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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식 비말맛집

야채치즈 오믈렛

by 비말 2025. 5. 18.

미국 캘리포니아의 토요일이 생기다만 날처럼 철없이 굽니다. 겨울은 등을 보이며 내년을 기약하고 떠났는데, 춥습니다. 봄날은 간다면서 5월이 풀꽃나무들로 해찰들을 떨어대는데 초여름 느낌이다 말고 또 쌀쌀합니다. 끼니는 때만 되면 안불러도 찾아오고 레시피도 없는 비말맛집에서는 요리쿡 조리쿡 늦은 점심으로 키친에서 분주합니다.

비말맛집-야채치즈 오믈렛과-야채 준비물
비말맛집 야채치즈 오믈렛과 야채 준비물

 

점심은 뭘로 먹어? 하는 넘편한테 '아무거나!' 성의 1도 없는 대꾸를 하고 나니 살짝 미안해져 '밥 있고 국 있는데..' 하다가 얼릉 몸을 일으킵니다. '뭐 할건데?' 줄기차게도 묻습니다. '야채치즈 오믈렛 할까요?'눈이 반짝하는 걸 감지하면서 키친으로 내달립니다.

3층 찜솓을 사놓고도 그냥 삶아낸 야채들
3층 찜솓을 사놓고도 그냥 삶아낸 야채들

 

재료는 냉동고와 냉장고, 팬츄리, 각자 앉은 자리에서 소환해 줄 세우고 맡은 바 소임은 지들알아 하라며 간단 명령과 함께 냄비에 물부터 끓입니다. 당근, 호박, 브로콜리, 양배추들은 데쳐서 구멍난 양재기에 건져 물을 빼줍니다. 사이드로도 먹고 잘게 잘라 계란물 푼 거에 같이 넣기도 합니다.

깨끗이 다듬고 씻어 냉동고에 넣어둔 빨강 초록 피망과 그린 쪽파들을 꺼내놓습니다. 살짝 얼은 듯 하나 금방 해동이 되고 바쁠 때는 요긴하게 써먹습니다.

계란 4개를 깨어 수저로 휘휘 저어줍니다
계란 4개를 깨어 수저로 휘휘 저어줍니다

 

속깊은 양재기 찾다가 맘만 바빠 못 찾고 되바래진 쟁반보다는 좀 깊은 사기그릇에 계란 4개를 깨어 놓습니다. 수저로 휘휘 저어준 후 기름부어 달궈진 후라이팬으로 옮겨 붑습니다.

하얀 빵은 그만 먹자고 약속을 하고도 남은 마지막 식빵은 딸기쨈과 오렌지쨈을 발라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4분 토스트를 합니다.

이름뿐인 야채치즈 오믈렛이-비말쟁반에
이름뿐인 야채치즈 오믈렛이 비말쟁반에

 

매번 같은 것 같지만 무늬 지워지고 모양 어그러진 쟁반은 버리고, 새쟁반에 별건 아니지만 별 것인 양 셋팅하는 마눌옆에서 넘편은 '당근하나 먹어도 돼?' 대답도 듣기전에 얼른 하나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잘 삶아졌네!' 하며 슬쩍 눈치를 보더니 '폰 가져올까?' 하더니 옆에 가져다 줍니다. 20여 년 블방질하면서 요즘같이 살갑게 하는 건 처음이라 맘이 좀 무겁습니다. 진즉 좀 그러지..

노랑색 치즈와 야채들이 계란과 함께 녹아들어 소속도 불분명하게 비말이 퓨전식으로 거듭납니다. 토스트는 바싹하게 잘 구워지고 빵속에 스며든 잼들이 달달합니다. 야채치즈 오믈렛이라 이름은 붙였지만 유명 맛집들만 찾으시는 블님들 눈에는 웃끼는 짬뽕일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간단 속성과로 먹을만 한 게 또 비말맛집 퓨전식입니다.

옛집 동쪽 자카란다 나무밑에-치커리밭이
옛집 동쪽 자카란다 나무밑에 치커리밭이

 

예전 집 비말뜨락의 동쪽 자카란다나무 밑둥을 잘라내고 빈 자리에 치커리 씨앗을 뿌렸더니 파릇 파릇 새순이 돋아나고 노랑꽃 암탉과 병아리와 분홍 제라늄들이 보호막을 쳐주던 사진을 보면서 올 봄도 치커리는 그냥 씨앗으로 어느 봉투속에 담긴 체 쥔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AI 봇이 알려주는 야채치즈 오믈렛 요리레시피는 이랬습니다.

1 계란을 풀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합니다/ 2 당근, 양파, 파프리카, 쪽파를 잘게 다집니다/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와 당근을 먼저 볶습니다/ 4 파프리카와 쪽파를 넣고 살짝 더 볶아줍니다/ 5 풀어둔 계란을 붓고 젓가락으로 스크램블 하듯 저어줍니다/ 6 반쪽에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치즈를 올립니다/ 7 반으로 접어 약한 불에서 조금 더 익힌 후 뒤집어 완성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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