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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 이벤트

무죄의 파이변신

by 비말 2024. 11. 29.

티스토리 블로그의 오블완 챌린지가 끝나고 체 한 숨을 돌리기도 전에 '티스토리 블로거의 오블완은 계속된다' 는 알람을 받습니다. 이건 또 무슨 구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들인지.. 이미 비말이 글력은 국민학교때 똥똣깐 벌청소 하는 걸로 끝낸 줄 알았는데? 작심 365일을 하라네요. 덤으로 살아내는 내 삶의 여정길에 더는 소가 코뚜레 꿰여 옴짝달싹 못하는 느낌은 사절입니다. 물론 나를 위한 블방 우물가 두레박 오르내리는 소리는 계속이겠지만요.

미국의 Thanksgiving Day (땡스기빙 데이) 새벽참을 앉아 받습니다. 뭘 잘한 것도 없는데 새벽부터 공주대접을 받으며 짝꿍이 만든 정체불명의 쟁반을 받아듭니다. 20여년 블방동에 올려지던 비말이 쟁반도 아니고.. 사진부터 찍고 먹어라고 하는데 어찌나 닦고 또 닦았던지 하얀 사기접시가 얼룩으로 번들거립니다.

2024년 남은 34일을-서른 네개의 질문으로
2024년 남은 34일을 서른 네개의 질문으로

 

'이게 뭔데?' 눈으로 스캔하면서 묻자 '얼른 사진찍고 따뜻할 때 먹어나 봐!' 합니다. 달콤 은은한 향에 사과와 호박 냄새도 나는데 초록색 콩껍질도 보입니다. 실망을 시키면 않되니까 사진색을 위해 삶아놘 단호박 한 쪽과 단무지를 위에 얹습니다. '그건 왜?' 당신 작품에 혹여나 스크랫치라도 낼까 걱정되는 눈빛입니다. 뭐라고 더 어필하려다가 입틀막하면서 '먹어봐!' 재차 다그칩니다. 얼룩진 하얀사기 쟁반위 비쥬얼이 보기보다 사기 캐릭터맛은 아니고 진짜 맛이 좋습니다.

펌킨파이-애플파이-그린 빈들이-변신술을
펌킨파이, 애플파이, 그린 빈들이 변신술을

 

코스코에서 사온 애플파이의 사과가 너무 크고 쿡이 덜된 것 같고 펌킨파이는 너무 달고 호박냄새가 생으로 나는 것 같다고 했더니 변신을 시켰나 봅니다. 진즉에 이런 느낌이었으면 예전 집 안팔고 뜨락 돌테이블들 몇 개 깔아놘 거에 '비말네 맛집' 그러면서 하루 서너 테이블만 받아도 괜찮을 뻔 했다면서 큭큭거립니다. 애플파이, 펌킨파이들의 변신에 깜놀하면서 '맛이 좋네?' 합니다. 남이 만들어 놘 것들에 그냥 숫갈 꽂은 것들이니 역시 퓨전식이라는 이름으로 딸려갑니다.

어릴 때 네살 터울 작은 오빠가 떡을 먹다가 더 먹기위해 막내한테 '니는 가야국 공주였던 기라!' 만화방에서 빌려온 만화속 캐릭터로 언문도 못 깨친 저를 꼬셨던 생각을 하면서 블방 글친구님이 '비말이는 공주로 태어나서 여왕으로 사네?' 살짝 비아냥 (?) 거렸던 대화란 글도 떠올립니다. '공주는 무신~ 무수리지!' 농담속에 시퍼런 칼날들을 숨기고 댓글답글하던 시간들도 이젠 먹다 남긴 한 조각 파이처럼 그리움 입니다.

오리지날 코스코-펌킨파이-애플파이-그린 빈
오리지날 코스코 펌킨파이, 애플파이, 그린 빈

 

월희 공주, 천공의 공주, 달에서 온 공주, 영원한 밤의 신.. '달의 공주' 라는 뜻으로도 참으로 많은 이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화속 캐릭터들은 각자의 또 다른 느낌들도 있겠지만요. * 이명은 천공의 공주, 스스로를 영원한 밤의 지배자라고 말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공주답게 나이 든 할머니같은 말투를 사용한다 (* '월희공주' 라 써넣었더니 나무위키에서 준 답).

매일이 결산이고-매분매초가-삶의 여정길인데
매일이 결산이고 매분매초가 삶의 여정길인데

 

2024년이 34일 남았다는데 34개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보라는 '티스토리 연말결산 캘린더'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늘근소녀 일탈기는 24시를 들숨 날숨으로 뛰고 솟고 달리면서 60여 년을 그려 내는데 뭐가 또 더할 게 있겠습니까? 그냥 하던 대로 앞으로의 제 계획표에 맞춰 살까합니다.

펌킨파이-애플파이-그린 빈-단호박-단무지
펌킨파이, 애플파이, 그린 빈, 단호박, 단무지

 

펌킨파이 (호박), 애플파이 (사과) 와 껍질 초록콩 (Green Beans) 들의 변신은 무죄, 맛나게 먹고 건강 유지해 주며 손가락 힘도 기르고 머리속 뇌주름도 꽉꽉 조여 늘어지지 않게.. 60여년 전의 가야국 공주 박쎄라는 미국의 Thanksgiving Day (땡스기빙 데이) 를 날아다니며 또 다른 꿈을 꿥니다. 파이의 변신이 무죄이 듯 비말이의 변심하는 마음도 무죄였으면..

티스토리 블로거의-오블완은-계속 되라네요
티스토리 블로거의 오블완은 계속 되라네요

 

시작도 끝도 없을 것 같던 시간들이 철도 없이 스쳐 지나면서 고국은 하얀 겨울이 되고 비말네 동네는 가을도 미쳐 당도를 못한 시간인데 벌써 2025년 새 달력이 나오고 Tistory 블로그에서는 2024년 '티스토리 연말결산 캘린더' 를 채우라네요.

살아있는 날의 도전은 죽는 날까지 계속되겠지만 노구를 이끌고 남 굿장단에 맞춰 춤 춰대는 것도 무리인 것 같아 눈치도 좀 보고 내 맘도 챙기면서 블방질로 색바랜 편지방 소리나는 일기장들을 채울까 하는데 울컥하며 셋방살이의 설움같은.. 또 다른 눈치를 보게도 됩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의 장단도 마춰가면서 즐기야 겠지요.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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