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꼬꼬닭 양수 궁중팬이야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던 닭가슴살을 꺼내 해동 시킨 걸 펄펄 끓는 물에 삶아 물은 버리고 감자와 양파와 마늘을 넣고 삶다가 준비해 둔 양념장을 쏟아 붓기만 했는데 먹을만 했습니다. 짝꿍이 '이름이 뭐야?' 묻길래 '나도 몰라, 그냥 먹어!' 맛이 있답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해 먹자고 하려고 물어본 건데 같은 맛을 낼 자신이 없는 마눌은 대충 넘어갑니다.
닭가슴살 한 팩, 감자, 파, 양파, 마늘, 두부, 고추장, 고춧가루, 아주 찔끔 미림을 넣고 사발에 대충 양념장을 만들어 잘 삶아진 감자위에 부었습니다.
먼저 넣은 파가 실종돼 보이지를 않아 냉동된 파들 손으로 부셔서 또 넣습니다. 걱정된 넘편은 주위를 빙빙 돕니다. '왜?'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좀 걱정이 되는 표정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황금 레시피도 없이 만들어내는 지존파 마눌이 뭔가를 할 때는 짝꿍도 바둑이는 눈치만 봅니다.
지난 주 치과를 다녀오던 짝꿍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나, 한국마켓인데 사 갈것 없어?' 아, 미리 말 했는데 '아무것도 없다' 고. 한국 치과를 갈 때면 그 동네 한국 마켓을 인터넷으로 샅샅이 뒤지는데 별 말이 없기에 살게 없나보다 했는데 쟈가 당첨됐네요. '헬로! 양수 궁중팬' 근데 아주 잘 산 것 같습니다. 가격도 $15 저렴하고 아주 쓸만합니다. 제가 또 바빠지게 생겼습니다, 부엌에서~ 은퇴하고 나서 갑자기 키친 가전에 꽂힌 넘편이 자꾸 뭘 사들이는데 부러진 허리 겨우 바로 세웠는데 또 휘청합니다.
맛은 좋았는데 색깔이 안 이뿌다니까 '맛도 좋고 색깔도 좋아!' 요즘 블방에 메인으로 출연 시켜주니 짝꿍이 자꾸 유해집니다. 블방질 못하게 따라 다닐 때는 언제고?
고구마밥이긴 하지만 고구마가 너무 많아 쌀이 잘 안보입니다. 살짝 걷어내고 쌀밥만 공기에 담으려니 '고구마 많이줘도 돼' 그러더니 김치 한 가지만 달랑 내놓은 식탁에서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요리지만 닭가슴살로 한 찌개가 먹을만 했습니다.
비말 飛沫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