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필적엔 그리도
사랑 스럽더니만 하기사 넌 필
때부터 그랬었지 멋없이 큰 키에
비쩍 마른 몸뚱아리 하늘에
닿을 듯 껑충한 다리
빛깔 마저도 붉게 하얗게
자주빛이던 너가 아니었니?
하얀것은 너의 그 고결한 순정을
붉은 것은 너의 그 불타는 사랑을
자주빛은 마지막 가는 너의 그 슬픔이
어린 넋을 감당키 위한 그릇이었던가?
바람찬 언덕받이 외다른 곳에 홀로
서서 이 세상 비애는 저 혼자 짊어진 양
잔 바람에도 못 견디어 이리 저리
뒤흔들리던 열아홉 소녀 같던 너
흐뜨러진 잎사귀를 색바랜 꽃잎을
이젠 후회의 날도 미련의 그 많았던 날들도
모두 잊은 양 훌훌 털어 버리려 하는구나
네 메마른 입술을 적셔줄 날도 머지않단다
허나 그 맘때 쯤이면 넌 포근한 눈으로
솜이불 해 덮고 평안한 안식을 취하고
다시 올 가을을 꿈꾸고 있겠지?
1977년 2월 (76년 가을에)
詩 選後評 (시 선후평)
文 德守 詩人 (문 덕수 시인)
응모 작품의 수가 많건
적건 간에 그 중에서 뛰어난 작품을 발
견했을 때에는 ‘구슬’ 이라도 얻은 듯한
기쁨을 느끼는 것은 심사하는 사람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코스모스'는 산문시인데,
이 만큼의 시상 (詩想) 을 언어로 엮어
낼 수 있음은 지은이가 넉넉한 느낌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든 화초 (花草) 는
우리의 심금에 와 닿는 아름다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코스모스를 이같이
다양하게 의인화 (擬人化) 하여
표현한 솜씨는 능히 인정을
받을 만한 것이다.
10대에 느낌으로만 쓴 시를
예쁘게 포장해 주신 문덕수 시인님.
원고 보낼 때 본인사진과 약력을 필히 동봉
하라는 걸 늘 무시했으니 심사위원님들은
정확한 제 나이도 모르셨을 터이지요.
2020.03.13 문덕수 시인 타계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향년 92세.
195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첫 시집 '황홀' 을 시작으로 영원한 꽃밭
살아남은 우리들만이 다시 6월을 맞아
꽃잎세기, 그대 말씀의 안개, 등
다수 시집과 평론집들..(경향신문)
독자(?) 라시며 보내온 손편지~
색색의 코스모스 꽃잎이 책속에서..
손이 닿자 가루가 되어 날린다.
코스모스 꽃말
주황 코스모스: 야성적인 아름다움
노랑 코스모스: 어린 순정, 자연미
분홍 코스모스: 소녀의 순정
하양 코스모스: 소녀의 순결
빨강 코스모스: 사랑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나타내고
8개의 꽃잎으로 이뤄지고 신이 제일
처음 만든 꽃이라고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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