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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비요일 제육볶음

by 비말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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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없는 전기줄위 먹구름

자주 나가지도 않는 외출에 비를 몇번이나 만난 올해는 비요일의 왈츠를 자주 췁니다. 술상을 차리느라 술안주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요즘 맛들인 돼지고기도 비요일 제육볶음으로 끼워줍니다. 지난 주부터 비 예보는 있었는데 깜빡 잊고 계획을 세우고 나니 다시 물러서기도 그렇고 그냥 강행군을 합니다. 약속은 약속이고 어차피 치뤄내야 할 일이라면 하는 게 맞는 일인 것 같아서 길을 나섭니다. 흰구름 먹구름이 사방팔방 동서남북 넓은 하늘을 꽉 채우고 참새 한 마리없는 전깃줄에 먹구름이 내려앉습니다.

전깃줄-사선지
악보에 오선지 대신 하늘위 사선지에 먹구름이

하늘엔 전깃줄 사선지가

음악책에서 오선지가 그려져 있으면 음표들이 도레미파솔~ 거꾸로 옳게 그려져 있는데 하늘공간을 가로 지러는 사선줄 전깃줄에 늘 앉아있던 참새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않고 다들 숨었습니다. 비말이보다는 좀더 똑똑한 애들인가 봅니다. 비에 젖은 참새가 오들오들 떨면서 처마밑에 죽어있다고 노래하던 어린날을 잠시 떠올리면서 저 사선지 전깃줄에 우산 씌운 참새 두 마리 앉히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오는 날-제육볶음
이틀 내린 비가 한 해 동안 온것만큼 땅이 패이고

내 맘처럼 거쎄지는 비의 왈츠

'요즘 티스티리, 구글, 엣지, 제 케이블사가 저를 보호해 준다면서 모든 걸 Block 시켜 가끔 저도 아웃 사이더가 되어 발동동 손만 부비고 있기도 하는 블방.. 글 한줄 맘 한줄로 소식 전하던 그런 시절은 갔나봅니다. 나를 외롭지않게 하기 위해 내가 더 부지런해져야 하는 시간들이 더러는 지치기도 합니다.' 친구님 글방에서 이런 글을 써놓고 돌아서는 시간들은 몸도 맘도 정말 그런 것 같아 꾸무레해 지다가도 공감으로 한 마음이 되어 풀어지기도 하더랍니다.

네이버에서는 글 5개 올리고 1 년을 정지를 먹고 (?) 국제 통화로 겨우 연락해 풀고 나면 또 '너를 위한 조치다 (?)' 면서 로그인도 못하게 하고.. 법정 고소를 할 수 있다면 해 버리고 싶은 요즘의 블방 사태들입니다. 왜 남의 개인사들만 쏘옥 빼가고 제대로 놀지도 못하게 하는 건지.. 아무래도 비말이가 컴맹으로 돌아선 것 같습니다. '나, 바보가 됐나봐?' 하는 마눌이 안타까운지 넘편인 남편이 내 편 되어 '아직은 아니야!' 합니다.

야채-제욱볶음
단호박과 고구마, 당근, 양파, 파로 만든 제육볶음

야채 제육볶음

자동차안에서도 흠뻑젖은 것 같은 비의 요란함에 살짝 정신줄 놓고 있던 생각의 늪에서 빠져 나옵니다. 일을 끝내고 돌아와서 냉동된 돼지고기 녹혀 손질하고 삶아 건져 식힌 후 단호박과 고구마, 당근, 양파, 파를 볶다가 넣고 다시 볶습니다. 소맥 대신 탄산수 진저엘과 함께 세 식구 늦은 점심으로 맛나게 해먹었습니다.

비도 눈도 창안을 서성이며 즐기는 것이 좋은 나이대가 되어 몸맘이 게을러지는 요즘입니다. 하루 120개를 골프채로 쳐 올리며 아이언샷을 시키는 짝꿍한테 '니 할매야!' 하던 날이 무색하게 '더 빨리 더 많이' 하면서 몸을 혹사 시키면서 보내는 요즘이지만 사춘기도 갱년기도 그냥 스쳐 지난 시간들을 블로그 글방에서 만나게도 해줍니다. 글친구님들 건강한 한 주 멋지게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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