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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짓는 여자

억수로 운수좋은 날

by 비말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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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의 행복처럼 작고 소소한 것들에
무한 고마움과 즐거움을 느끼는 날들이 있다.
짝꿍의 성화에 마켓털이에 길을 나서다.

 

계피빵 (cinnamon rolls)이 보통때는
캔 하나에 3~4 불을 하는데 50 센트에 가지라니
30 개를 사와서는 난리법썩을 떨어댄다.

 

바나나 1 파운드에 59 센트 하는데
40 파운드 쯤 담긴 박스에 1 불 이라니 그냥
모른척하면 안되지 낑낑대면서 든다.

 

헌데 부지런도 병이라 무지 힘들다.
허리가 끊어져 내리면서 다리에도 쥐가 나고
유월이를 보내면서 냉동실에 넣는다.

 

방울 토마토 큰 팩 하나에 $2.99
메니저 세일이라며 큰 팩 3 개 묶음에 단돈  $3
뭔가 하자가 있나 혼자 묻고 따지다가.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고 닦고 하다가
한 알 입안에 넣고 톡 깨물었더니 맛이 괜찮다.
농부님들께는 죄송스럽지만 기분은 좋다.

 

돌아오는 길 무화과 나무가 울을 친
동네 어귀의 백인 할머니께서 차를 세우신다.
'이것 먹지?' 비닐봉지에 담긴 무화가다.

 

전의 우리집 나무보다는 키가 작은데
잎들도 무성하고 열매도 실하며 맛도 더 좋다.
50 년도 넘게 정성으로 키워진 아이들.

 

미국과 인도, 멕시코, 아랍 마켓들
4 군데를 돌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샀는데 
이집 저집 나눠고도 둘이 실컷 먹겠다.

팬데믹 이후 물가가 엄청 올랐다지만
조금만 발품팔고 우편으로 오는 마켓 광고지들
눈여겨보면 저런 운수좋은 날도 만나진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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