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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짓는 여자

매운고추 순한고추 부침개

by 비말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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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는 동안 온갖걸로 몸맘을
삶고 굽고 지지고  튀기고 볶고 무쳐대더니
맛들도 달고 써고 시고 짜고 맵다

 

마켓에서는 피망들이 금값인데
우리집 냉동실에서 소환돼 나온 아이들은
땟깔도 이뿌고 싱싱해들 보인다.

 

니맛도 내맛도 아닌 것이 더러는
입맛을 살리기도 버리기도 하며 살맛나게
혹은 죽을 맛으로 사람맘을 섞는다.

 

먹고 죽을 맛일 것 같은 매운기가
더러 맘을 갈아 앉히기도 매앵한 머리속을
말끔히 정리정돈해 주기도 한다

 

여름이 뭘 놓쳤는지 아쉬운 듯
다시 돌아와 앉은 텃밭에는 호박넝쿨들이
사투를 벌이면서 앓고들 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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