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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짓는 여자

딸넴과 짝꿍의 한국장보기

by 비말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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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넴과 짝꿍의 한국장보기

이번에 짝꿍이 한국장을 다 쓸어 담아온 것을 보면서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보다' 했는데 지난 포스팅에서 만난 딸넴과 사위가 사왔던 한국장을 보면서 불과 몇 년전인데 참으로 많이 달라진 세상을 삐뚤어진 마음으로 흘겨봅니다. 아직은 코로나 19나 팬데맥이 아닌 세상에서라 물가가 지금처럼 몇 배로 오른 가격들은 아닐 때 였습니다.

용돈을 줘도 마다하고 뭔가를 사온다고 해도 관두라 하니 딴에는 둘이 머리를 짜내 사왔나 본데 몇 백불이 넘는데 별로 먹을 게 없습니다. '그 돈이면 울집 몇 달치 양식거리인데' 지 아버지가 한 소리하자 딸넴이 눈을 살짝 흘깁니다. 쇠고기 갈비 한 팩이 $40~50 인 걸 보고 숨이 터억 막혀 그거면 50 파운드 쌀이 몇 푸댄데~ 요즘은 한 푸대에 $40을 육박하지요? 몇 젓가락 집고 나면 없어질 반찬들이 $10~ '그 돈이면 난 열 배도 만들겠네!' 그러면서 옹알이해댔던 날들이 머언 옛날같기만 합니다.

 

부전녀전/ 딸넴과 짝꿍의 한국장보기

딸냄이 듣도보도 못한 쌀을 사왔는데 '허걱' 저 쌀로 밥을 지어 먹으면 '미인이 된다는 건가?' 많은 처녀들이 그냥 둬도 풋푸솨고 이뻤을 때 동네 미장원 원장님의 꼬시던 말에 살짝 넘어가 '정말?' 하던 때처럼 그리될 뻔 했습니다. 나도 아닌 줄 알면서 '나무 양판이 쇠 양판 되겠냐?' 던 작은 오빠 말이 아니더라도 '아는데..' 말입니다.

눈매 쬐끔더 찢고 볼살 좀 넣고 귓볼은 두툼하게 콧대는 조금 낮추고.. 그러면 미스 코리아 나가도 되겠다던 호랑이 곰방대  물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런 시절을 잠시 떠 올려도 봅니다. 판을 아예 싹갈아 엎으라고 하시지~ 한번도 꿈꿔보지 못한 미인.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 을 입안에서 굴리듯이 생각나는 대로 불러봅니다.

美人1 -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 美人2 -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 미인 1 은 못되도 미인 2 는 됐으니 성공한 삶?/ 지금도 미인이라 불러주시는 블로그 글친구님, 날다람쥐님을 생각하면서 웃습니다. 한번 여쭤봐야 겠습니다. 비말이는 1번인지 2번인지 아니면 1번과 2번 다 인지요.

 

美人1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

https://4mahpk.tistory.com/527

 

Today's Special 마켓을 돌며

Today's Special 마켓을 돌며 제게 뭐냐고요? 마켓 장 (Market) 보고 온 영수증 (receipt) 들 입니다. $100 (십 이만원) 이 아닌 $1,000 (백 이십만원) 이 넘는 거네요. 아무거나 허투로 돈을 써는 넘편이 아닌지

4mahpk.tistory.com

 

짝꿍을 부엌에서 밀어내야 겠습니다. 추워 죽겠는데 저렇게 고기를 굽고 쟁반을 만들어놓고 ‘찍든가 말던가’ 하면서 은근 블방 포스팅용을 혼자 고심해서 만들어 냅니다. 그게 찍어라는 거지.. 이왕 식어 데워야 하는 거 한술더 떠 뜨락으로 치커리 민들레 찾아 한바퀴 삐잉 도는 마눌입니다. 그럴 때는 죽이 잘 맞고 손뼉소리도 이뿌게 냅니다.

 

저 손가락들은 나중 커서 무슨 일을 할까?

할아버지랑 오렌지, 레몬나무밑을 돌다가 줏어온 것을 들고선 4 살 손녀의 손을 보다가 카메라를 갖다대니 포즈까지 취합니다. 그런 건 어디서 배웠는지~ 나도 꽤 긴 손가락들인데 참 길기도 합니다. 저 손가락들은 나중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과자와 쵸콜렛만 먹은 짝꿍은 ‘난 안먹어’ 낙지젓 깻잎 회 갈비 두팩 남은 것 나 혼자서만 얌냠 ‘아, 우리가 장봐서 만들 껄’ 맛나게 먹으면서도 연신 투박입니다. 그냥 넘기려 했더니 이미 집을 나섰다고 ‘가는 중이야’ 할 때 말을 해야 했는데 다먹어 가는데도 아까와서 ‘눈 튀어 나오게 비싸네’ 합니다.

 

왼쪽 고기는 짝꿍표, 오른족은 비말이표

혹 몰라서 미역 한팩으로 미역국을 더 끓이고 미역무침을 했더니 딸넴이 가져고 간답니다. 잠깐 동안 미역 두 팩을 여섯 식구가 다 먹어 치우고 갈비는 우리 먹으라고 안먹겠다더니 꼬맹이들까지 오물거리며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 치웠습니다. 뜯은 갈비살로는 살코기로 굽고 갈비뼈로는 배춧잎 콩나물 된장 풀어넣고 이름도 모르는 찌개를 끓였는데~ ‘아, 나는 전생에 요리사 였나봐’ 자뻑까지 하면서 둘이서 맛나게 또 먹었습니다.

이번에 짝꿍의 한국 장보기보다 더 실속이 있었다는 것을 계산해 보면서 지금같으면 $2,000도 넘었을 것 같아 간담이 서늘해 지기도 합니다. 맛나게 잘 먹고 속 끓이는 일 없이 좋은 마음으로 남은 삶은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교회도 안간 주일 날 빈 공약처럼 하나님께 기도 드립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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