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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 이벤트

기억에 남는 여행

by 비말 2024. 12. 22.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2가 4개나 겹친 날 12월 22일 2024년 새벽에 눈떠져 짝꿍 코고는 소리를 헤아립니다. 숨소리 조차 고르지않은 걸 영쩜 몇 초씩 초시계 버튼을 눌려대면서 '어쩌다 그리 늙으셔서요?' 혼잣말로 묻습니다.

지난 여름 둘째 시누가 서울 다녀오면서 여행 이야기 보따리를 만날 때마다 풀어놓는데 울다 웃다 타임머신 타고 과거를 다녀오기도 합니다. 두 살 터울부터 띠동갑까지의 여동생들이 넷이나 되니 이만이 저만이 알록이 달록들 입니다.

3단 찜솥에서-찌는 것보다-준비시간이 더
3단 찜솥에서 찌는 것보다 준비시간이 더

 

저 보다 세 살위 첫째와 한 살위 둘째, 두 살아래 세째, 그리고 여덟살 아래인 막내 시누이들이 소문난 딸부자집 명망 (名望) 있으신 아버지 그늘에서 무난하게들 잘 자라 별 노력하지 않고도 친구인맥 층도 두텁고 폭넓어 부러운 사람들입니다. 다섯명의 아들 딸 친구들이 밤낮을 가리지않고 늘 집안을 채웠다고 하네요.

태어날 때부터 왕좌를 차지한 듯.. 늘 호시탐탐 (虎視眈眈) 간을 보던 여동생친구들 중 두 명을 둘째 시누가 서울서 만났다면서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언니야, 이 옷 어때? 이 구두는 어때?' 하는 시누, '이뻐요, 잘 어울리네요!' 했더니 똑같은 옷을 한벌 더 사왔는데 물어보고 가져오려고 그냥 왔답니다. 좋아는 보이지만 비말이 취향은 전혀 아닌지라 다른 사람주라고 일단 거절을 합니다. '명품은 아니고..' 하면서 '오빠, 그 언니 생각나?' 큰시누 동창 이름을 들먹이며 '그 언니가 사 준거야!' 합니다.

시누가 사준-블루제이 캘리 귤이-비싸네요
시누가 사준 블루제이 캘리 귤이 비싸네요

 

학교 다닐 때는 가난해서 늘 친구네 집에 와 먹고 자고 학교도 다녔다는 그녀는 시집도 잘 가고 돈도 많이 벌었답니다. 별 생각없이 즐기며 듣다가 살짝 맘이 오그라집니다. 에쿵, 눈치 없기는.. '잘 됐네, 뭘해서 돈을 벌었데?'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은 거 같은데 장단 맞춰는 넘편과 여행 보따리 풀어내느라 선넘고 금밟는 시누 '땅값 비싼데서 학원한데!' 한국 드라마에서도 핫한 이슈가 많은 학원가에서 꽤 괜찮게 돈도 벌고 알아준다나 봅니다.

'오빠, 골프칠 때 얼굴에 선크림 안발라?' 바다에 띄운 이야기 배가 산으로 오르니 난파선이 될 조짐이 보입니다. '잘 생기고 멋있던 우리 오빠가..' 이런~ 생글거리며 짝꿍이 거북해할까 귀열어놓고 장단까지 맞춰주다가 추운 날 남의 집앞 지나다가 설겆이물 뒤집어 쓴 느낌입니다. 짝꿍이 '요즘 해가 없는 것 같아 안발랐더니 좀 그렇네!' 그러게 매번 잔소리해도 않듣더니 끝내 나만 욕 먹히네!

Yam (고구마)-단호박이-세일을 하길래
Yam (고구마) 단호박이 세일을 하길래

 

'언니는 화장않해도 얼굴은 좋아 보이는데.. 파마 좀 하지! 칭찬인지 욕인지 서울방문 이야기중에 거울앞에서 만난 추레한 내 몰골을 들키고 확인 사살까지 당하는 느낌. 비말이 색바랜 편지속 포스팅글처럼 끝도 시작도 없이 머리 따로 꽁지 따로 아무데나 쿡쿡 치받는 시누, 다시 듣는 서울 여행기가 지칠 즈음 짝꿍이 '배들 안고파? 뭐 좀 먹자!' 고 하자 '그러자, 언니야 한국식당가서 설렁탕 먹을까?' 프리웨이 막히기전에 간단한 거 먹자면서 일단 장부터 보기로 합니다.

김치우동도 하나 사고-시누가 산-떡과-곶감
김치우동도 하나 사고 시누가 산 떡과 곶감

 

동지 팥죽이 산처럼 쌓인 앞에서 팥죽 2개를 사서 우리 카터에 넣는 시누이한테 '하나면 되는데..' 하다가 그냥 둡니다. 근처에 있는 4군데의 한국마켓을 다 돌고 '내가 내니~ 누가 내니..' 하면서 물건값 서로 내겠다고 하다가 현금 꺼내는 시누보며 '자기가 카드로 계산해요!' 얼릉 먼저하게 합니다. 이런저런 여행 이야기속에 50여년 전으로 돌아간 둘째 시누이는 누군가들한테 섭섭했던 마음, 좋았던 일들을 끝도 없이 펼쳐내지만 있는 집 자식들 이야기가 살짝 식상해질 무렵 허리도 아프고 혹여라도 얼굴에 '그만하자' 는 내 의도가 들어날까 표정관리 하느라 살짝 피곤해 집니다.

4남매 중 막내로 곱게 금지옥엽으로 자라진않은 비말이지만 딱히 부러운 사람들도, 갖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가끔 짝꿍네 어린시절 자라온 환경이 샘날 만큼 부럽기는 합니다. '만약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면 성격도 둥굴둥굴하게 둘째처럼 그러고 살까?' 블로깅하면서 평생 않하던 생각들을 참으로 많이 하게 됩니다.

단호박-고구마-버섯-양배추-당근-3단 찜솥
단호박 고구마 버섯 양배추 당근 3단 찜솥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몇년 전 코로나 19때 집없는 천사들 되어 강쥐까지 세 식구가 차박까지 하며 추석전부터 구정을 넘길 때까지 넉달 동안 Dog고생을 했기에 여행의 '여' 자만 들어도 머리끝이 삐쭉섭니다. 기억에 남는 여행은 이미 비말이 블방 여행기에서 몇 번씩 했기에 오늘은 그냥 이러구니 저러구니 혼자 띄워진 어느 바닷가 기슭의 난파선되어 놉니다. 티스토리가 원하는 주제 그 근처에도 못 가면서요.

오늘도 대화란 글칸은 막아야 될 것 같습니다. 와 주신 맞구독 블글친구님들께 답글도 제대로 다 못 드리면서 매일 쓰잘떼기없는 글로 어제의 역사를 들먹이다 보니 오블완 끝나고도 짝궁을 혼자 놀게 합니다. 멋진 주말 즐기시면서 좋은 생각 여행으로 추억도 길어 올리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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