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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호박이 뒹구는 뜰

by 비말 2024. 10. 17.

캘리포니아 비말네 뜨락, 넝쿨째 땅을 기며 한 때를 달궈던 호박 (Squash) 들 입니다. 호박이 과일인지 채소인지 묻고 따지기도 하지만, 겉이 부드러운 것도 딱딱한 것도 있어 요리할 때는 야채 취급하고 과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호박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농삿꾼도 아니면서, 한국어느 산골농가에서 제대로 짓는 농사도 못 되면서 박비말이는 어지간히도 호박 타령을 해댑니다.

*칼라바자 (Calabaza) 는 스페인어모든 종류 호박의 총칭이라는데 Calabaza Squash (칼라바자 호박). 특히나 서인도 호박 또는 칼로바사로 알려진 것들을 언급한다고 합니다.

서쪽 부엌창 밖에는 호박이 넝쿨째 잡초속
서쪽 부엌창 밖에는 호박이 넝쿨째 잡초속

2023.06.02 - [밥짓는 여자] - 호박꽃도 꽃이지요

 

호박꽃도 꽃이지요

무심코 텃밭에 던져버린 호박씨 호박잎을 살짝 데치고 늘 보리밥이라고 구박하는 현미밥을 쿠쿠밥통한테 맡기고보기에 좋으면 먹는 맛도 느낌도 좋을 것 같아 '이쁜척 하기' 블방질하면서 배우

4mahpk.tistory.com

 

버터넛 스쿼시 (Butternut squash), 한국어로는 땅콩 호박. 호박의 달콤한 맛과 견과류 맛이 나며 황갈색 노란색 껍질과 주황색 육질 펄프가 있으며 꽃 끝에 씨앗이 들어있고 익으면 베타카로틴 (프로 비타민 A 화합물) 이 풍부하여 살이 점점 더 진한 주황색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비말이야 다 지켜봤지만 아는 게 없었으니 이제서야 다시 공부를 합니다.

버터넛 스쿼시, 일명 땅콩호박들 입니다
버터넛 스쿼시, 일명 땅콩호박들 입니다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버터넛 스쿼시 (땅콩 호박) 가 요리에서는 굽고 볶아 스쿼시 수프 퓌레를 만들거나 빵, 머핀, 파이에 사용하기 위해 으깨는 야채로 사용된다고도 합니다. 어느 해에는 마지막 수확을 해서 키친 카운터탑 위에 줄 세워놓고 요시락으로 도시락을 싸댑니다.

Butternut squash 수확, 카운터 탑에 줄 세운
Butternut squash 수확, 카운터 탑에 줄 세운

Calabaza Squash (칼라바자 스쿼시) 는 열대성 호박으로 서인도 호박, 쿠바 호박, 칼라바사, 녹색 호박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며, 겨울 호박으로 여름에 수확하지만 가을과 겨울에 절정을 이뤄며 중미와 남미, 카리브해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서인도, 열대 아메리카, 필리핀에서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겨울 호박이라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네 뜰에서 왕호박으로 아주 잘 자라줬습니다.

카보차 스쿼시 (Kabocha Squash) 가보차 스쿼시는 일년 내내 구할 수 있는 녹색 일본호박이라는데 오렌지색 속은 호박과 고구마의 교배종이며 구운 밤에 가까운 질감을 가지고 있고 달콤한 맛이랍니다. 비말네 뜨락의 한국호박 닮은 쟈는 일본과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미국에서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어쩌면 카보차 스쿼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왕호박, 한국 (일본) 호박 닮은 카보차 호박
왕호박, 한국 (일본) 호박 닮은 카보차 호박

참외니? 호박이니? 하면서 한참을 갑론을박했던 비말네 뜨락의 황금둥이 호박, 사랑이 (Love Squadh) 입니다. 페르시아 멜론 (Persian melon) 이라고 폰카를 들이대니 그리 나오는데 사랑이 하고는 많이 다르고 이뿌지도 않네요.

*게테-오코시민 스쿼시 (Gete-okosomin squash) 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재배했던 콜럼버스 이전 호박의 호박이라고 하는데 거의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8년 미국 위스콘신주 그린 베이 근처의 메노미니 보호구역에서 고고학 발굴을 하던 중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비말네 뜨락에서 어느 날 선을 보인 사랑이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참으로 사랑스런 호박이었습니다.

'페르시아 멜론' 이라 나오는데 비말네 사랑이
'페르시아 멜론' 이라 나오는데 비말네 사랑이

도토리 스쿼시 (Acorn Squash) 비말네 뜨락에서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자랐던 예쁜 호박들이었습니다. 호박씨를 땅에 숨긴 기억도 없는데 어느 날 여행에서 돌아오니 마당에 뒹굴고 있던 아이들~ 도토리보다는 훨씬더 크고 색도 이뻤습니다. 이 사진은 수학해서 키친 테이블 소쿠리에 넣고 찍힌 20년도 더 지난 사진이네요.

도토리 호박 (Acorn Squash) 색도 이뻤습니다
도토리 호박 (Acorn Squash) 색도 이뻤습니다

호박이 영양가 많고 건강식으로 돋보이는 채소로 과일로 우리 식단을 채우지만 늘 하는 말 '호박꽃도 꽃이냐?' 그 설움 다 이겨내고 황금빛 꽃으로 속살도 꽉찬 풍성함으로 씨앗까지 품고 앉아 이듬해 봄을 기다리게 하는 희망의 아이콘.

집 뒷뜰로 돌아가면 작은 또 다른 호박 뜨락이
집 뒷뜰로 돌아가면 작은 또 다른 호박 뜨락이

스페인어로 모든 종류 호박의 총칭으로 불린다는 Calabaza Squash (칼라바자 호박) 는 칼로리와 탄수화물이 낮지만 영양소는 풍부하며 건강한 면역 체계에 필수적인 비타민 A와 비타민 C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고 합니다.

비말네 동서남북 사방뜰에서 뒹굴던 호박들이 어느 해에는 별별 모양들로 색깔로 선을 보이기도 했더랬는데 새벽잠 깨워 운전해 남의 밭구경가는 것 보다는 색바랜 지난 사진들 꺼내보는 게 훨씬 빨라 이러고 놉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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