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Black Hole)
'비말님 제가 님과 댓글 답글을 주고 받은 게 티스토리로 옮긴 이후가 아닌가 싶어요. 아무렇지않은 댓글이나 답글을 그리해도 괜찮겠지요. 이제는 편한 말만 하는게 좋을 것 같군요. 제가 굳이 편하지 않다면 비밀글 (secret letter) 로 할까 싶은데 그런 일이 앞으로 많지는 않을 거 같아서지요. 언제고 제가 이유를 말할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비말님 (Splash) 한테 서운하거나 그런 마음 단1도 없답니다. 이런 제 마음만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누구와도 오해를 한다거나 그러고 싶지 않음이에요.'
비밀글 (secret letter) 로 드렸는데 오픈 (Open letter) 으로 주신 거라 사용합니다. 오해 (misunderstanding) 가 이해 (understanding) 로 바꿨다 생각하고요. 요즘 일일 1글로 포스팅을 하다보니 뒷글에 오신 글친구님들 글을 놓치기도 해서 댓글칸을 닫는데 가끔 잊고 그냥 두기도 하나봅니다. 제 머리속에도 지우개 (eraser) 가 하나 생긴 것 같습니다. 답을 드리려다가 길어지고 또 많은 분들이 '비밀글이 어때서?' 하시면서 좀은 마땅찮아 하시니 그냥 오픈으로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오래전에 글 텄습니다, 티스토리 그 이전에요. 이쯤에서 또 블랙홀 (Black Hole) 하나 생길만한데 이젠 아닙니다.
일주일에 하나씩 올리던 포스팅을 요즘은 매일 하나씩 올리며 더러는 '민폐' 가 아닌가 싶은 블님들께는 좀 죄송한 마음도 되면서 포스팅을 합니다. 시작이야 인터넷 그 이전부터 였지만 블로그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지도 오래되어 수 많은 남들이 '님' 이 되고 또 다시 '남' 이 되어 사라져 갔습니다. 더러는 저 혼자만 알고 가끔은 상대방도 아시고 혹은 거의 모든 블님들이 다 아실 만큼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대문의 문패도 '색바랜 편지를 들고' 그대로 이고~ 닠, 이름표도 '비말 Splash' 그대로 입니다.
끊임없이 '비말이 글방에서는 비밀글을 자제해 주십사!' 하는 부탁 말씀도 똑 같습니다. 오래하다 보니 좀더 여우가 되어 '내 편' 이 필요한 거지요. 비밀글로 혼자 이상한 꼴 당하면 넘너무 억울하니요. 가끔 그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되시는 글친구님들도 계시는 것 같아 만약 그래도 비말이한테 비밀글 주시고 싶다시는 분들은 '대신 제가 다른 분들은 잘 모를 정도로 오픈글로 답 드리겠습니다' 그랬더니 많은 분들은 떨어져 나가시고 당신들 (?) 끼리 모임을 갖기도 하시더라고요. 공든탑이 와르르르~ 무너져 내리는 소리.. 가슴에 뻥 블랙홀 (Black Hole) 이 뚫리는 순간들이기도 합니다.
혼자만 하면서 짝꿍한테 미안해하고 눈치보며 하던 블로그 포스팅글과 사진 그리고 댓글 답글들을 요즘은 가끔 넘편한테도 중계 방송하며 보여줍니다. 전에는 '그 딴거 왜 봐?' 하며 뭐가 그리도 못 마땅한지 '할 일들이 그리없나?' 하던 사람이 비말네 색바랜 편지방에 오셔서 놓고 가시는 글들에도 관심을 갖고 '누구 누구님 와서 글 놓고 가셨다!' 제가 혹 못 들어오면 알람까지 해줍니다. 진짜로 짝꿍도 할 일이 없어졌나 봅니다. 저 때문에 잃어버린 시간들도 많아서 늘 미안합니다. 모르는 남들한테도 온갖 마음을 다 쏟고 성의를 보이면서 정작 24시간 함께 하는 내 짝꿍한테는 '책상위에 줄 긋고 넘어 오지마!' 하던 날들 처럼 하고 있었네요. 나를 이해않해 준다고 늘 불만만 터뜨리면서요.
고교 동창이 장관됐다는 뉴스에도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 녀.석인데~ 우리집에 와서 매일을 먹고 자고 했던 녀.석이 서울가도 바쁘다고 이담에 연락 하겠다더니..' 속으로는 친구가 잘 됐다는데 왜 저래? 그러면서도 한편 좀 짜안해지기도 하고.. 두 마음으로 다른 쪽을 보고 살다가 요즘은 말로 치고 박히면서도 한 패가 되어 놉니다. 마눌이 트로트 유행가를 올리니 '남들 흉봐!' 그러던 사람이 '제발 좀 그만 그쳐줘!' 할 때까지 음정 박자 가사 다 무시하고 혼자 신이나 운전내내 불러댑니다. 전에 곧잘 불러주던 마눌이 삑싸리가 자주 나니 본인이 직접합니다.
남으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던 이들이 만나져 글과 사진만으로 '님' 이라 부르면서 매일 찾아 헤메며 함께 놉니다. 혼자만 숨겨쓰던 일기장을 만인에게 공개로 펼쳐놓고 소리를 내가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엇인가로 바꿔가면서 다른 건 다 잊어도 친구 글 올리는 시간은 잘도 기억해 내면서요.
비밀글이든 오픈글이던 그게 뭐 대수겠습니까? 나 좋다고 왔다고 핫바지 방구새 듯 옆 친구네로 또 옮겨가 놀면 어떠습니까? 잊은 듯 잃어버리고 살다가 어느 날 새롭게 만나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요. 문제는 비말이가 쓰잘떼기없는 기억들을 많이 꼬불쳐두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요즘은 지 머리속의 진짜 필요한 기억들은 손바닥에서 새나가는 모래알처럼 다 흘려 버리면서요.
아주 오래전 늘 그러하 듯 새벽에 컴퓨터를 열었는데 남자의 몽타즈같은 얼굴이 두둥~ 너무 놀래서 컴퓨터 스위치를 눌려 꺼버릴 뻔 했습니다. 친구가 자기 새 남친을 소개 (?) 했는데~ 굳이 그럴 것까진 없었지만 암튼 먼저 알려주는 것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계속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다 나올 때까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다 헤아리며 나올려는지.. 얼굴 윤곽 눈 하나 둘 코.. '새벽부터 뭐하고 앉아있는 거야?' 자다깬 짝꿍이 씩씩거리며 침대끝에 앉아 째려봅니다. 그 때는 요즘같이 빠른 케이블이 아니니 다 열릴 때까지 컴을 껄 수도 사진을 지울 수도 없는 상황~ '언 넘이야?' 자다 깬 넘편, 신새벽부터 마눌이 컴화면에 코박고 '모르는 남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빼박도 못할 열 받을 현장에서 딱 걸렸습니다. 억울했지만 그 상황을 말로도 글로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 그럴 때는 '비밀글' 이 최고로 설득력이 있는 건데~ 비말글 (Splash letter) 과 비밀글 (secret letter) 이 같이 공존하면서 또 다른 블랙홀 (Black Hole) 가슴에 생기지않게 제가 더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글친구님들께도 짝꿍한테도요.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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