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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여자

골프장 파란 잔디야

by 비말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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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 입좀 다물어 주세요

짝꿍이랑 조금 늦게 골프 라운딩을 나갔는데 모르는 남자가 멀리서 악을 써대며 훈수 (바둑도 아닌데) 를 두니 종내에는 열이 뻗친 짝꿍이 '헤이, 입좀 다물어!' 소릴 질러버렸습니다. 자기칠 때는 다 참아내더니 남의 마눌한테까지 '어쩌고 저쩌고~' 야유하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오지랖을 떨어대니요.

제임스 한 (James Hahn 1981~) 한국계 미국 골프선수

지난번 데레사님의 포스팅에서 오지랖 할베는 느낌이 귀엽기나 하셨는데 이건 우리보다 훨씬더 젊은 데 자꾸 그러니.. 동양인들이라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 만큼.. 점점 가까이 오면서 그럽니다. 그냥 '한 수 가르쳐 주고 싶었나보다' 하기에는 좀 과했습니다. 상금 랭킹 높고 실력파들이 한국인 골프 중에 얼마나 많은지를 모르는 (물론 우린 아니고요) 하수인 것 같아 그냥 두자고 하면서도 짜증나게 목소리가 따라 붙습니다.

생계를 위해 광고회사 일하고 신발을 팔기도~ 미국 TV 쑈

짝꿍도 젊을 때는 유도도 좀 했으니 뻑하면 준비자세 나옵니다. 큰 싸움날 것 같아 말렸더니 얻어 터질까 뒤로 물러서면서 저한테 한 마디 덧붙입니다. 요즘 블방 컴앞에서 시간을 많이 죽이는 마눌 운동시킨다고 100 미터도 안되는 짧은 거리는 남자들 하얀티샷 라인에서 치라고 해서 그러고 있었더니 힘도 없을 것 같은 여자가 남자선에서 치는 것 까지 흉을 잡습니다.

꿈과 생계 중 무엇이 중요하느냐의 아내의 말에

승질 못된 비말이 열번 참다가 한번 삐뚤어지면 열 한번을 다 공든탑 무너지 듯 허물어 내리는데~ 저도 모르게 '그, 입좀 다물지 못해?' 물론 영어로 그랬지만요. 짝꿍도 그 사람도 라인 안팎에 서 있던 사람들도 다들 놀랬나 봅니다. 사람들 거의 떠난 늦은 오후의 골프장이 '와르르르~' 사실은 제가 젤로 놀랬습니다. 재작년 늦봄에도 그랬는데 그 골프장 그 코스가 저희와는 잘 맞질 않는지.. 한발 더 가까이 왔으면 옆차기 들어갈 뻔 했습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는 제임스 한

요즘 비말이가 몸맘이 젊어지는지 지가 20대 꽃띠인 줄 압니다.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다 될 것같아 맘이 먼저 앞섭니다. 그러다가 삐꺽하면 911 불러 또 앰블런스에 실려갈 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늘 비숫한 시간에 만나지는 골프장 얼굴은 아니고 처음보는데.. 더러 그런 잉간들 뽀옹 나타나 오지랖 한번씩 떨긴하지만 좀 심하고 과한 게 '아시안을 혐오' 한다는 마음이 묻어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니~ K-Pop~ K-Movie~ 들로 인터넷이 떠들썩한 지가 언젠데 남들 간섭하고 다니느라 그런 뉴스도 티비도 못 보고 살았나 봅니다.

2013년 우승상금 130만 달러~ PGA 투어 참가자격도

*제임스 한 (James Hahn 1981~) 골프선수, 서울에서 태어나 두 살때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2003년 대학 졸업 후 프로가 됐지만 돈이 없어 3개월간의 짧은 프로 생활만을 하고 활동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손에서 골프채를 놓지 않았고.. 생계를 위해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신발 가게에서 판매 유통 고객 응대 업무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리치먼드 골프장에 있는 골프용품 판매장에서도 일을 했다고.. 돈을 빌려 캐디를 고용하는 등 풍족하지 않은 경제적 상황에서도 골프선수의 꿈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인터넷 신문에서.

며칠 전 TV 골프 채널에서 벙커샷을 선보이던 제임스 한

파 3에서 더블보기로 끝낸 저도 화가 났지만 짝꿍은 계속 식식대느라 자기 타를 다 놓칩니다. 나이들면서 마음이 유해지고 잔잔해 지는 게 아니라 화가 금방 치솟고 또 식으면서 이상 성격이 되기도 합니다. 블로그 글방 대화란에서도 점점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오랜 포스팅글, 답글 댓글로 대화란에서 오간 글들을 다시 한번더 보면서 마음의 평정을 위해 놓치고 살아온 것들을 눈으로 만나면서 같은 실수는 하지않으려 얘도 씁니다.

남들 눈에는 조금은 모자라고 쓰잘데기없는 헛짓일 것 같기도 하겠지만 나름의 노하우로 남은 날은 조금더 '나로 살자!' 그러면서 자판기를 두들겨 댑니다. 글 몇개 읽으시고 비말이 칭찬하시고 또 돌아서지 않으실 거라 믿으면서도 내 맘같지 않은 남의 맘들이 하루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들과 함께 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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