이만 합니다. 날아간 공은 짝꿍이 찾으라 하고요. 요즘 골프공값도 많이 올랐는데 다 찾아내야지요. 한국처럼 캐디님들 따라 다니면서 다 찾아주시면 좋겠지만요.

 

아직 닭맛은 모르겠지만 맛날 것 같고요

감자 고구마 양파껍질들을 벗기고 자를 때도 끄떡 없었고 생선배를 가를 때도 조심스럽게 다 잘 해냈는데 주먹만한 치킨 두 봉지 뜯다가 손가락을 쳐 (그냥 스친 것도 아니고) 피를 봅니다. 넘편 없었기에 다행이지 현장에 있었다면 치료해주고 수습하기 전에 '왜 나한테 안 시키고..' 어쩌고 하면서 소리질러 쌈박질 났을 텐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일주일 먹어 챙긴 영양분 피로 다 흘린 것같아 닭 한마리 다 먹어얄 것 같습니다.

골프장에서 멍 때린 순간도 아니었는데 순식간에 굿닭한테 굿샷 추월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존파가 추락하는 순간입니다. 먼동과 태양과 석양이 좋은 하루 피는 꽃 지는 꽃들과 함께 오는 봄 가는 봄 건강 보신닭, 굿닭이 되셨든 기분좋은 굿샷이 되시던 어짜둔 둥 멋진 주말 좋은 하루 만드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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