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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삼겹살로 수육을

by 비말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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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이네 맛집 수육만들기

새해 들어 부쩍 '그거 맛 있었는데..' 하면서 말 줄임표를 하는 짝꿍과 할매와 눈만 마주치면 입맛을 다시는 강쥐 바둑이를 보면서 인터넷 바다를 헤엄쳐 다니며 '요리조리 쿡쿡' 하게 됩니다. '나 고기 잘 안먹어~' 하던 내편인 듯 넘편인 짝꿍과 고기 없으면 땡깡부리며 밥그릇 앞에서 기도하고 앉은 바둑이를 도저히 모른 척 지나칠 수가 없어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건강식과 영양식을 묻고 따지며 돼지고기 삼겹살과 수육 만드는 과정을 공부하는 요즘입니다.

https://4mahpk.tistory.com/entry/%EB%B9%84%EB%A7%90%EB%84%A4-%EC%88%98%EC%9C%A1%EB%A7%9B%EC%9D%80

 

비말네 수육맛은

돼지고기 수육을 생각하다 고기를 잘 않먹는다는 비말이네서 돼지고기를 사다가 수육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게 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인터넷에서 보고 들은 것들로 블로그 글친구님들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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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형과 A형이 만들어내는 맛

태어나 평생 처음으로 '수육' 을 만들어 먹은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한번더 먹었으면 하는 이 마음 그 마음들이 하나가 되어 다시 해보기로 합니다. 이번엔 좀더 비말네 맛집다운 느낌으로 해보자며 유튜브 동영상을 골고루 찾으며 난리치는 마눌한테 '지난번 것 맛 있었는데..' 넘편은 대충해서 얼릉 먹자며 준비과정을 징검다리식으로 '건너뛰고 만들자' 합니다.

여기서 짝꿍 O형과 비말이 A형의 성격차가 또 나옵니다. 그러든가 말던가 수능시험 공부 열심히 하고 수험표를 달고 시험장 안으로 뛰어드는 수험생 포스로 팔걷어 부치고 키친에서 시험을 치뤄냅니다. 이젠 '맛 있어져라' 주문 대신 실력으로 하자고 열가지도 넘는 소위 잘 나가는 인터넷 쉐퍼님들의 '수육은 내가 쵝오!' 눈으로 공부한 걸 오롯이 '비말이네 맛집' 풍으로 녹여내려 옆에서 훈수두는 넘편도 강쥐도 다 물러나게 만듭니다.

삼겹살로 수육을
돼지고기 삼겹살로 쫄깃쭐깃한 수육을

쫄깃쭐깃한 삼겹 수육맛

돼지고기를 그것도 삼겹살을 사러 코스코로 가면서 짝꿍은 '우리가 이러는 건 처음이다!' 혼잣말처럼 하면서도 괜히 싱글거립니다. '고기 안좋아 한다며?' 저 역시도 혼잣말처럼 소리내어 말합니다. 너무 큰 것도 비싼 것도 다 '배제하라!' 는 마눌의 명을 받고 지난 번과 비슷한 크기의 질좋은 것을 매의 눈으로 고르는 짝꿍이 행복해 보입니다.

짝꿍허리 사이즈가 32인치일 때도 있었는데 그게 언젯적 일인지~ 가격도 모양도 적당한 크기의 고기를 고른 후 '이거면 어때?' 하며 보여주는 짝꿍과 올만에 '그거다!' 합을 맞춰며 별로 해본적도 없던 돼지고기 삼겹살 부위 맛 품평회까지 말로 녹여내면서 흥흥들 거립니다. 먹는 이야기가 이렇게 쫄깃쫄깃 맛난 건 줄은 저 또한 처음입니다.

