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고 비상하고 스며들다
고요하다 조용하다 태평이다
누구들의 마음을 억지로 헤아리려
얘써지않아도 상채기 날 말 속 끓일 맘
전하지 않아도 이렇게 저렇게 자유를 꿈꾸고
비상하며 추락하고 스며드는 거 아닌가?
엄마 먼 길 떠나시던 그 시간
12월 31일 자정을 막 넘긴.. 시간을
찾아서 나홀로 떠나는 맘속 여행을 한다.
새 달력에 '생일과 기일' 들을 초록과 빨강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올해도 많이들
겹치는 친정과 시가의 삶과 주검의 날들을
재조명하며 또 다른 한 해를 흘긴다.
작년에 강쥐 병간에 들락거리다
빗길에 미끌어져 그 나마 멀쩡하던 내
오른쪽 복숭아뼈, 궁디뼈까지.. 아구구야~
초저녁 살푼든 잠, 폭죽소리에 놀라 보채던
강쥐 똘순이 생각에 미치자 마음이 바빠진다.
사람 나이로 백살을 넘긴 강쥐가 움쩍도
못 하고 있을 텐데.. 짝꿍 출근하기 전에
단도리는 해겠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흐느적 삐꺽 급한 맘에 보이는 대로
옷을 걸치고 절뚝거리며 페리오 문을 나선다.
하늘이 바다같다는 생각을 잠시 뒤로 미뤄고..
똘순아~ ~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헥헥..'
맑은 눈에 눈물이 고인 걸 보며 내 맘이
살풋 교차점을 찍고 돌아서는 걸 느낀다.
다리를 끌며 다시 안으로 들어와 찢어둔
소고깃살에 밥 한숫갈을 말고 국물을 끼얹는다.
짝꿍이 약먹기 전에 먹으라며 데워놓고 나간
사골국이 다 쫄았다. 내 뼈를 위해 끓인 걸
강쥐 똘순이 생명 연장식이 된다.
무심코 머리속을 흘러 들어오는
조각기억 하나 50년도 더 된 일인데..
국민학교 내짝꿍 진숙이 조모도 노망들어
똥싸 벽에 황칠하면서 하시던 식탐을 떠올린다.
뒷뜰에 동네서 젤로 큰 감나무가 있었는데
절벽처럼 된 담벼락은 고운 색색의 흙들이
시루떡 솥안처럼 겹겹이 얹혀져 배고픈
우덜도 먹고 싶었는데 어른인 진숙이 조모는
'그 흙들을 파묵꼬.. 맛나다' 시며 웃으셨는데..
도베르만 미니 핀 우리 강쥐 똘순이는
치매도 아닌데 뜬금없이 진숙이 조모의 노망을
떠올리는 나를 질타하며 혼자 중얼거립니다.
'그러길래 그냥 안에서 있지.. 왜 나가서는~'
뜨락에 하루 풀어줬더니 안들어 온다고 해
보랏빛 꽃잎날리는 자카란다 나무밑에
이글로 집을 만들어 줬더니 먹고 자고 뛰놀면서
안에 들이면 페리오문을 박차고 나갈 기세라~
이젠 내가 더 지치고 힘든 날들이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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