소주-진저엘-진간장-삼겹살 재료
참이슬, 진저엘, 진간장, 양파 야

참이슬, 진저엘, 진간장으로

작년 봄에 참이슬 한박스를 가지고 온 둘째 시누이가 자기들도 술을 안먹으니 그냥 굴려 다닌다며 과실주 담을 때 사용하라면서 놓고간 맑은 주양 참이슬을 삼겹살 두 줄에 한 병을 넣으라고 했는데 짝꿍도 저도 혹시 소주에 취할까 겁나서 반 병만 넣습니다. 콜라 대신 캐나다 드라이 진저엘 ( Canada Dry ginger ale) 탄산수를 넣기로 합니다. 생강을 향료로 한 '청량음료수' 라고 한국말로는 설명을 하네요.

삼겹살 수육삶기
삼결살을 개스불로 강약조절하며 삶아내고

삼결살 수육삶기

고기는 한번 씻어 살짝 끓여내서 물은 버리고 대파가 없으니 있는 걸로 하고 마침 양배추도 있고 고구마도 버섯도 있으니 양파와 마늘 정도만 넣으라는데도 '더 건강 영양식이 돼 줄까' 아깝다며 말리는 짝꿍한테 '살림 안 망해!' 쿨하게 한 마디하고 속도 깊고 볼도 넓은 47년된 엄마 찜솥에 진간장과 물을 부으며 몽땅 넣고 끓이다가 돼지고기 삼겹살 3줄만 넣고 쎈불로 다시 끓입니다. 고집쎈 비말이는 남의 말은 잘 안듣지만 공부한 내용들로 얼추 비슷하게 따르면서 창조자답게~ 비말네 맛집 주방장답게~ 요리쿡 조리쿡 우리가족 입맛에 맞게 정성을 다합니다.

지난번 담았던 남의 집 김장만큼 많은, 무우 한박스, 배추 한 박스, 그리고 파 두박스 (각각 48개씩 96개) 들도 알맞게 잘 익어 그것들만으로도 밥 한공기는 뚝딱입니다. 배추김치, 석박지, 무우채, 파김치, 밥과 국에 이젠 돼지고기, 수육까지 곁들입니다. 양껏 먹고도 '나 아직 배 안찼어~' 하는 넘편과 바둑이.. 먹어도~ 먹어도 피죽도 못 얻어먹은 것처럼 바람앞의 등잔불같은 마눌! 그래도 먹는 게 남는 거라고 피가 되고 살이 되어 힘을 써주는지 골프채 휘두럴때 거리가 좀더 나오기도 합니다.

잘익은 배추김치와 수육먹기
잘 익은 배추김치와 먹는 비말네 수육맛 굿

건강식 영양식 비말네 수육

맛과 영양과 건강을 다 잡는 음식중 하나가 돼지고기 수육이라는 말을 믿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몸맘이 마른 낙엽처럼 바스라질 것 같은 요즘 공들여 만들어 먹은 수육이 밥맛도 입맛도 생활신조까지도 바꿔 놓으면서 건강한 초창기 이민사에 눈물 범벅이던 그 시절을 소환해내면서 새로운 비말이네 이민사를 만들어 나갑니다. 내 삶의 향방은 내가 정하는 거지요? 오늘도 게을러지고 싶은 몸맘을 다잡으면서 당근과 재찍질로 비말이를 다구칩니다.

이민 초창기에 외국인들이 많은 모임에 가면 꼭 하나씩 있던 '약해 보이는 사람 (동양인들)' 콕짚어 놀리는 술취한 망난이들이 술 냄새나는 입을 비말이 얼굴 가까이에 대고 '후우 훅~' 지 입김에도 날아갈 것 같다며 불어댈 때면 열이나서 얼굴 붉그락거리며 유도 한판 엎어치기로 날릴 것같은 짝꿍을 말리며 한복치마 페치코드까지 살짝 걷어 올리며 태권도 돌려차기로 휘리릭 다리들어 그들 얼굴 가까이서 돌려차기로 입을 막기도 했는데 그게 벌써 40년이 가까운 세월입니다. 맛과 멋과 향기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한 24시를 달리셨으면 합니다, 비말이 블방글친구님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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